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發 `리밸런싱` 재계 확산… 될만한 사업만 키운다
올 들어 SK그룹이 인공지능(AI)·반도체 등을 제외한 비주력 사업을 정리하는 '리밸런싱' 작업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포스코그룹과 두산그룹 등 다른 대기업 집단들도 비슷한 계획을 내놓고 있어 재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 이후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커지고 미국발 기준금리 고공행진이 이어지면서, 주요 대기업들이 키울 만한 사업만 선별하는 '선택과 집중'으로 전략을 바꾼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미래 지속가능성을 좌우할 AI와 반도체, 바이오 등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대규모·장기 투자가 불가피 한 만큼, 기업 가치를 극대화 해 투자자금을 확보하고 외부 투자를 유치하겠다는 복안이 담긴 것으로도 보인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과 SK E&S는 다음주 중 각각 이사회를 열고 양사의 합병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회 날짜는 오는 17일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에서는 양사 합병 배경으로 초대형 에너지 기업 출범을 통한 경쟁력 재고와 함께,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배터리 제조 계열사 SK온의 후방 지원을 위한 포석으로 보고 있다.
SK그룹이 배터리 분리막 제조업체인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를 매각해 투자자금을 확보하거나, SK온을 SK엔무브 등 다른 계열사와 합병해 상장을 추진하는 방안 등도 가능성 있는 시나리오로 나오고 있다.
이에 앞서 SK네트웍스의 경우 지난달 주력 사업 중 하나인 SK렌터카를 8200억원에 매각했다. SK네트웍스는 이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우량 AI 기업에 투자하거나, SK매직 등 계열사의 AI 역량을 강화하는 데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SK그룹은 지난달 28~29일 경영전략회의를 열고 사업 재정비로 미래 투자 재원을 확보하겠다는 큰 방향을 정했다. SK그룹은 오는 2026년까지 80조원 규모의 재원을 확보하고 인공지능(AI)·반도체에 집중 투자와 주주환원 등에 활용하기로 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2028년까지 103조원을 투자하고, 이 중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AI 관련 사업 분야에 약 80%(82조원)를 투입하기로 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SK그룹은 리밸런싱 작업을 통해 산재해 있는 조직의 효율서 작업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2024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조사 결과 SK그룹의 계열사 수는 219개로 삼성(63개), 현대차(70개), LG(60개)를 크게 웃돈다.
이와 관련,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달 경영전략회의에서 "그린·화학·바이오 사업 부문은 시장 변화와 기술 경쟁력 등을 면밀히 따져서 선택과 집중, 그리고 내실 경영을 통해 질적 성장을 추구해야 한다"고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에게 당부하기도 했다.
두산그룹도 지난주 '클린에너지', '스마트 머신', '반도체·첨단소재' 등 3대 부문을 그룹의 핵심 사업으로 하는 지배구조 개편에 나서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두산에너빌리티 자회사인 두산밥캣은 인적분할 후 두산로보틱스와의 합병·포괄적 주식교환을 거쳐 두산로보틱스의 완전 자회사로 편입돼 '스마트 머신' 부문을 담당하게 된다.
중간지주 역할을 해오던 두산에너빌리티는 에너지, 원자력, 소형모듈원자로(SMR), 가스·수소터빈, GT·서비스 등의 사업에 집중하게 된다. 또 이번 사업구조 재편 과정에서 1조2000억원가량 차입금 감축 효과가 발생해 재무구조도 개선된다고 그룹 측은 강조했다.
포스코그룹 역시 지난 12일 '기업가치 제고 전략방향' 등을 담은 '이차전지소재사업 밸류데이(Value Day)'를 열고, 자본 효율성 제고를 위해 전략 미부합, 저수익 사업, 불용 자산 등 120개의 구조개편 계획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포스코그룹 관계자는 "2026년까지 속도감 있는 실행으로 구조개편 대상의 97% 이상을 완료해 약 2조6000억원의 현금 유입을 기대한다"며 "유입된 현금은 성장을 위한 핵심 사업 재투자와 주주환원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장우진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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