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민주당 국회 전쟁터로"에 신문윤리위 "편향성 지적"

21대 국회 막바지 민주당 법안 추진에 "입법 폭주, 국회 전쟁터로"
신문윤리위 주의 결정 "지나친 제목… 부적절"
'눈먼' 표현 사용 한국일보·이데일리, 주의 제재

[미디어오늘 윤수현 기자]

한국신문윤리위원회가 21대 국회 막바지 민주유공자법, 양곡관리법 개정안 본회의 통과를 추진한 더불어민주당을 두고 “국회를 전쟁터로 만들었다”고 비판한 매일신문에 대해 “편향성을 드러냈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다”고 비판했다. 신문윤리위는 매일신문에 주의 제재를 내렸다.

매일신문은 지난 4월25일 민주당이 21대 국회 종료를 앞두고 쟁점법안의 본회의 통과를 추진하자 1면 <입법 폭주에 연일 與 압박, 국회 전쟁터로 만든 민주당> 보도에서 민주당을 비판하고 나섰다. 매일신문은 “민주당이 쟁점 법안의 입법을 21대 국회 막판에 완력으로 밀어붙이고 있다는 비판을 사고 있다”며 “민주당의 밀어붙이기식 입법전은 오히려 민의를 거스르는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고 했다.

이에 신문윤리위는 지난달 12일 회의에서 주의 제재를 결정하며 매일신문 기사 제목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윤리위는 “민주당이 입법 폭주로 연일 여당을 압박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지만, '국회 전쟁터 만든 민주당'이라고 할 수 있을 지는 따져볼 대목”이라고 했다. 신문윤리위는 양곡법 등은 민주당이 총선 이전부터 주장해온 법안이라면서 “총선 승리로 민심이 자신들 편이라고 판단한 민주당이 이들 법안을 밀어붙이는 것은 어찌 보면 정당 속성상 당연한 일로도 볼 수 있다”고 했다.

신문윤리위는 “국회는 여야가 서로 다른 의견과 법안을 내 충돌하고 부닥치는 현장이다. 논란이 되는 법안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해서 '전쟁터로 만든 민주당'이란 제목을 단 것은 지나치다”며 “제목에 굳이 내세우는 것은 부적절하며 편향성을 드러냈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매일신문은 총선을 앞둔 지난 4월4일 1면 보도에서 '야당 심판'을 강조해 정정보도를 한 바 있다. 당시 매일신문은 <내로남불 기득권 '좌파의 가면' 심판의 표로 벗겨야>에서 야당 측을 겨냥하며 “뒤로는 기득권을 철저히 챙기면서 앞으로는 '서민을 위한 정치'를 주장”한다고 했다. 특히 매일신문은 선거 과정에서 논란을 일으킨 김준혁·양문석·공영운 민주당 후보를 두고 “사과조차 없었고, 문재인 정부 출산”이라고 했다. 하지만 후보들은 논란에 대해 사과를 했으며, 문재인 정부 출신도 아니었다. 민주당은 매일신문을 상대로 정정보도를 청구했고, 언론중재위원회는 '반론 및 정정보도문 게재'를 직권 결정했다.

신문윤리위는 예비비·보조금 문제를 부각하면서 '눈먼'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한국일보와 이데일리에 주의 제재를 결정했다. 한국일보는 지난 5월 <눈먼 '쌈짓돈' 예비비…내역 공개하고 적시 검증 받아야>에서 “예비비가 눈먼 쌈짓돈이 되지 않으려면 적시 견제가 가능해야 한다”고 했다. 이데일리는 같은달 <눈 먼 돈 보조금 사업 손본다… 66% 구조조정> 이라는 기사를 썼다.

신문윤리위는 “'눈먼'은 시력을 잃어 앞을 못 보는 장애를 일컫는 표현”이라며 “지금까지 우리 사회에서 어느 정도 관행적으로 사용되어 온 것이라 하더라도 장애를 혐오하고 차별하며, 은연중에 장애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퍼뜨릴 수 있다는 점에서 될 수 있으면 이 표현을 삼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한국기자협회와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해 발간한 '인권보도 참고 사례집'에서 “장애인에 대해 부정적 의미를 담고 있는 관용구나 편견을 강화할 수 있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도록 유의해달라”고 권고하면서 눈먼 돈을 사례로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