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직접 삼계탕 끓이면 한 그릇 8000원”
7월15일 초복을 앞두고 전통시장에서 판매하는 삼계탕 재료비가 지난해보다 7.5% 떨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집중호우로 닭 수십만마리가 폐사했지만 초복을 맞아 닭 공급량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14일 가격조사기관인 한국물가정보에 따르면 전통시장에서 영계 4마리와 수삼 4뿌리, 찹쌀 4컵 등 삼계탕 재료 4인분을 구입할 경우 3만2260원이 든다. 1인분으로 계산하면 약 8000원으로, 최근 외식업계의 삼계탕 한 그릇(1만7000∼2만원) 가격에 비하면 절반 수준이다.
물가정보 관계자는 “2018년부터 매년 초복 무렵 삼계탕 재료비를 조사하는데 전년보다 가격이 하락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올해는 집에서 끓여 먹는 게 ‘가성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4인가구 기준 삼계탕 재료비는 5년 전 대비 26.3% 올랐지만 지난해(3만4860원)에 비하면 7.5%(2600원) 싸졌다. 총 재료비가 내려간 것은 삼계탕 주 재료인 영계 가격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전통시장에서 파는 영계 4마리(2㎏) 가격은 지난해 1만9200원에서 올해 1만6000원으로 16.7%(3200원) 내렸다.
삼계탕용 영계 가격이 하락한 것은 인건비와 사료비 등 사육비는 상승 추세지만 육계 농가에서 복날을 앞두고 공급량을 최대 15%가량 늘렸기 때문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또 지난겨울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에 따른 가금류 살처분 규모가 2008년 이후 가장 낮았고 고물가에 소비심리가 위축된 점도 영계 가격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삼계탕 재료 중 찹쌀과 대파 가격은 전통시장 기준으로 지난해보다 각각 12.5%, 25.0% 올랐다. 찹쌀은 추수철인 가을이 오기까지 재고량이 줄게 된다. 또 대파는 최근 무더위와 잦은 비로 생육 환경이 좋지 않았다. 삼계탕 주 재료 중 영계와 찹쌀, 대파를 제외한 수삼, 마늘, 밤, 육수용 약재 등 4개 품목 가격은 지난해와 같았다.
물가정보는 삼계탕 재료를 슈퍼마켓과 대형마트에서 구입하려면 4인분 기준 각각 4만2150원, 4만3360원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전통시장과 비교하면 슈퍼마켓은 30.7%, 대형마트는 34.4% 각각 비쌌다. 슈퍼마켓과 대형마트에서 재료를 구매해 끓여먹더라도 1인분 1만원대에 삼계탕을 즐길 수 있는 셈이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서울 기준 삼계탕 한 그릇의 외식 가격은 지난달 평균 1만6885원이었다. 유명 식당인 토속촌과 고려삼계탕은 한 그릇에 2만원을 받고 있다.
정유미 기자 you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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