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장 뚫린 해상운임…무역업체 83% "물류비 등 경영 부담"

무역업체 573사 설문…선복 확보 차질·컨테이너 부족도 "비용 상승"

5일 부산항 신선대부두와 감만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2024.7.5/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중국발(發) 물량 밀어내기와 홍해 사태 장기화로 글로벌 해상운임이 치솟으면서 국내 수출입기업 10곳 중 8곳이 경영상 어려움을 겪는다는 조사 결과가 14일 나왔다.

한국무역협회(KITA)가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5일까지 무역업체 573사를 대상으로 설문해 이날 발표한 '해상운임 급등 관련 긴급 물류 애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83.3%가 현재 수출입 물류 애로를 겪고 있다고 응답했다.

무역업체들이 느끼는 애로사항은 '물류비 증가'가 40.1%로 가장 많았고, 선복 확보 및 예약 차질(21.5%), 잦은 선박 스케줄 지연 및 변동에 따른 차질(19.8%), 공 컨테이너 부족(11.5%) 등이 뒤를 이었다.

부산항 터미널의 수출 컨테이너 반입허용일 제한(3일)과 잦은 선박 일정 변동이 물류비 부담으로 이어진 것이다. 다수의 수출기업은 터미널 반입 제한으로 컨테이너를 항만 인근 외부 장치장에 보관해야 해 추가 보관료와 상하차 비용, 내륙운송료를 추가 부담하는 실정이다.

무역업계는 해상운임 상승과 물류 불안정이 올 연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응답 기업의 절반가량(46.2%)은 올해 4분기 말까지 해상운임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28.4%는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수출입기업들은 물류 운임 부담 경감 방안으로 '바우처 형식의 물류비 직접 지원'(30.9%)이 가장 필요하다고 꼽았다. '중소기업 전용 선복 제공 및 운임 할인'(23.9%), '항만 인근 물류창고 보관 지원'(19.0%), '물량 동향 정보 적시 제공'(5.2%)도 뒤따랐다.

무협은 HMM과 협력해 해상운임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해상운송 지원사업'을 지난 3월부터 시행 중이다. 연말까지 매주 1000TEU(1TEU는 20피트컨테이너) 규모의 선복을 중소기업을 위해 할당하고 우대운임도 적용한다.

또 '수출입 물류 애로신고센터'를 구축해 물류 동향 모니터링과 정보를 제공하고, 센터에 접수된 무역업계의 애로사항을 정부에 건의하고 있다. 향후 한국해운협회와 협력해 인도‧동남아 노선에 대한 선복 지원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인호 무협 상근부회장은 "물류비 상승 추이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큰 만큼 민관이 힘을 합쳐 어려움을 극복해야 한다"라며 "무역협회는 물류 리스크를 적기에 대응해 수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정부와 함께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dongchoi8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