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피격, 모든 추문 날리고 세 결집…대선 정국 긴장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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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유세 도중 발생한 총격 사건이 대선의 흐름과 미국 정치 전반에 미칠 영향도 주목된다.
미국 정치의 극단적 대립은 2020년 대선 직후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결과에 불복하면서 발생한 '1·6 의사당 난동' 사건으로 얼마나 위험한 수위에 달했는지가 드러났다.
결국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첫 텔레비전 토론 뒤 민주당 대선 후보 사퇴론에 시달리는 바이든 대통령에게는 이번 사건이 또 다른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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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유세 도중 발생한 총격 사건이 대선의 흐름과 미국 정치 전반에 미칠 영향도 주목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총탄이 오른쪽 귀를 맞히기는 했지만 병원에서 몇 시간 뒤 퇴원할 정도로 큰 부상을 입지는 않았다. 하지만 전직 대통령이자 대선 후보인 그를 노린 것으로 보인 총격이 발생한 사실과, 총탄이 자칫 그의 목숨을 빼앗았을 수도 있던 상황임을 고려할 때 사건의 파장이 상당할 전망이다.
캠프가 이번 총격을 “악랄한” 행위라고 비난한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의연한 모습을 연출하며 지지자들을 독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총격을 받고 연단 아래로 몸을 숙였다가 일어서면서 모자가 벗겨지고 당황한 모습이었으나 곧 경호원들에게 둘러싸여 주먹을 불끈 쥐고 “싸우자”고 소리치는 모습을 보였다. 이 모습에 청중은 “유에스에이”(USA)를 외치며 응원하기도 했다.
그는 총격 몇 시간 후 소셜미디어를 통해 당시 상황을 전하며 청중 가운에 사망한 사람 유족과 부상자에게 위로의 뜻을 밝혔다. 또 “경호국, 그리고 모든 법집행 당국의 신속한 대응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정치적 득실로 보면, 이번 사건은 다른 이슈들을 집어삼키면서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유리한 국면을 조성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해 여러 사건으로 기소됐지만 지지자들이 결집하고 선거자금 모금이 증가하는 역설적 상황을 경험했다. 그의 캠프는 지난 5월 말 성관계 입막음 돈 관련 사건 유죄 평결 뒤에도 선거자금 기부가 늘었다고 밝혔다.
폴리티코는 미국 공화당 하원의원인 데릭 밴오든이 총격 사건 뒤 “트럼프는 방금 선거에서 이겼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다른 의원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에서 이긴다고 확언하지는 않았지만 유리한 국면이 조성됐다는 의견은 많이 내놓았다고 전했다.
이런 맥락 속에 바이든 대통령뿐 아니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도 “정치 폭력은 용납할 수 없다”는 성명을 내놨다. 버락 오바마, 빌 클린턴,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도 이런 입장을 발표했다. 익명을 요구한 바이든 대통령 캠프 관계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난하는 텔레비전 광고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에 말했다.
총격범이 누구이고, 어떤 동기를 지녔는지도 상황 전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백악관 경호국의 엄중한 경호를 받는 전직 대통령을 향해 유세장 인근 지붕에서 돌격 소총 형태의 총기로 총격을 가한 것은 치밀한 계획에 따른 행동으로 보인다.
정치 양극화가 심화되고, 바이든 대통령과의 대결이 가열되는 상황에서 발생한 이번 사건으로 미국의 정치·사회적 긴장은 더욱 고조될 전망이다. 미국 정치의 극단적 대립은 2020년 대선 직후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결과에 불복하면서 발생한 ‘1·6 의사당 난동’ 사건으로 얼마나 위험한 수위에 달했는지가 드러났다. 이번에도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총격 자체를 비난하거나 이에 관한 음모론을 제기하며 거친 행동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근들은 잇따라 ‘엑스’(X)에 글을 올려 바이든 대통령 쪽에 책임을 돌렸다. 부통령 후보로 거론되는 J.D. 밴스 상원의원은 “바이든 선거운동의 전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막아야 할 전제적 파시스트라는 것이다. 이런 수사가 직접적으로 트럼프 대통령 암살 시도로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마저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도 “민주당은 이런 일이 일어나기를 원했다”고 했다.
결국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첫 텔레비전 토론 뒤 민주당 대선 후보 사퇴론에 시달리는 바이든 대통령에게는 이번 사건이 또 다른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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