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中 텃밭' LFP 놓고 '한판 대결'[K-배터리 만리장성 넘을까③]
[서울=뉴시스]박지혁 기자 = LG에너지솔루션이 중국 기업들의 주 무대인 전기차용 리튬인산철(LFP) 시장에 본격 진출하면서 K-배터리 반등을 위한 시동을 걸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달 초 유럽 자동차 르노(Renault)의 전기차 부문 암페어(Ampere)와 전기차용 파우치 LFP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CATL이나 BYD(비야디) 같은 중국 업체들의 텃밭인 전기차용 LFP 배터리 시장에서 한국 기업이 대규모 수주에 성공한 건 처음이다.
공급기간은 2025년 말부터 총 5년이고, 총 공급 규모는 전기차 59만대를 만들 수 있는 39기가와트시(GWh)에 달한다.
그동안 LG에너지솔루션을 비롯해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하이앤드 제품인 하이니켈을 사용한 삼원계 배터리(NCM)에 집중해 왔다.
이번에도 르노와 계약을 위해 중국 업체들과 치열하게 경쟁했는데, LG에너지솔루션이 중국 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을 뛰어넘는 기술력과 안정된 공급 능력으로 합격점을 받았다.
특히 유럽 현지에 공장을 세워 생산력과 공급능력을 안정적으로 갖춘 게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후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16년부터 폴란드 보르츠와프에 생산능력 86GWh 규모의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르노의 암페어에 탑재될 배터리 셀도 이곳에서 만든다.
중국 CATL도 유럽에서 배터리 공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수율과 안정성 측면에서 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 공장이 한 수 위라는 평가다.
배터리 형식도 LG에너지솔루션의 셀 방식이 에너지밀도 측면에서 더 유리하다는 진단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르노에 공급할 LFP 배터리에 파우치 배터리 최초로 '셀투팩(Cell To Pack·CTP) 공정 솔루션'을 적용했다. CATL의 각형 배터리보다 한결 가벼워 주행 거리 측면에서 유리하고, 무게당 에너지 밀도를 5% 수준으로 더 높게 설계할 수 있다.
중국 기업들이 장악한 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이 첫 걸음을 뗐다는 것은 다른 K-배터리 업체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삼성SDI와 SK온은 아직 수주 계약을 맺지 못했지만 2026년 양산 목표로 LFP 배터리 생산에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산 저가 공세를 극복해야 하는 건 여전한 숙제다.
중국은 리튬, 전구체 등 주요 광물 및 소재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확보했고, 인건비도 저렴하다. 이에 반해 한국은 해외 공급망 의존도가 여전히 높다. 제조원가 인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어려움이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중국을 제외한 북미, 유럽 등 주요 전기차 시장은 캐즘(대중화 전 수요 둔화) 위기에도 빠져 있다. 신규 수주와 포트폴리오 다각화, 비용 절감 등이 시급한 상황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미국 애리조나주의 에너지저장장치(ESS) LFP 배터리 전용 생산 공장 건설을 착공 두 달 만에 일시 중단했다. 전기차용 라인 일부를 ESS용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도 LFP 배터리 전용 공장이 아직 시급하지 않다는 방증이다.
삼성SDI는 미국 최대 전력기업 넥스트에라에너지에 ESS용 배터리 6.3기가와트시(GWh)를 공급하는 약 1조원대 계약 체결을 앞둔 것으로 알려졌다.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SK온은 포드와 합작법인인 블루오벌SK의 켄터키 2공장 가동 계획을 2026년 이후로 연기했다. 아직 정확한 가동 시점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올해 전기차 수요 성장률 둔화 구간에 진입하며 LFP 배터리의 침투율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LFP에 대한 관심은 하반기 저가형 EV 및 ESS 보급 확산에 따라 더욱 상향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K-배터리 3사 모두 중장기적으로 LFP 및 삼원계 기반 저가형 배터리 양산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fgl7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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