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운임 급등에…무역회사 10곳 중 8곳 "어렵다"

(평택=뉴스1) 김영운 기자 = 11일 오전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수출 야적장에 컨테이너들이 쌓여있다. /사진=(평택=뉴스1) 김영운 기자

홍해 사태 장기화, 중국발 밀어내기 물동량 증가 등으로 최근 글로벌 해상운임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국내 무역회사 10곳 중 8곳이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무역협회가 14일 발표한 '해상운임 급등 관련 긴급 물류 애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업의 83.3%가 현재 수출입 물류 애로를 겪고 있다고 응답했다. 조사는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5일 기간 무역회사 573곳을 대상으로 했다.

이들은 물류비 증가(40.1%, 중복 응답)와 선복 확보 어려움(21.5%)으로 인해 수출입 부담이 가중된다고 호소했다. 무협에 따르면 미주 서안노선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 40ft 컨테이너 기준)는 올해 1월 2775달러에서 7월 8103달러로 치솟았다. 인도·동남아 노선을 운항하던 선박이 미주·유럽 노선에 대체 투입되면서 선복 공급 부족으로 인한 인도·동남아 노선 운임도 빠르게 오르고 있다.

수출입 기업은 해상운임 상승과 물류 불안정이 올 연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봤다. 응답 기업의 절반가량(46.2%)은 올 4분기 말까지, 28.4%는 내년 상반기까지 해상운임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물류비 부담 경감을 위해 바우처 형식의 물류비 직접 지원(30.9%)이 가장 필요하다고 했다. 중소기업 전용 선복 제공과 운임 할인(23.9%), 항만 인근 물류창고 보관 지원(19.0%) 등도 요구했다.

이인호 한국무역협회 상근부회장은 "물류비 상승 추이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큰 만큼 민관이 힘을 합쳐 어려움을 극복해야 한다"면서 "무역협회는 물류 리스크를 적기에 대응해 수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정부와 함께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무협은 올해 3월부터 HMM과 협력해 해상운임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해상운송 지원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연말까지 매주 1000TEU 규모의 선복을 중소기업을 위해 할당하고, 우대운임도 적용한다. 한국해운협회와 협력해 인도·동남아 노선에 대한 선복 지원사업도 추진한다.

박미리 기자 mil05@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