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1루수→투수→1루수→투수‘ 특급 소방수 완벽투! 전주고 강릉고 5-4 꺾고 청룡기 결승 진출

최민우 기자 2024. 7. 14.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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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고 투수 이호민 ⓒ목동, 최민우 기자
▲전주고 주창훈 감독이 결승 진출을 확정 지은 뒤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목동, 최민우 기자

[스포티비뉴스=목동, 최민우 기자] 전주고가 결승 티켓을 따냈다.

전주고는 14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79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4강에서 강릉고를 5-4로 꺾고 결승전에 진출했다. 이로써 전주고는 청룡기 첫 결승 무대에 서게 됐다.

이날 가장 돋보였던 건 오른손 투수 이호민(18)이었다. 선발 투수로 나섰던 이호민은 1루수로 잠시 자리를 옮겼다가 다시 마운드에 오르기를 두 차례 반복했다. 팀이 위기 상황에 처할 때마다 소방수로 투입돼 급한 불을 꺼내는 역할을 해냈다. 이호민은 6⅓이닝 4피안타 1볼넷 3탈삼진 1실점(비자책점)을 기록하며 전주고의 결승 진출을 이끌어냈다.

무실점 피칭을 이어가던 이호민은 5회 잠시 흔들렸다. 권민수에게 중전 안타, 김도윤에게 희생번트를 내줘 1사 2루 상황에 몰렸다. 그러자 곧바로 벤치가 움직였다. 만약 결승에 진출한다면, 이호민을 활용하기 위해 주창훈 감독은 일찍 정우주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호민은 1루수로 자리를 옮겨 계속 경기에 참여했다.

하지만 정우주가 야수진의 실책으로 위기를 맞았고, 1-2로 리드를 내주고 말았다. 5회 2사 만루 상황에 처한 전주고. 미트를 끼고 1루에 서있던 이호민을 다시 마운드에 세웠다. 대량 실점을 내줄 수 있었지만 이호민이 이용현을 2루 땅볼로 처리하면서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했다.

급한 불을 끈 전주고는 다시 정우주에게 마운드를 맡겼다. 전주고도 5회 3점을 뽑아내며 4-3 리드를 잡았고, 7회에도 또 1점을 더해 점수차를 벌렸다. 정우주도 7회까지 강릉고 타선을 꽁꽁 틀어막으며 순항했다.

▲ 전주고 선발 이호민 ⓒ곽혜미 기자

그러나 8회 다시 위기가 찾아왔다. 정우주가 선두타자 송지훈에게 볼넷을 내주면서 흔들렸다. 전주고는 결승에 진출했을 때 정우주를 활용해야 했기 때문에, 2학년 사이드암 김영빈을 마운드에 올렸다. 김영빈은 권민수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한숨을 돌렸으나 대타 박상준에게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맞았다. 1사 2,3루 상황에 놓인 김영빈은 대타 변재혁에게 삼진을 솎아냈지만 김민식에게 2타점 중전 안타를 맞았다. 주창훈 감독은 1학년 우완 이시후를 등판시켰는데, 이지후에게 몸에 맞는 공을 내주고 말았다.

결단을 내려야 하는 상황. 전주고는 다시 이호민 카드를 꺼냈다. 만약 전주고가 결승전에 진출해 예정대로 16일에 경기를 치른다면, 이호민은 경기를 뛸 수 없다. 하지만 준결승에서 탈락한다면, 투구 수 관리가 무의미해지기 때문에 주창훈 감독은 다시 이호민을 등판시켰다. 그리고 이호민은 추가실점 없이 9회까지 강릉고 타선을 막아내며 경기에 마침표를 찍었다.

경기를 마친 후 스포티비뉴스와 만난 주창훈 감독은 “강릉고가 워낙 탄탄한 팀이다. 최재호 감독님도 지략이 뛰어난 분이다. 오늘 경기에서도 우리의 작전을 빨리 간파하고 막아내더라. 우리 전주고도, 강릉고도 절실하게 경기를 했는데 운이 우리 팀에 더 따라준 것 같다. 기운을 받아서 우승까지 차지하고 싶다”며 정상 등극에 열망을 드러냈다.

이호민을 기용하게 된 배경에 대해서는 “오늘 이겨야 다음 경기가 있다. 어쩔 수 없이 승리하기 위해서 이호민을 투입했다. 비 예보가 있기 때문에 투구 수 75개에서 끊으려고 했다. 이호민이 1루에 있으면서 어깨가 식었을 수도 있었는데, 패스트볼이 힘 있게 들어갔다”고 말했다. 이호민은 총 투구수 72개를 던졌다. 고교야구는 유소년 선수 보호를 위해 투구 수 규정에 따라 의무 휴식일이 주어지는데, 61~75구를 소화한 투수는 2일 동안 등판하지 못한다.

▲ 전주고 결승 무대로 향한다. ⓒ 곽혜미 기자

승리를 이끈 이호민도 “청룡기 우승만 바라보고 달렸다. 오늘 1루수를 하다가 투수로도 다시 등판했는데, 초등학생 때 이후로는 처음 있었다. 세 번 마운드에 올랐다. 어깨가 식을까봐 1루에서도 계속 스트레칭을 했다. 승리할 수 있어서 너무 기분이 좋다”며 “신세계 이마트배 때도 결승에서는 던지지 못했다. 이번에는 비가 온다면 결승전에 등판할 수 있다. 팀이 우승할 수 있도록 나도 힘을 보태고 싶다”며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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