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국 아내’ 숨기고 한국서 혼인 귀화한 파키스탄인… 법원 “귀화 취소 적법”

장혜진 2024. 7. 14.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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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에서 중혼한 사실을 숨긴 남성에 대한 귀화허가 취소 처분은 적법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뒤늦게 이를 알게 된 법무부는 작년 6월 "A씨가 한국인과 결혼한 상태에서 파키스탄인과 중혼해 자녀까지 둔 사실을 숨기고 간이귀화 허가를 받아 귀화 허가 처분에 중대한 하자가 있다"며 귀화 허가를 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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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에서 중혼한 사실을 숨긴 남성에 대한 귀화허가 취소 처분은 적법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재판장 고은설)는 파키스탄인 A씨가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귀화허가 취소 처분을 취소하라”며 낸 소송을 최근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서울 서초구 서울가정법원·서울행정법원. 연합뉴스
A씨는 2001년 7월 한국 여성과 파키스탄에서 결혼하고 국내에 혼인신고를 했다. A씨는 2년 뒤인 2003년 파키스탄에서 현지인과 결혼해 자녀 4명을 얻었다. 파키스탄에선 무슬림 남성이 첫째 아내의 허락을 얻은 경우 중혼할 수 있다.

A씨는 2010년 3월 파키스탄에 또 다른 배우자가 있다는 사실을 숨긴 채 한국에 간이귀화를 신청해 2012년 7월 귀화를 허가받았다. 이후 2016년 한국인 배우자와 이혼하고 이듬해 한국에서 파키스탄인 배우자와 혼인신고를 했다.

뒤늦게 이를 알게 된 법무부는 작년 6월 “A씨가 한국인과 결혼한 상태에서 파키스탄인과 중혼해 자녀까지 둔 사실을 숨기고 간이귀화 허가를 받아 귀화 허가 처분에 중대한 하자가 있다”며 귀화 허가를 취소했다.

A씨가 파키스탄 배우자와 한국에 정착하기 위해 ‘위장 결혼’을 했다는 취지다. A씨는 “귀화 시점을 기준으로 한국인과의 혼인 기간이 10년이 넘은 상태였던 만큼 위장 결혼으로 보기 어렵다”며 불복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A씨의 중혼 사실을 법무부가 인지했다면 간이귀화 허가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법무부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A 씨가 간이귀화 허가를 신청할 때 중혼 관계에 있었고, 간이귀화 신청서의 가족관계란에 파키스탄 배우자와 자녀를 기재하지 않았다”며 A씨에 대한 귀화 허가 취소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장혜진 기자 jangh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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