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골 대굴욕' 호날두, 루카쿠-블라호비치와 이번 유로 최악의 공격수 선정..."이제 은퇴해" 선배들도 '대혹평'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대굴욕이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대회 최악의 선수로 꼽혔다. 14일(한국시각) 스페인 마르카는 '유로2024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선수 베스트11'을 발표했다. 호날두가 포함됐다. 호날두는 벨기에의 로멜루 루카쿠, 세르비아의 두산 블라호비치와 함께 공격진에 이름을 올렸다.
호날두는 라스트 댄스에 나섰다. 그는 "이번이 의심할 여지 없는 마지막 유로"라고 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변함없는 득점력을 과시한 호날두는 대표팀에서도 꾸준히 득점포를 가동했다. 로베르토 마르티네스 감독의 신임 속 호화군단 포르투갈의 최전방을 책임졌다.
하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호날두는 8강전까지 5경기에 출전해 단 1골도 넣지 못하고 0골 굴욕을 맛봤다. 유일한 소득은 지난 튀르키예와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기록한 도움이었다. 어시스트를 한 호날두는 유로 대회 통산 8번째 도움을 기록했다. 유로2004에서 2도움, 유로2008에서 1도움, 유로2016에서 3도움. 유로 2020에서 1도움, 유로2024에서 1도움을 기록한 호날두는 카렐 포보르스키(체코·8개)와 함께 역대 유로 대회 최다 도움 공동 1위에 올랐다. 이미 14골로 대회 역대 최다 득점 기록을 갖고 있는 호날두는 도움 부문까지 1위에 오르며, 유로 대회 레전드임을 다시 한번 알렸다.
호날두는 지난 경기에서 전무후무한 유로 대회 6회 연속 출전이라는 대기록을 새운 바 있다. 호날두는 골사냥과 함께 우승에 도전했지만, 처참히 실패했다. 슬로베니아와의 16강전에서는 페널티킥 실축 후 눈물까지 흘렸다. 호날두는 프랑스와의 8강전에서도 침묵했고, 결국 포르투갈은 짐을 쌌다.
영국 BBC는 '유로 2024에서 호날두의 통계는 최악이다. 호날두가 메이저 대회 무대에서 득점하지 못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호날두가 계속 뛰는 것은 때로 우스꽝스러워 보인다'라고 평가했다. 호날두의 부진에 선배들도 혹평을 보냈다. 프랑스의 레전드 수비수였던 윌리엄 갈라스는 호날두를 이번 유로2024 최악의 선수로 선정했다. 갈라스는 "호날두가 2026년 월드컵에 나갈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그가 선발일지는 의문이다. 그는 아마도 역사상 유일한 월드컵 6회, 유로 6회 출전 선수로 선수 경력을 마무리하고 싶어할 것"이라며 "호날두는 포르투갈 선발 공격수 자리를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다. 나는 프로로서 그를 사랑하지만, 그는 유로 2024에 최대 실패작"이라고 했다.
알렉스 퍼거슨 전 맨유 감독이 애제자 호날두에 대한 솔직한 심경을 전했다. 퍼거슨 감독은 10대였던 호날두를 영입해, 애지중지 키웠다.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 이른바 윙크 사건으로 전 잉글랜드인의 공분을 샀지만, 그를 아끼고 보호하며 세계 최고의 반열에 올렸다. 퍼거슨 감독의 신뢰 속 호날두는 화려하지만 실속 없는 윙어에서 세계 최고의 골잡이로 변신했다. 퍼거슨 감독의 월드클래스 기준은 높고 까다롭기로 유명한데, 그 중 하나가 호날두다. 둘은 호날두가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한 후에도 끊임없이 서로를 존중하며,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런 퍼거슨 감독도 호날두가 이쯤에서 대표 경력을 마치는 것이 낫다는 의견을 드러냈다. 최근 인터뷰에서 퍼거슨 감독은 "나는 그가 2026년까지 뛰는 모습을 상상할 수 없다"며 "축구는 앞으로 더 빨라지고, 더 역동적으로 변해갈 것이다. 중앙 공격수를 위한 공간이 더욱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여기에 공격수는 나이가 들면 수비수보다 최고 수준의 플레이를 펼치기 어렵다"고 했다. 퍼거슨 감독은 "이제 호날두가 한 두개의 트로피를 추가한다고 해도 큰 의미가 없다. 그는 이미 특별한 커리어를 갖고 있다"고 했다.
한편, 마르카가 선정한 유로2024 최악의 선수 베스트11 허리진에는 도미니크 소보슬라이(헝가리), 세르게이 밀린코비치-사비치(세르비아), 존 맥긴(스코틀랜드)가 뽑혔다. 수비진은 올렉산드르 진첸코(우크라이나), 안드레아스 크리스텐센(덴마크), 지안루카 만치니, 지오반니 디 로렌조(이상 이탈리아)가 선정됐다. 최악의 골키퍼는 크로아티아의 도미니크 리바코비치였다.
호날두가 이런 굴욕에도 계속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싶어한다. 2026년 북중미월드컵 출전에 대한 미련을 여전히 갖고 있다. 호날두는 무수히 많은 트로피를 들어올렸지만 월드컵을 품지는 못했다. 여기에 호날두는 아들과 선수생활을 함께 하는 것을 목표로 삼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번 유로 실패로 계획에 차질이 왔다. 세간의 시선은 그리 곱지 못하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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