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무, 영혼이 생긴다[스경연예연구소]

하경헌 기자 2024. 7. 14.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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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서울 합정동의 한 카페에서 열린 ENA 예능 ‘현무카세’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방송인 전현무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 ENA



보통의 예능인은 방송에서 자신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할 시간이 없다. 우선 재미를 주거나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거나, 화제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이야기를 하면서 담담하게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것은 어느 정도 입지가 생긴 후의 일이다.

최근 시청자들은 TV 안에서 전현무의 변화를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다. 지금까지는 정신없이 방송을 위해 달려오기만 했던 그가 자신을 돌아보고 두려움과 불안을 이야기하고, 속내를 드러낸다. ‘영혼이 없던’ 방송인이 영혼을 스스로 채워 넣는 모습이 방송을 통해 그려지고 있다.

전현무의 달라진 모습은 MBC에브리원 스포츠 예능 ‘나 오늘 라베했어’를 통해 처음 드러나기 시작했다. 지난 5월7일 방송된 ‘나 오늘 라베했어’ 1회에서 전현무는 자신의 골프 스승으로 김국진을 초빙하기로 하고 자신 있는 요리를 서울 모처에서 대접한다.

지난 11일 첫 방송 된 ENA 예능 ‘현무카세’의 한 장면. 사진 ENA



그런데 그 안에서 나온 이야기들이 의미심장했다. 과거 아나운서 시절 2011년 KBS2 예능 ‘남자의 자격’에 고정으로 출연한 그는 아나운서와 전업 방송인 즉 예능인 사이에서 위태로운 줄타기를 했다. 당시 그의 ‘프리랜서’ 전업 의지를 읽어주고 조언을 했던 것이 김국진이었다.

전현무는 김국진을 놓고 “결혼식 주례도 요청드릴 수 있다”며 존경심을 드러냈다. 자신이 좋아하는 요리와 존경하는 방송 선배를 앞에 둔 전현무의 표정은 진솔했다.

이러한 모습은 자연스럽게 이번 주 첫 방송 된 ENA 예능 ‘현무카세’로 이어졌다. 자신과 인연이 있는 출연자가 나와 근황을 밝히는 ‘현무카세’에서 전현무는 첫 회 방송인 김용만과 지석진을 초대했다.

지난 5월7일 방송된 MBC에브리원 ‘나 오늘 라베했어’ 1회 주요장면. 사진 MBC에브리원 방송화면 캡쳐



이 자리에서 과거의 이야기들이 나왔다. KBS2 ‘스타골든벨’에서 2009년부터 보조 MC를 맡은 전현무는 당시 함께 MC를 보던 지석진에게 무례한 말을 했고, 결국 현장에서 녹화가 중단되는 사태도 있었다. 전현무는 당시를 떠올리면서 진심 어린 사과를 선배 지석진에게 건넸다.

이러한 전현무의 모습이 모인 것은 지난 5일 방송된 MBC ‘나 혼자 산다’에서였다. 이날 전현무는 절친인 박나래와 함께 ‘촌캉스’에 나섰는데 취기가 돌자 진솔한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이때 두 사람은 과거 전현무가 한혜진과의 연애와 결별 이후 어색해진 사이에 대해서, 그리고 지금 전현무의 다작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전현무의 이러한 모습은 최근 자주 확인할 수 있다. 지난달 26일 SBS 라디오 ‘배성재의 텐’에 출연한 전현무는 자신의 다작에 대해 “카메라 불이 꺼지면 다큐멘터리가 된다. 나는 아무 말도 안 한다”며 “돈이 들어오니까 한다. 카메라를 끄면 나는 방전이다. (집에 가면) 아무 생각이 없어진다. 멍 때리게 되고 기억력도 퇴화한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지난 5일 방송된 MBC ‘나 혼자 산다’ 박나래와의 촌캉스를 떠난 전현무의 모습. 사진 MBC



또한 지난 13일 방송된 MBC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는 바로 전 연인 이혜성과의 결별 이후 괴로움 때문에 미술을 시작하게 된 상황이 솔비의 멘트로부터 나오기도 했다. 전현무는 다양한 방송을 통해 불안하고 초조하며, 힘든 상황이 된 자신을 감추지 않고 가감없이 드러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결국 ‘현무카세’는 그의 영혼을 주입하는 프로그램이 되기 시작했으며, 다음 주 방송될 ‘나 혼자 산다’에서 그는 정신과 상담을 받고, 좋아하는 촬영이나 먹방을 하는 모습으로 힐링할 예정이다.

지난달 방송된 SBS 라디오 ‘배성재의 텐’에 출연한 방송인 전현무(오른쪽). 사진 SBS 보이는 라디오 캡쳐



이 모든 과정이 전현무라 가능한 상황이긴 하다. 그는 ‘대상’을 받은 예능인이고, 올해도 유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신만만하던 모습에서 자신의 그늘도 드러내는 모습은 분명 전현무의 방송에도 ‘영혼’이 생기기 시작했음을 방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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