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아레스 ‘라스트 댄스’ 우루과이, 코파 아메리카 캐나다 제압 3위 유종의 미

루이스 수아레스가 14일 캐나다와의 코파 아메리카 2024 3위 결정전에서 후반 추가 시간 동점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우루과이가 루이스 수아레스(그레미우)의 맹활약에 힘입어 2024 코파 아메리카 3위를 차지했다.

14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샬럿의 뱅크오브아메리카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대회 3위 결정전, 우루과이는 캐나다와 2-2 무승부 후 이어진 승부차기 끝에 4-3으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이날 경기의 주인공은 단연 37세 베테랑 공격수 수아레스였다. 후반 내내 벤치를 지키던 그는 종료 직전 그라운드에 투입돼 기적 같은 동점 골을 터뜨렸고, 이어진 승부차기에서도 침착하게 골을 성공시키며 팀 승리의 일등 공신이 됐다.

경기 초반 우루과이의 로드리고 벤탕쿠르(토트넘)가 선제골을 꽂았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캐나다의 이스마엘 코네(왓포드)가 화려한 오버헤드킥으로 곧바로 균형을 맞췄다. 후반 들어 캐나다의 기세가 무섭더니 결국 조너선 데이비드(릴)의 발끝을 통해 역전에 성공했다.

하지만 루이스 수아레스의 극적인 동점 골로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추가 시간 페널티 지역 오른쪽에서 들어온 호세 히메네스(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패스를 왼발로 마무리, 결국 승부차기 혈전으로 이어졌다.

승부차기에선 우루과이 키커들의 집중력이 빛났다. 4명의 키커가 모두 성공했지만, 캐나다는 코네와 알폰소 데이비스(바이에른 뮌헨)의 연이은 실축으로 고개를 숙였다.

이번 대회는 남미 10개국에 북중미 6개국까지 가세해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졌다. 처음 출전한 캐나다는 4위라는 예상 밖 성적을 거두며 축구 팬들을 놀라게 했다. 특히 5월 부임한 제시 마쉬 감독의 지도력이 돋보였다.

수아레스는 경기 후 “3위 결정전을 동기 부여된 채로 치르는 것은 어렵지만, 오늘 우리가 가진 자부심은 우리나라의 유니폼을 위해 경쟁하는 데서 온다”고 소감을 밝혔다. 하지만 향후 국가대표 출전 지속 여부에 대해선 “오늘 중요한 것은 팀 전체의 노력을 평가하는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올해 37세로 이번 대회에서 코파 아메리카 ‘라스트 댄스’를 펼친 수아레스는 우루과이 역대 A매치 최다 득점 1위 기록을 69골로 늘렸다.

우루과이는 이번 3위 입상으로 코파 아메리카 최다 우승국(15회)이라는 명성에 걸맞은 면모를 보여줬다. 마르셀로 비엘사 감독은 이번 대회를 통해 팀의 세대교체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루이스 수아레스와 같은 베테랑과 페데리코 발베르데(레알 마드리드), 파쿤도 펠리스트리(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젊은 선수들의 조화가 돋보였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