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스휴먼 "초반 불편함 버티면 꿀맛 짬뽕 맛본다"

서동규 객원기자 2024. 7. 14.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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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 UX는 최악, 깊게 파고들 요소로 인한 재미는 있다

복합 장르는 소화하기 어렵습니다. 각 장르 장점만을 가져온다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는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가끔씩 맛있게 섞은 게임들이 유저들에게 신선한 충격과 재미를 주는 경우가 종종 있죠.

넷이즈게임즈의 '원스휴먼'도 그 어려운 시도를 한 게임입니다. 오픈월드 세계에서 서바이벌, 슈터, RPG 요소를 결합했어요. 플레이하기 전에는 솔직히 걱정이 앞섰습니다. 장르를 잘 섞는다면 분명 장점이 되기 마련이지만, 대개 단점도 그대로 가져와 플레이 도중 지치기 마련이거든요. 걱정 반 기대 반으로 플레이를 해봤습니다. 

결론적으로 게임 자체는 가능성이 엿보이며 충분한 잠재력이 있습니다. 문제는 초반 구간 UX, 즉 유저가 겪는 경험에 있었어요. 부족한 가이드라인, 고유명사 남발로 인해 직관적으로 다가오지 못하는 시스템, 불편한 UI 등이 진입장벽이었습니다.

아무리 재미있는 게임이어도 초반에 유저들이 떠난다면 말짱 도루묵입니다. 같이 하는 지인들도 복잡한 초반부 과정에서 어려움을 격다가 그만둔 사례가 많았습니다. 초반부 개선이 이뤄진다면 착한 과금, 서바이벌류 대형 신작이라는 점에서 추천하고 싶은 게임이에요.

 

장르 : 3인칭 오픈월드 서바이벌 슈터



출시일 : 2024년 7월 10일



개발사 : 넷이즈게임즈



플랫폼 : PC



■ 자유로운 커스터마이징, 준수한 그래픽

- 생각보다 커스터마이징 자유도가 상당히 높습니다
- 이 정도면 무난무난한 그래픽이에요

처음 캐릭터를 생성할 때는 상당히 놀랐습니다. 커스터마이징이 정말 자유롭고, 수준 높게 구현됐습니다. 눈, 코, 입, 머리 스타일부터 시작해 몸 체형, 각 골격도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었요.

커스터마이징만 보면 엄청난 자유도를 자랑합니다. 원하는 생김새가 있다면 세심히 공을 들이면 충분히 만들어낼 수 있어요. 일명 '커마 깎는 노인'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그래픽은 상당히 준수했습니다. 언리얼 엔진 5를 기반으로 한 현실적인 그래픽이 자연스럽게 세계관에 녹아들었습니다. 다만 최근 등장하는 신작 게임 그래픽이 워낙 수려한지라 엄청 큰 강점으로는 느껴지지 않았어요.

그래도 최근 게임들 그래픽을 봤을 때, 원스휴먼도 절대 꿀리지는 않는 퀄리티입니다. 사실적이면서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환경 요소와 노후된 아포칼립스 세계를 나타내는 건물들은 충분히 매력적입니다. 

몬스터도 SCP 관련 괴담에 영향을 받은 것인지, 기괴하면서도 신비로웠습니다. 사람과 사물이 융합된 형태라거나, 이질적인 몬스터들이 상당히 많이 보였어요.

PC 버전 기준으로는 충분히 합격점이지만 이후 나올 모바일과 콘솔 버전에서도 해당 그래픽이 유지될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당장은 처음 접속한 유저들에게 "오~ 괜찮은데"라는 감탄을 들을 수 있을 정도입니다.

 

■ 생존ㆍ 파밍ㆍ슈팅을 합친 익숙하지만 색다른 맛

- 기본적인 전투 방식은 피하고 쏘는게 전부입니다
- 파밍은 생각보다 다양한 방법으로 가능합니다

원스휴먼을 플레이 한 유저분들 중 2013년에 얼리 액세스 출시한 '러스트'를 떠올린 유저가 있을까요? 기자는 개인적으로 플레이 도중 3인칭 러스트 느낌을 받았습니다. 서바이벌과 슈팅이라는 기본적인 틀 내에서, 자원을 수집하고 기지를 건설하는 과정이 상당히 친숙했어요.

다만 러스트보다는 훨씬 친절한 게임이었습니다. 기본적인 자원 수급량, 전투 난도, 선택적으로 가능한 PvP 덕분에 기존 유저들이 일방적인 학살극을 펼칠 일은 없었거든요. 전투 과정에서도 '감염물' 스킬을 이용해 적과 협공하는 등 양상이 더욱 다양했습니다.

서바이벌답게 기본적으로 수분, 배고픔, 멘탈 등 관리해야 할 요소가 있습니다. 해당 요소가 떨어지면 각종 능력치가 큰 폭으로 낮아지기에 원활한 플레이를 위해서는 꾸준히 유지해 줘야 합니다.

메인 콘텐츠는 자원을 파밍하고 기술 테크를 올리는 루트슈터 플레이 양상과 비슷합니다. 무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설계도가 필요했고, 등급별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더 강력한 장비를 갖추고 싶다면, 자연스럽게 위험을 감수하고 기지 밖으로 나가 파밍을 해야 합니다. 더 좋은 장비를 끼고 싶다는 간단한 목표가, 위험이 가득한 지역으로 가게 해주는 동기를 부여합니다. 

전투 방식은 감염물을 활용한 전투를 제외하면 일반적인 슈팅 게임과 같습니다. 적 공격은 엄폐하거나 피하고, 내 공격은 에임에 맞춰 발사하는 간단한 방식이었어요. 전체적으로 익숙한 맛이 느껴지기에 적응하는 데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 초반 가이드 및 UI는 개선 필요

- 초반부 가장 이해하기 어려웠던 메메틱
- 테크를 초반에 올리니 퀘스트와는 달라 진행이 안된적도 있었습니다

원스휴먼에서 가장 불편했던 요소는 UI와 UX였습니다. 초반 기능 설명도 더빙과 함께 화면을 강조해서 보여주지만 직관적이지 않아 적응하기가 어려웠어요. 특히 적응에 가장 어려움을 겪었던 건 툭하면 튀어나오는 고유명사입니다. 

동일 장르 게임들을 보면 '기술' 등 직관적으로 사용하는 단어를 원스휴먼에서는 '메메틱' 등으로 표기합니다. 튜토리얼을 끝내고 덩그러니 맨몸으로 오픈월드에 발을 들일 때면 아무 것도 모르는 상황인데, 몰아치는 설명 끝에 갑자기 하늘을 날다가 땅으로 떨아집니다. 

어떻게든 정착해 영지 코어를 설치하고 본인 기지를 건설하면, 그제야 메메틱 인터페이스를 열어서 포인트를 투자하라는 글이 나옵니다. 처음에는 메메틱 버튼이 무엇인지도 알려주지 않았어요. 결국 ESC 버튼을 누르고 온갖 메뉴를 다 뒤져봐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메메틱을 투자할 수 있는 사이퍼  포인트는 레벨업할 때마다 제공하는데, 퀘스트를 따라가면 필연적으로 부족해집니다. 처음에는 레벨업에 대한 가이드도 없었기에 어떻게 상승시켜야 하는지도 막막했어요.

직관적이지 않은 UI, 오픈월드로 인해 설계대로 되지 않는 UX 탓에 게임 초반부 흥미가 빠르게 사라질 수도 있습니다. 신곡의 도입부가 지루하면 더 이상 듣지 않고 스킵하는 심리와 같은 이치죠. 

게임 구조에 어느 정도 익숙해지기 위한 초반 가이드라인은 객관적으로 봐도 부실한 편입니다. 좌측 하단 채팅창을 살펴보면 진행이 막혀 난감해하는 질문이 태반이었습니다. 깊이 있는 파밍 단계로 들어가면 푹 빠져드는 게임인 만큼 더 뼈아프게 다가왔어요.

 

■ 착한 과금, 인게임 능력치에 영향 주는 상품 없다

- 시즌 패스 개념인 전투 패스
- 아바타나 총기 스킨 등을 위주로 판매합니다

현재 원스휴먼 과금 요소는 치장 아이템, 전투 패스를 제외하고는 없습니다. 치장 아이템도 3만 원 내외로 전부 구매할 수 있습니다. 전투 패스도 일반이 1만 4000원, 프리미엄 패스가 3만 3000원 수준입니다. 

능력치에 직결되는 장비인 등급이 높은 설계도는 인게임 파밍으로 획득 가능합니다. 따라서 과금을 많이 하려고 해도 현재는 별로 의미가 없습니다. 소위 말하는 '룩템'이 전부인지라 굳이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어요.

앞으로도 이 기조가 유지될지는 모르겠지만 현재까지는 납득할 수 있는 착한 과금 방식을 보여줍니다. 

 

■ 아쉬운 초반부만 극복하면, 깊이 있게 즐길 수 있는 게임

- 찍먹 정도는 적극적으로 추천할 수 있습니다

원스휴먼은 전체적으로는 "해볼 만한 게임이다"라는 평가를 내리고 싶습니다. 초반 가이드가 부실하긴 해도, 정보를 찾는 수고를 감수하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어요. 자연스럽게 학습이 되지 않는 구조는 아쉬웠지만 그렇다고 진행이 불가능할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물론 해결이 시급한 문제이긴 합니다.

파밍과 생존 과정에서는 깊이감이 있어서 좋았어요. 장비 이외에도 생존에 필요한 요소, 기지 건설 등 파밍을 할 동기와 목표가 명확했습니다. 간만에 등장한 서바이벌 신작 게임이 이 정도 볼륨이면 충분히 합격점이죠.

출시 전부터 사람들이 타 게임에서 겪은 익숙한 경험 덕분에 '짬뽕'이라는 표현을 썼는데, 어느 정도는 맞는 말인 것 같습니다. 다만 깊이 없는 인스턴트 짬뽕라면이 아닌 트렌드를 잘 맞춘 퓨전 식당 짬뽕에 가깝습니다. 

결론적으로 원스휴먼은 서바이벌 신작에 호기심이 있는 유저, 깊이감 있는 파밍과 기지 건설을 하고 싶은 유저들에게 추천할만한 게임입니다. 현재는 과금에 관해서도 착하며 무료 게임인 만큼 접근성이 상당히 좋습니다. 초반 진입장벽을 해결한다면 향후가 기대됩니다.

장점

1. 깊이 있는 파밍과 그에 대한 보상



2. 자유로운 커스터마이징, 기지 건축



3. 착한 과금 모델



단점

1. 부족한 초반 가이드라인



2. 자잘한 버그가 상당히 많음



3. 부실한 스토리



presstoc0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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