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조되는 바이든 사퇴론…오바마·펠로시도 바이든 앞날 우려 공유
완주 확인 기자회견 이후에도 의원들 후보 사퇴 요구 이어져
후원자들 ‘돈줄동결’ 압박…일부 후원자 “9000만달러 후원 보류”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고령으로 인한 건강 및 인지력 논란에 따른 후보사퇴 요구를 불식시키기 위해 직접 나선 기자 회견 이후에도 민주당 안팎의 후보 사퇴 압박은 강도를 더하고 있다. 강력한 완주 의지를 거듭 천명했음에도 민주당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줄줄이 나서 당 안팎의 우려를 전달하고 나섰고, 선거자금 기부도 주춤하며 바이든 대통령이 궁지로 내몰리는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버락 오바마 미국 전 대통령과 낸시 펠로시 전 원내대표도 바이든의 마저도 바이든의 대선 출마에 대한 우려를 공유했다고 미국 CNN방송이 지난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12일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가 전날 기자회견 이후 심야 회동을 갖고 그의 재선 도전 문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전했다. 제프리스 원내대표는 지난달 27일 첫 TV 토론 이후 당내에서 빗발치는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폴리티코는 다만 “제프리스 원내대표가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를 요구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토론에서 고령 리스크를 노출한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지는 후보 사퇴 결단 요구에도 강력한 완주 의지를 거듭해서 밝히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11일 오후에 TV 토론 이후 처음이자, 8개월 만에 행한 단독 회견에서도 자신이 트럼프를 이길 최적임자라며 끝까지 레이스를 완주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당안팎에서 그의 출마에 반대하는 목소리는 시간이 지날수록 높아지는 상황이다.
앞서 민주당 상·하원 의원들은 지난 10일 연쇄 회동을 하고 바이든 대통령 재선 캠페인에 대한 입장 정립을 시도했지만 이렇다 할 결론에 이르지는 못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민주당 하원 히스패닉 코커스와 아시아·태평양계 코커스와 잇달아 화상 회동을 하고 의원들 설득에 나섰다.
13일에도 2020년 대선 당시 핵심 지지 기반이었던 당내 진보 코커스 의원 등과 회동이 예정돼 있다.
폴리티코는 이날 바이든 대통령과 히스패닉 코커스의 면담에서 마이크 레빈 하원의원(캘리포니아)이 바이든 대통령의 면전에서 공개적으로 후보 자리에서 물러날 것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개별적인 사퇴 요구도 이어졌다. 기자회견 직후 스콧 피터스(캘리포니아)·에릭 소렌센(일리노이) 하원의원 등이 공개적으로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직 사퇴를 요구했고, 이날도 초선인 브리태니 페터센 하원의원(콜로라도) 의원이 바이든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했다.
적극적인 민주당 지지자 배우 애슐리 저드도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 요구에 가세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의 오랜 친구인 짐 클라이번 하원의원은 NBC 방송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스스로의 미래를 결정하도록 해야 한다”면서 바이든 대통령의 완주 입장과 관련해 “나는 그가 말한 그대로를 받아들이며, 거기에 ‘올인’하는 이유”라고 지지를 확인했다.
그런 가운데 당일 펠로시 전 원내대표가 바이든 대통령의 완주 결정 재고 필요성을 언급하고, 선거자금 모금을 도운 할리우드 스타 조지 클루니 등 핵심 지원군들이 줄줄이 등을 돌렸다.
민주당 핵심 고액 후원자들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이 사퇴하지 않는다면 지원을 동결한다는 극약 처방까지 내놓았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 민주당의 일부 핵심 후원자들이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하는 최대 슈퍼팩인 ‘퓨처 포워드’에 바이든 대통령이 출마를 고수하는 한 9000만달러에 달하는 후원을 보류하겠다고 통보했다고 전했다.
NYT는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회견에서 일부 말을 더듬긴 했지만 외교 정책에 있어 강한 모습을 보여줬다”면서도 “(그러나) 이 같은 노력은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도전)에 대한 민주당 내부의 우려를 즉각적으로 불식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공개 인터뷰를 통해 바이든 대통령에 재선 도전 재고 필요성을 제기한 펠로시 전 의장은 인터뷰에 앞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통화를 하고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에 심각한 우려를 공유했다고 CNN이 전했다. 그동안 오바마 전 대통령과 펠로시 전 의장은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가도에 빼놓을 수 없는 든든한 버팀목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TV 토론 이후 “나쁜 밤이었다. 토론이 생각처럼 잘 안되는 날도 있다”는 짧은 트윗을 남기며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지원사격에 나서는 모습을 보였지만 정작 당 안팎에서 바이든 후보 사퇴론이 거세지자 침묵하고 있다.
주변에서는 이 같은 신중한 태도가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그의 우려를 대변하는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는다.
실제로 오바마 전 대통령이 최근 지인들에게는 “바이든의 도전이 더욱 험난해졌다”며 우려를 표했다는 워싱턴포스트(WP)가 지난 3일 보도한 바 있다.
또 오바마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과 토론 이후 통화에서도 신중하게 경청하는 중립적 입장만을 취했으며, 지지자들과 통화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표하지 않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yckim645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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