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수 국세청장 후보자 "자녀세액공제 상향 검토 필요"

국회 인사청문회 서면질의 답변
12·12사태 '거사' 논문 표현 "송구하다"
농지법 위반 은폐 논란 "법 위반 아냐"

강민수 국세청장 후보자. 대통령실 제공

강민수 국세청장 후보자가 출생 지원을 위한 세제 혜택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지난해 역대급 '세수 펑크'에 이어 올해도 결손이 예상되는 상황과 관련해 고액 체납자 등에 대한 징수 활동을 강화하겠다고 예고했다.

강 후보자는 14일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회 서면 답변을 통해 "독신 가구에 대한 세제 페널티보다 출생 지원을 위한 세제 혜택 확대가 우선적"이라며 "저출생 문제 극복을 위해 자녀 세액공제의 기본공제 및 출산·입양공제 금액을 상향하는 방안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정부가 추진 중인 상속세 개편 관련 유산취득세 전환을 두고는 "상속인은 각자가 받은 재산만큼 과세돼 응능부담(지불 능력에 따라 과세)의 원칙에 부합되는 측면이 있다"면서도 "위장 분할 우려가 있고, 상속인별 귀속까지 조사하는 등 행정비용이 높아져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내년 도입 예정인 가상자산 과세와 관련해선 "과세 시행에 대비해 자료 및 신고관리를 위한 전산 시스템을 구축하고 인력 증원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가상자산사업자가 거래자료를 차질 없이 제출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는 등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강 후보자는 올해도 세수 결손이 발생하게 된 원인으로 2022년 4분기부터 지난해까지 이어진 경기 둔화와 자산시장 침체, 기업실적 감소 등을 짚었다. 강 후보자는 "고액 체납자 체납 징수 활동 강화, 고액·중요 사건 불복 대응 등 연말까지 세수 조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현행 세무조사 문제점으론 인력 부족을 꼽았다. 그는 지난해 말 전체 조사인력의 4%에 해당하는 조사분야 정원 179명 감축을 언급하며 "탈세가 지능화·고도화하는 상황에서 세무조사 인력은 감소해 성실납세문화 정착이라는 세무조사 본연의 역할을 수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짚었다.

강 후보자는 석사 논문에서 '12·12사태'를 '거사'로, '5·18민주화운동'을 '광주 사태'로 기재한 것을 두곤 "참고 문헌과 언론기사 표현을 그대로 인용한 것"이라며 "30년 전 큰 성찰 없이 작성한 논문 표현들로 상처받았던 분들 마음을 다시 한번 아프게 해 드려 진심으로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이날 다른 논란도 이어졌다. 강 후보자가 2016년 10월 부친이 증여한 농지 3,633㎡를 2021년 3월 농지은행에 임대 수탁, 2022년 3월 쌍둥이 형제에게 전량 지분 양도한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이는 대전지방국세청장 임명으로 재산공개 대상에 포함되자 농지법 위반을 피하려 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농지법상 농지는 농민만 소유할 수 있다. 강 후보자는 입장문을 통해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토지를 증여받은 것으로 토지가 주거지역에 있어 농지법 등에 저촉되지 않는 것으로 안다"며 "공직자로서 거주목적 이외 부동산 보유에 부담을 느껴 공동소유자인 형에게 양도했다"고 해명했다.

세종= 이유지 기자 maintain@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