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배 속서 탈북해 1.6㎏ 미숙아로 태어난 쌍둥이...곧 퇴원

이환직 2024. 7. 14.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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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탈북한 A(37)씨는 한 달 뒤 북한이탈주민(탈북민) 지원 의료기관에서 검진을 받다가 쌍둥이 임신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

배 속의 쌍둥이와 함께 탈북민 정착 지원시설(하나원)에 들어간 A씨는 지난 4월 퇴소해 경기 부천시에 거처를 마련했다.

문제는 한국에 다른 가족이 없는 A씨가 혼자서 쌍둥이 자매 양육과 생계를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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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천대 길병원, 진료비 지원키로
이길여 총장 "세 모녀 정착 돕겠다"
이길여(왼쪽 네 번째) 가천대 총장이 지난 11일 인천 남동구 구월동 가천대 길병원 신생아집중치료실에서 최근 출산예정일보다 한 달여 일찍 쌍둥이를 출산한 탈북민 산모 A(다섯 번째)씨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길병원 측은 A씨 세 모녀에게 진료비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길병원 제공

지난해 10월 탈북한 A(37)씨는 한 달 뒤 북한이탈주민(탈북민) 지원 의료기관에서 검진을 받다가 쌍둥이 임신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 배 속의 쌍둥이와 함께 탈북민 정착 지원시설(하나원)에 들어간 A씨는 지난 4월 퇴소해 경기 부천시에 거처를 마련했다.

새로운 집에서 출산을 준비하던 A씨는 출산 예정일을 한 달여 앞둔 지난달 3일 오후 11시쯤 갑자기 양수가 터지면서 집에서 가까운 병원을 찾았다. 그러나 그곳에서는 임신당뇨가 있는 고위험 산모의 미숙아 쌍둥이를 출산할 수 없었다. A씨는 결국 다음 날인 4일 오전 119구급대 도움을 받아 인천 남동구에 있는 가천대 길병원으로 옮겨졌고, 김석영 산부인과 교수 집도로 몸무게 1.68㎏, 1.64㎏의 쌍둥이 자매를 무사히 출산했다.

A씨는 출산 나흘 만에 퇴원했고, 임신 33주 차에 태어난 쌍둥이 자매는 현재 길병원 신생아 집중치료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쌍둥이 자매는 조만간 퇴원할 예정이다. 문제는 한국에 다른 가족이 없는 A씨가 혼자서 쌍둥이 자매 양육과 생계를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다. 기초생활수급비를 지급받고 있지만 쌍둥이 자매를 키우면서 당장 일자리를 구하는 것도 쉽지 않은 형편이다.

A씨의 안타까운 사연은 탈북민을 돕는 선교사를 통해 통일부와 이길여 가천대 총장에게 알려졌다. 지난 11일 쌍둥이 자매가 입원 중인 신생아 집중치료실을 찾은 이 총장은 A씨를 만나 "혼자 몸으로 쌍둥이를 기르려면 힘든 일이 많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아이들이 아프거나 어려운 일이 있으면 길병원으로 오시라"고 말했다. 육아용품도 선물했다.

길병원 측은 세 모녀에게 미숙아에 대한 국가 의료비 지원 외 진료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A씨에게 종합건강검진권을 전달하고, 쌍둥이 자매가 성인이 될 때까지 진료비 감면 혜택도 제공하기로 했다. 이 총장은 '제1회 북한이탈주민의 날'인 14일 "생사를 넘나드는 고된 여정 끝에 마침내 한국에 온 세 모녀가 희망을 품고 사회 일원으로 살아가면서 정착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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