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 기대 누르는 '경기둔화' 우려…변동성 커진다[주간증시전망]

이용성 2024. 7. 14.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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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2900선 눈 앞서 꺾여…한 주간 0.18%↓
美 빅테크, 급락 후 반등…'금리 인하' vs '경기 둔화'
변동성 장세 전망…"기업 실적 영향력 높아질 것"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미국의 노동시장이 냉각한 데 이어 인플레이션도 둔화하며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치솟고 있지만, 이와 동시에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도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고 있는 모습이다. 미국의 고용과 물가 둔화세를 두고 시장의 해석이 엇갈리면서다.

금리 인하가 가시화하며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가리라고 예상했던 우리 증시 역시 이 같은 우려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며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증권가에서는 추가 경제 지표를 확인하며 증시의 방향성이 제대로 잡히기 전까지 기업들의 2분기 실적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2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지수가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2900선 목전에 꺾인 코스피…2850선서 ‘등락’

14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주 코스피 지수는 전주 대비 5.23포인트(0.18%) 하락한 2857.00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1일 장중 2896.43포인트까지 오르며 2900선 돌파를 눈앞에 뒀지만, 벽을 넘지는 못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는 2.88포인트(0.34%) 오른 850.37에 마감했다.

국내 증시가 2900선을 눈앞에 두고 상승폭을 반납한 것은 미국의 물가 둔화를 보는 시장의 해석이 엇갈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이 상·하원에 출석해 비둘기파적인 태도를 보였고,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도 예상치를 하회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에 불을 붙였다.

그러나 CPI 발표 이후 그간 상승했던 미국의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을 비롯한 빅테크 기업의 주가가 고점에 도달했다는 인식이 확산하며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졌고 하루 동안 나스닥은 2% 가까이 빠졌다. 주요 빅테크 기업이 가파르게 상승하며 피로감이 누적된데다 급격한 고용과 물가 둔화세가 나타나자, 경기 연착륙이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탓이다. 이튿날 미국 증시는 반등에 성공했지만, 고용과 물가 둔화에 대한 시장의 우려도 여전히 남아 있다.

이하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6월 CPI가 시장 예상보다 빠른 디스인플레이션 진전을 시사했고, 앞서 6월 고용보고서에서는 이전 고용지표들이 하향 조정됐다”며 “금리 인하가 가시화하며 미국 경기에 대한 우려도 함께 확대되고 있다. 최근 실업률뿐만 아니라 일부 경제 지표 부진에 예상을 하회하는 미 내수업체들의 실적 발표가 경기 우려로 이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 국내 증시 변동성 확대 전망…“2Q 실적 영향력 높아질 것”

이처럼 미국의 경기 둔화 우려가 고개를 들며 국내 증시 역시 단기적으로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전망이다.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정작 시장에서는 힘을 쓰지 못하리라는 얘기도 있다. 9월 금리 인하와 연내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시장에 이미 상당 부분 반영된 영향이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강재현 SK증권 연구원은 “물가 지표와 달리 실물 지표들이 부진하다면 그때는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더 커질 수도 있기에 지수가 오를 것이라 확신할 수 없다”며 “한동안은 코스피 지수가 2850포인트 위에서 안착할 수 있을지 테스트하는 과정이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게다가 다음 주에는 금리 인하 기대감을 강화할 수도, 꺾이게 할 수도 있는 다수의 글로벌 경제 이벤트가 기다리고 있다. 먼저 오는 15일(현지시간) 파월 의장의 워싱턴DC 경제 클럽 토론회가 예정돼 있다. 이튿날에는 미국의 6월 소매판매 지수가 발표되고, 17일(현지시간)에는 연준의 베이지북과 유로존의 6월 CPI가 발표된다. 18일(현지시간)에는 유럽중앙은행(ECB)의 기준금리 결정이 나온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국내 증시가 줄타기를 하는 환경 속에서도 버틸 수 있는 기업의 실적에 주목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박석중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출과 내수 디커플링 속 기업의 실적발표 영향력이 높아질 전망”이라고 전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빅테크 위주의 시장 쏠림에 대한 피로도와 경기 침체 논란이 재점화가 된다는 점은 국내 증시의 하락 요인이지만,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강화될 것이라는 점과 기업의 2분기 실적 호조에 대한 기대 등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용성 (utility@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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