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하해줄 수 없었다" 고개숙인 감독, '통산 200홈런+2타점+3득점' 오타니 폭발, 그러나 대역전패로 충격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14일(한국시각)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전에서 5회 솔로홈런을 치고 베이스를 돌고 있다. AP연합뉴스

오타니가 8회 볼넷으로 출루한 뒤 2루 도루에 성공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메이저리그 통산 200홈런 고지에 올라섰다.

오타니는 14일(이하 한국시각) 코메리카파크에서 벌어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의 원정경기에서 홈런을 포함해 4타수 2안타 2타점 3득점 2볼넷 1도루의 맹활약을 펼치며 전반기 막판 부진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하지만 다저스는 9-4로 앞선 9회말 불펜진이 5실점해 동점을 허용한 뒤 연장 10회말 디트로이트 지오 어셸라에 끝내기 홈런을 얻어맞아 9대11로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했다.

리드오프 지명타자로 출전한 오타니는 1회초 3루타를 날리며 득점까지 올렸다. 디트로이트 선발 카이더 몬테로의 바깥쪽 86.8마일 체인지업을 잡아당겨 우측 선상을 타고 파울 지역으로 굴러가는 타구를 날린 뒤 3루까지 내달렸다. 이어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의 볼넷으로 만든 무사 1,3루서 프레디 프리먼의 유격수 땅볼 때 홈을 밟고 선취점을 올렸다.

1-2로 뒤진 3회 무사 2루 두 번째 타석에서는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볼카운트 2B2S에서 몬테로의 5구째 79.7마일 너클커브에 방망이를 헛돌렸다.

오타니가 1회 첫 타석에서 우익선상 3루타를 터뜨리고 있다. AFP연합뉴스

오타니의 홈런이 터진 것은 세 번째 타석에서다. 2-2 동점인 5회 선두타자로 나선 오타니는 원볼에서 몬테로의 2구째 85.5마일 한복판 체인지업을 끌어당겨 우측 파울폴 안쪽을 훌쩍 넘어가는 솔로포로 연결했다. 발사각 24도, 타구속도 107.8마일, 비거리 373피트짜리 시즌 29호 아치.

오타니가 홈런을 날린 것은 지난 7일 밀워키 브루어스전 이후 일주일 및 6경기 만이다. 이로써 오타니는 2018년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7시즌, 809경기, 3294타석 만에 통산 200홈런을 달성했다. 일본인 선수로는 처음이고, 아시아 출신 타자로는 추신수(218홈런)에 이어 두 번째다. 남은 시즌 19홈런을 보태면 추신수를 넘어선다.

오타니는 LA 에인절스에 입단한 2018년 4월 4일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조시 톰린으로부터 데뷔 홈런을 우중간 3점포로 장식했고, 2022년 5월 15일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애덤 올러를 상대로 통산 100홈런 고지를 밟았다.

치열한 접전이 이어지던 6회초 오타니는 득점 찬스에서 내야땅볼을 쳐 타점을 추가했다. 선두 캐번 비지오의 볼넷, 오스틴 반스의 좌전안타로 무사 1,3루. 이어 타석에 들어선 오타니는 2루수 땅볼을 쳐 비지오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오타니는 8-4로 앞선 8회 선두타자로 나가 볼넷으로 출루한 뒤 에르난데스 타석에서 2루 도루에 성공했다. 이어 에르난데스의 좌전안타로 3루, 프리먼의 희생플라이로 홈을 밟아 9-4로 점수차를 벌렸다. 연장 10회에는 고의4구를 얻었다.

이로써 오타니는 타율 0.314(366타수 115안타), 29홈런, 69타점, 75득점, 23도루, 출루율 0.400, 장타율 0.637, OPS 1.037, 56루타, 233루타를 마크했다. 내셔널리그(NL) 타율, 득점, 홈런, 장타율, OPS, 루타, 장타 등 7개 부문 선두다.

특히 타율 부문서는 선두를 달리던 밀워키 브루어스 크리스티안 옐리치가 이날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홈게임에 휴식 차원에서 결장하면서 규정타석을 다시 미달해 오타니가 1위로 올라섰다.

디트로이트 지오 어셸라가 연장 10회말 끝내기 투런홈런을 터뜨리고 들어와 동료들의 음료통 세례를 받고 있다. AP연합뉴스

오타니는 이날도 홈런과 3루타, 볼넷, 도루를 올리며 '멀티 플레이어'로서 자신이 가진 기량을 모두 뽐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믿을 수 없는 선수임은 틀림없다. 도루를 하고 홈런을 치고 엄청난 시즌을 보내는 중이다. 메이저리그에 와서 그토록 빨리 200홈런을 달성한 건 부상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는 것"이라면서 "그렇게 빠르게 대기록을 세�S다는 게 경이롭고 3루타까지 쳤다는 것도 그렇다. 불행히도 우리는 이기지 못하고 그의 200홈런 성과를 축하해주지 못했다"고 밝혔다.

올시즌 9회 이후 리드한 경기에서 48승 무패를 달렸던 다저스는 이날 패배로 충격이 컸다. 특히 연장 10회 오타니의 고의4구와 에르난데스의 사구로 1사 만루 기회를 잡았지만, 프리먼이 병살타를 치면서 득점에 실패한 것이 뼈아팠다.

이어 10회말 우완 요한 라미레즈가 어셸라에게 81마일 스위퍼를 한복판으로 뿌리다 좌중간 펜스를 넘어가는 끝내기 대포를 얻어맞았다. 앞서 다저스는 9회말 리키 파나스코가 등판해 무사 1,3루에서 맷 비어링에게 좌측 2루타를 허용, 9-6으로 쫓긴데 이어 에반 필립스가 계속된 2사 3루서 카슨 켈리에 적시타, 콜트 키스에게 우중간 동점 솔로홈런을 내주며 동점을 내주고 말았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