김정은의 격노 “지시를 귓등으로도 듣지 않아”… 삼지연에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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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백두혈통의 본산인 백두산 인근 삼지연을 찾아 격노했다.
14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11, 12일 삼지연시 건설사업을 현지지도하면서 "당중앙과 정부의 요구와 지시, 경고를 귀등(귓등)으로도 듣지 않고 있다", "국가공무원으로서의 초보적인 도덕과 자격도 없는 덜 돼먹은 자"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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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무태만 극심"…직접 처벌 지시
삼지연, '백두혈통 뿌리·혁명성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백두혈통의 본산인 백두산 인근 삼지연을 찾아 격노했다. 건설현장에서 간부들의 '직무태만'을 강도 높게 질책하고 처벌을 지시했다. 엉망인 북한의 지휘체계와 경제상황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14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11, 12일 삼지연시 건설사업을 현지지도하면서 "당중앙과 정부의 요구와 지시, 경고를 귀등(귓등)으로도 듣지 않고 있다", "국가공무원으로서의 초보적인 도덕과 자격도 없는 덜 돼먹은 자"라고 지적했다. 북한은 과거에도 최고지도자가 추진해온 정책에 차질을 빚을 때마다 이를 간부들의 책임 또는 비리 문제로 떠넘겨온 전례가 있다.
'혁명성지'에서 김정은식 '지방경제 도시' 상징이 된 삼지연…결과는 '부실공사'
이번 질책은 스키관광 휴양지 건설과정에서 나왔다. 김 위원장은 "반드시 가까운 앞날에 펼쳐놓을 백두산관광문화지구는 분명 친선적인 외국의 벗들에게도 독특한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관광지로 될 것"이라며 2년 안에 삼지연을 국제 명소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하지만 현장에는 '부실공사'의 흔적이 가득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국내 관광객용 여관을 가리키며 "발전하는 시대적 요구와는 근본적으로 대치되게 낡고 뒤떨어진 기준으로 허술하게 시공됐다"고 질타했다. 그로 인한 경제적 손실까지 언급했다. 또 건설감독 부문 간부들을 향해 "심중한 부족점들을 준공검사에서 그대로 통과시켜 운영단위에 넘겨준 무책임한 행위를 저질렀다"고 꾸짖었다.
삼지연은 김일성 주석의 항일투쟁무대이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출생지다. 북한 백두혈통의 상징과도 같은 곳이다. 김 위원장은 2015년 삼지연을 관광특구로 지정하고 3단계 현대화 공사를 진행하면서 북한식 지방도시 개발의 상징으로 내세웠다. 2019년 말 군에서 시로 승격시켰고, 이후 북한은 현대화된 삼지연시를 '사회주의 산간 문화도시의 본보기'라고 강조해왔다.
리순철 국가건설감독상, 교체되나… 고위 간부 사법조치 지시까지
고강도 질책은 말에 그치지 않았다. 대대적인 인사와 사법조치가 뒤따랐다. 김 위원장은 "국가건설감독상 리순철은 준공검사를 시작한 지난해 12월부터 현재까지 단 한 번도 삼지연시에 나가보지 않고 현지 지휘부 일군들에게만 방임했다", "전 국가건설감독성 부상이라는 자는 현지에 나와 틀고 앉아서는 무책임한 일본새(일하는 태도)로 허송세월했다"고 시시콜콜 따졌다. 그러면서 "이들을 권리정지시키고 법기관에 즉시 넘겨 검토할 것"을 지시했다.
정은이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그동안 북한 경제의 총량에는 변화가 없었지만 삼지연시로 전국 재원과 인력이 오랫동안 쏠리면서 많은 개발이 이뤄졌다"며 "이 과정에서 부정비리나 부작용들이 곪을 수밖에 없고 결국엔 드러날 수밖에 없었다"고 평가했다.
문재연 기자 munja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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