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건전성 '빨간불'…상반기 부실 채권 3.2조 원 털어

김덕현 기자 2024. 7. 14.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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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고물가로 내수 부진이 이어지자 은행에서 돈을 빌리고 제때 갚지 못하는 가계와 기업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5대 은행은 올해 상반기에만 3조 2천억 원이 넘는 부실 채권을 상각이나 매각을 통해 장부에서 털어낸 걸로 나타났습니다.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은 올해 상반기 3조 2,704억 원어치 부실 채권을 상·매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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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고물가로 내수 부진이 이어지자 은행에서 돈을 빌리고 제때 갚지 못하는 가계와 기업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5대 은행은 올해 상반기에만 3조 2천억 원이 넘는 부실 채권을 상각이나 매각을 통해 장부에서 털어낸 걸로 나타났습니다.

경기 회복 속도가 더딘 가운데, 코로나19 대출 상환유예 등으로 가려졌던 부실까지 드러나기 시작하면서 은행권 부실 규모는 당분간 커질 전망입니다.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은 올해 상반기 3조 2,704억 원어치 부실 채권을 상·매각했습니다.

올해 상반기 상·매각 규모는 작년 상반기(2조 2,232억 원)의 1.47배 수준으로, 작년 하반기(3조 2,312억 원)보다도 많습니다.

은행은 3개월 넘게 연체된 대출 채권을 '고정 이하' 등급의 부실 채권으로 분류하고 별도 관리하다가, 회수 가능성이 현저히 낮다고 판단되면 떼인 자산으로 간주합니다.

이후 아예 장부에서 지워버리거나(상각·write-off), 자산유동화 전문회사 등에 헐값에 파는(매각) 식으로 처리합니다.

상각 대상에는 주로 담보가 없는 신용대출 채권이 많고, 매각은 주로 주택담보대출 채권을 중심으로 이뤄집니다.

5대 은행 상·매각 규모는 2022년 2조 3,013억 원에서 2023년 5조 4,544억 원으로 급증했고, 올해에도 계속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빌린 돈을 갚지 못하는 대출자가 많아지자, 은행들이 건전성 관리를 위해 적극적으로 부실 채권 정리에 나선 걸로 풀이됩니다.

실제로 일부 은행은 2022년까지만 해도 분기 말에만 상·매각을 해왔지만, 지난해부터는 분기 중에도 상·매각을 진행했습니다.

지난달 대규모 상·매각 덕에 5대 은행의 6월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한 달 새 다소 낮아졌습니다.

5대 은행의 대출 연체율 단순 평균(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6월 말 기준 0.31%로 집계됐습니다.

한 달 전 5월 말의 0.39%보다 0.08%포인트(p) 내린 수치입니다.

NPL 비율 평균도 한 달 새 0.34%에서 0.29%로 0.05%p 하락했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부실 채권 증감 추이가 드러나는 신규 연체율(해당 월 신규 연체 발생액/전월 말 대출잔액)은 5월 0.10%에서 6월 0.09%로 0.01%p 떨어지는 데 그쳤습니다.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5월 연체율이 0.56%까지 뛰는 등 가계(0.31%), 대기업(0.03%)보다 상황이 나빴습니다.

실제로 1년 전과 비교해봐도 건전성 지표는 나빠졌습니다.

지난해 6월 말 5대 은행 연체율과 NPL 비율 평균은 각각 0.28%, 0.24%로 올해 같은 시점보다 각 0.03%p, 0.05%p 낮았습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연체율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이후 최고 수준"이라며 "고물가, 고금리 기조가 지속하면서 내수가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는 가운데, 가계·기업의 빚 부담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도 "경기 둔화 장기화로 한계 차주가 늘었고, 코로나19 대출 상환유예 종료에 따른 개인사업자 연체율도 높아지는 추세"라며 "코로나19 이후 유예했던 대출채권 만기 도래로 자영업자 등 취약 차주의 다중채무 비율이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은행권은 경기 둔화 압력으로 부실 채권이 당분간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보다 철저한 건전성 관리에 나선다는 계획입니다.

(사진=연합뉴스)

김덕현 기자 dk@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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