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업계도 AI 도입 ‘급물살’
국내 배터리 업계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배터리 성능을 결정짓는 셀을 설계하고, 생산현장의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등 AI 도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원하는 성능 요건을 입력하면 최적의 배터리 셀 설계안을 하루 만에 도출하는 ‘최적 셀 설계 AI 추천 모형’을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배터리 셀 설계는 고객사가 원하는 주요 성능 인자(용량, 에너지밀도, 저항 등)를 만족하는 최적의 셀 조성을 고안하고 도출하는 업무다. 지금까지 관련 업무에는 배터리 셀 설계를 담당하는 인력이 여러 차례 가안을 만들고 예상 성능을 도출하는 과정을 반복하느라 약 2주가 걸렸다.
LG에너지솔루션 최고데이터책임자(CDO) 이진규 전무는 “배터리 생산의 첫 단추라고 할 수 있는 셀 설계 단계에서 AI 기술을 도입함으로써 비용을 절감하고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모형은 30여년간 여러 고객사에 대응하며 설계안을 만들었던 경험과 업력에 생성형 AI 기법을 접목시켜 탄생했다. 셀 설계안 약 10만건을 학습시키는 등의 과정을 거쳐 자체 개발한 알고리즘을 통해 설계자의 숙련도와 무관하게 일정한 수준과 속도로 고성능 배터리 셀을 설계하는 작업이 가능해졌다고 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시범 적용 기간을 거쳐 이르면 오는 10월부터 최적 AI 추천 모형을 배터리 셀 설계에 활용할 계획이다. 향후 배터리 셀뿐만 아니라 배터리 모듈 및 팩 설계에도 해당 AI 기술을 적용할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업무 전반에 생성형 AI 기술을 도입하는 ‘AI 통합 플랫폼’도 구축 중이다. 임직원들이 구매, 생산, 공정, 설비, 품질 등 전 영역의 업무 기법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업무환경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에코프로는 ‘비전 AI 통합관제 안전 시스템’을 구축해 에코프로비엠 오창사업장에 도입했다고 밝혔다.
‘비전 AI’는 폐쇄회로(CC)TV가 촬영한 영상 데이터 분석에 AI를 활용하는 개념이다. 사람이 일일이 CCTV를 보면서 안전사고 여부를 파악하던 방식에서 나아가 AI가 CCTV 영상을 딥러닝 기반으로 학습, 분석해 사고 여부를 즉각 공유한다.
불꽃이나 연기 감지를 통한 화재 예방은 물론 작업자 쓰러짐, 안전모 미착용, 2인 1조 작업 위반, 출입 제한 구역 배회 등을 포착해 중대재해가 발생할 수 있는 위험 요소를 24시간 모니터링한다. 각종 안전사고 발생 시 위치와 사고 유형을 실시간으로 전달해 신속한 초기 대응이 가능해졌다.
에코프로는 시스템 구축을 위해 에코프로비엠 사업장 현장에 맞는 검증 데이터베이스(DB)를 마련하고, 특수 카메라를 추가 설치해 AI 영상 분석의 정확도를 높였다. 이수호 에코프로 상무는 “2차전지 소재 사업의 경쟁력 강화와 안전 경영을 위해 AI 기술을 적용한 최적의 재난 대응 체계를 구축했다”고 말했다.
권재현 기자 jaynew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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