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되지 않았다"... 서이초 교사 1주기 추모제 전국서 열린다

서울 서이초 교사 지난해 7월 18일 순직
18일 서울시교육청 등 전국적 추모제 
교원단체, 교원 보호 위한 법 개정 촉구

전국교사일동 관계자들이 지난 2월 17일 오후 서울 을지로입구역 인근에서 서이초 교사 순직 인정을 촉구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뉴스1

교권 회복 운동을 촉발한 서울 서이초등학교 교사 순직 1주기(18일)를 맞아 전국에서 추모 행사가 이어진다. 교사들은 순직 교사를 추모하고 교육권 보호 등을 위한 법 개정을 촉구한다.

서울시교육청은 15일부터 20일까지 청사에 추모 공간을 마련하고 18일 오후 4시 6개 교원단체 및 교사유가족협의회와 공동 추모식을 개최한다고 14일 밝혔다. 추모식에는 교원과 학생, 학부모 등 200여 명이 참여하고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도 참석한다. 교원, 학생, 학부모 등 교육 3주체는 교육공동체의 상호 존중을 담은 공동선언문을 낭독할 예정이다.

시교육청 교육활동보호센터는 이달부터 9월까지 트라우마 집중 치유 기간을 운영해 교사 대상 심리상담, 트라우마 치유 프로그램, 유선 상담 등을 지원한다. 고인이 사망한 18일에는 사건이 발생한 서초구 서이초에 트라우마 전문가 2명과 전문상담사 2명을 파견한다.

교원단체들도 개별적으로 추모행사를 연다. 초등교사노동조합은 18일과 20일 서울교대에서 추모식을 하며 교권 5법 알아보기, 입법동의 서명하기 등 교권 회복을 위한 부스를 운영한다. 또 지난 1년을 돌아보는 추모 전시회도 마련한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15~20일을 공식 추모 주간으로 지정하고, 전국 지역교육청과 함께 추모행사를 한다. 헌화와 분향이 가능한 추모 공간은 15일부터 지역교육청 청사에 설치한다.

전교조는 18일 오전 10시 30분부터 교사유가족협의회와 함께 서이초 사거리에서 국회까지 7.18㎞를 행진하는 '추모걷기'도 진행한다. 이후 국회 앞에서 교육권 보호, 교사 순직 인정 제도 개선 등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법 개정 촉구 기자회견을 연다. 서울시교육청도 학부모의 무고한 아동학대 신고와 심각한 교육활동 침해 행위 등으로부터 교원의 정당한 교육활동을 보장하기 위한 아동복지법 개정 등 제도 개선을 검토한다.

전국 추모행사 안내.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제공

교총과 전교조가 운영하는 온라인 추모공간에는 이미 추모 글 수백 개가 올라왔다. 교사라고 밝힌 한 작성자는 "변화는 미세하지만 우리의 생각과 인식이 바뀌고 있다"며 "일할 수 있는 교육 현장을 만들기 위해 마음을 모으겠다"고 다짐했다. 또 다른 교사는 "분노와 슬픔으로 가득 찼던 지난 1년 동안 누군가는 아무것도 변한 것이 없다고 하지만 선생님께서 떠난 자리에 많은 사람들이 찾아가고 여전히 기억하고 있다"며 "헛되이 떠난 것이 아니었다고 꼭 말하고 싶다"고 추모했다.

교총은 "서이초 교사 순직을 계기로 교권 5법과 생활지도 고시 등이 마련됐지만 여전히 많은 교원들이 변화를 체감하지 못하는 현실"이라며 "전국 교원들의 마음을 모아 고인이 그토록 바랐던 사랑하고 존중받는 학교를 반드시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지난 한 해 교권 회복의 물결이 교육활동 보호와 교육공동체의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제도 개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강지원 기자 stylo@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