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지훈이 故이선균에게..."평안했으면"[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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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매력으로 사람 냄새 가득하게 스크린을 채웠다.
배우 주지훈이 딱 그렇다.
주지훈은 '탈출'에서 사고를 수습하기 위해 현장을 찾은 렉카 기사 조박 역을 맡았다.
긴장감 넘치는 전개에서 이기적인 성향으로 자칫 불편한 캐릭터가 될 수 있었지만, 주지훈의 유쾌한 연기가 입혀지면서 동네 친구 같은 사람 냄새나는 캐릭터로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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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 ize 이경호 기자
유쾌한 매력으로 사람 냄새 가득하게 스크린을 채웠다. 배우 주지훈이 딱 그렇다.
주지훈이 영화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이하 '탈출')로 관객들과 만남을 앞두고 있다.
'탈출'은 짙은 안개 속 연쇄 추돌 사고가 일어나고, 붕괴 위기의 공항대교에 풀려난 통제불능의 군사용 실험견들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극한의 사투를 벌이는 사람들의 이야기. 지난 12일 개봉돼 개봉 첫날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주지훈은 '탈출'에서 사고를 수습하기 위해 현장을 찾은 렉카 기사 조박 역을 맡았다. 조박은 인생 한 방을 노리는 인물로, 붕괴 직전의 공항대교 위에서 살아남은 정원(이선균), 정원의 딸 경민(김수안), 양 박사(김희원) 등과 함께 극한의 사투를 벌이게 된다.
긴 머리 휘날리며 툴툴거리며 위기의 순간에도 반려견 조디를 챙기느라 바쁜 조박. 긴장감 넘치는 전개에서 이기적인 성향으로 자칫 불편한 캐릭터가 될 수 있었지만, 주지훈의 유쾌한 연기가 입혀지면서 동네 친구 같은 사람 냄새나는 캐릭터로 만들어졌다. 이런 주지훈을 아이즈(IZE)가 만났다.
-'탈출'에 대한 만족도는 얼마나 되는가.
▶ 저는 만족한다. 저희 영화는 팝콘 무비다. 매력이 있어 좋다. 팝콘 무비로 90점이다.
-'탈출'에서 조박 역을 맡았다. 유쾌하고 코믹하지만, 외적으로는 배우가 망가져야 했다. 혹시 이런 망가짐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가.
▶ 그거는 시선의 차이다. 저는 '망가졌다'라고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외부에서 보면 망가짐일 수 있지만, 그것을 받아들이는 데 거부감이 있는 스타일이 아니다.
-긴 머리 휘날리는 조박. 이 캐릭터의 헤어스타일을 직접 제안했다고 하던데, 이유가 있는가.
▶ 느낌이다. 디테일한 단어로는 표현할 수가 없다. 대본에 주유소가 나오는데, 이게 조박의 주유소가 아니다. 그런데 사장님이 없을 때 고객의 돈을 가로채려고 하고 그런다. 렉카도 나오도. 상상해 보니 이 친구(조박)가 돈이 많을 것 같지 않았다. 남의 돈을 가로채는 등 부정적인 이미지가 있다. 직관적으로 보면, 제가 어릴 때 이런 게 있었다. 가스통 배달 하는 형들이나 학교 안 나오고 주유소에 일하는 형들이 있었다. 또 (학창 시절에) 맥주로 머리를 감고, 과산화수소를 써서 염색하고 그런다. 그게 돈이 없으니까 그런 거다. 그리고 캐릭터의 이기적이란 표현을 구체화하면, 재난 상황에서 봤을 때 조박은 '이건 한 건 하겠네' 이런다. 타인에게 관심이 없고, 장발도 돈이 없어서 아끼는 친구라 귀찮아서 길렀을 거다. 가벼운 상상력이 가미된 것이다.
-극 중 맡은 캐릭터에 대해, 앞서 언론시사회 후 기자간담회에서 '기능적 캐릭터'라고 했다. 이런 표현을 한 이유가 있는가.
▶ 저는 기능적 캐릭터를 좋아한다. 저는 어릴 때부터 취향이 없는 사람이었다. 영화를 한 명의 관객으로 봤다. 제가 무언가를 받아들이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없다. 이 작품에서 한 명의 배우로 쓰임새 있다고 판단이 되면 하는 거다.
-'탈출'에서 불을 내뿜는 장면도 보여줬다. 힘들지는 않았는가.
▶ 힘들었다. 다행히 대본이라는 게 있으니까 알고 들어간다. '이 정도 데미지는 있겠다'를 알고 들어간다. 알고 하는 거랑 모르고 하는 거랑 다르다.
-급박한 순간에도 "조디!"를 외치며 반려견 챙기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동물과 연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에피소드가 있는가.
▶ 요즘은 옛날과 비교하면 굉장히 좋아졌다. 기술적인 부분도 커버할 수 있다. 예전에는 기술이 없으니까 강아지 동선을 찍을 때, 계획한 대로 될 때까지 찍었다. 지금은 안 그런다. 앵글을 쪼개는 방법도 있고, 인형으로 하는 것도 있다. 이번에 조디(강아지)와 똑같이 생긴 인형을 만들었다. 조디는 대부분 촬영에서 가방 안에 들어가 있어야 했다. 클로즈업이 아니면, 70~80%는 인형이었다. 제가 안고 있는 장면에서는 거의 인형으로 촬영했다. 제가 덩치도 크고, 가방 안에 넣고 달려야 했다. 그러면 가방 안에 강아지가 잘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우리도 양반다리를 오래 하면 쥐가 난다. 강아지도 가방 안에서 다리가 눌릴 수 있다. 그래서 그런 거는 확인을 해야 했다. 다칠까 봐 인형을 넣고 했다.
-고(故) 이선균과 호흡은 어땠는지, 둘의 연기는 어떤 차이가 있었는가.
▶ 선균이 형이 조금 더 학문적이다. 저 같은 성격은 '내가 명확히 이해가 안 돼'라고 하면, 이해를 못 하는 거 아닌데, 완벽히 이해가 안 돼도 맥락상 이해가 되면 일단 시도한다. 선균이 형은 디테일하다. 그런 게 리허설 때 차이가 난다. 저는 큰 리허설만 하고, 현장에서 주는 선물 같은 것들을 의지하고 좋아하는 편이다. 예로 상대가 소리 지르는 것을 알았는데도, 진짜로 움찔할 때 그런 모습을 즐기는 편이다. 선균이 형을 그 안에 가둘 수 없다. 서로 성향이 다르고, 장르도 다르고, 상대도 다르니까.
-'탈출'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던 고 이선균. 영화 개봉을 함께하지 못했다. 고인을 향한 마음이 남다를 것 같다.
▶ 저는 형이 평안해지길 빈다. 평안했으면 좋겠다. 그래서 (작품에 대해) 즐겁게 얘기하는 거다. 그런 상상을 해봤다. 이번 일이 아니어도, '혹시 나라면?'. 나라면, 내 동료가 즐거웠으면 좋겠다. 나 때문에 침울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탈출'이 개봉일이 다가오고 있다. 관객들이 선택할 수 있는 추천 포인트가 있다면 무엇인가.
▶ 저희 영화는 팝콘 무비다. 더운 여름에 친구들과 놀러 오셔서 볼 수 있다. 전개도 빠르고 영화적인 쾌감도 뭉쳐놓았다. '(제 생각에는) 관객들이 재미있게 봤으면 좋겠다'라는 점이 다 있다. 즐기려고 마음먹으면 즐길 수 있다. 우리가 원하는 시원한 장면도 있다. 빠른 전개, 위트도 있고, 재미있게 보실 수 있는 요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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