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판에 마이크를 주면 무슨 말을?"…작가 이슬기의 상상
[앵커]
전통과 현대를 섞어 유머로 풀어내는 예술작가가 있습니다.
2020년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에 빛나는 설치미술가 이슬기 작가인데요.
문에 달린 현판에 마이크를 주면 어떤 소리가 날까요?
서형석 기자가 만났습니다.
[기자]
전시장 끝 단, 사람 키만 한 크기의 나무 현판이 커다랗게 달려있습니다.
전통 조각 장인들과 함께 새긴 글은 '쿵쿵'
유명한 전통 건물 대문에 걸려있는 현판 아래서 날법 한 소리, 의성어와 의태어를 시각화한 겁니다.
<이슬기 / 설치 미술가> "대문 이름 대신 얘들한테 마이크를 주면 얘네들이, 나무 널빤지들이 무슨 얘기를 할까 그렇게 상상하는 데서 출발된 건데요."
덕수궁 대한문을 지나다 현판을 보고 생겨난 작가의 궁금증은 '스르륵'과 '출출'로 이어지며 장난스러운 상상을 보여줍니다.
한 발자국만 옆으로 가도 달리 보이는 색깔과 빛, 그림자 역시 작가가 포착한 순간들입니다.
살구 세 개 위로 펼쳐진 벽은 살구 색인 듯 아닌 듯 달리 보이고,
천장을 가득 채운 나무 문살도 '느린 물'이란 이름으로 발걸음에 따라 다른 단청색을 보여줍니다.
<이슬기 / 설치 미술가> "이건 이거야 저건 저거야 그렇게 볼 수도 있지만 다른 시선을 가질 수 있도록 약간 자리를 바꾸고 역할을 바꾸고 이런 거 조금만 비켜가면 보이는 게 다르고 이런 게 재밌는 것 같아요."
작가는 다양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어우러져 산다는 게 이런 것 아닐까 한다며 결국 사람 사는 얘기를 하는데,
꾸미지 않은 날 것, 존재 자체에 대한 존중도 빠지지 않습니다.
<이슬기 / 설치 미술가> "뽀샤시? 뽀샤시, 생살처럼 뽀샤시…그러니까 이미 있는 거를 아름답게 보시면 여유 있는 자세인 거죠."
전통 장인과 협업을 선보인 이슬기 작가의 6년 만의 개인전은 다음달 4일까지, 9월에는 프랑스 리옹 비엔날레에서 만남을 이어갑니다. 연합뉴스TV 서형석입니다. codealpha@yna.co.kr
[영상취재기자 : 홍수호 최승열]
#갤러리현대 #삼삼 #이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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