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입 베어 무니 눈이 번쩍! 감칠맛 터지는 '여름 멋쟁이' 레시피 [스프]

심영구 기자 2024. 7. 14.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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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카세] 토마토가 선보이는 다양한 맛의 변주 (글 : 정고메 작가)
가리는 것 없이 잘 먹는 내가 유일하게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채소는 바로 '토마토'다. 사실 채식을 하기 전에는 토마토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특히 토마토를 생으로 먹으면 느껴지는 날카로움과 묽은 신맛이 어색하게 느껴졌다.

마치 날것으로 먹으면 안 되는 무언가를 생으로 먹는 느낌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가장 즐겨 먹는 채소를 꼽으라면 토마토를 뽑는다. 토마토를 잔뜩 먹을 수 있는 여름이 기다려지는 이유 중 하나이다.
 
정고메_스프카세_사진 1

지난달 아는 분의 토마토 농장에 방문했다. 하우스에 들어가자마자 토마토 잎의 향기로 가득하다. 토마토 잎 사이로 스치며 걸을 때마다 잎은 더욱 짙은 향기를 내뿜는다. 토마토 열매의 꼭지에서 나는 향과 비슷하지만 그보다 좀 더 상쾌하고 허브에 가깝다. 까끌까끌하고 짙은 초록의 잎에서 나는 풋풋하면서도 거친 향기가 왠지 마음을 차분하게 만든다. 제초제와 화학비료, 농약 없이 친환경으로 재배했다는 토마토를 따서 바로 먹어보았다.

한 입 베어 물자마자 입안 가득한 토마토의 짙은 향기에 눈이 번쩍 뜨인다. 식감은 잘 익은 단감처럼 부드럽고, 짠맛 단맛 신맛이 평소에 먹어왔던 토마토의 두 배로 느껴진다. 모든 맛이 조화롭게 가득 차 있다. 이런 토마토라면 채식하기 전에도 토마토를 좋아했을 것 같다. 게다가 토마토 잎 허브향 가득한 공간에서 바로 먹는 토마토라니, 마트에 플라스틱 상자에 담긴 토마토가 어디에서 왔는지를 강렬하게 각인시켜 주는 경험이었다.

생토마토를 잘 먹게 된 요즘, 토마토를 가장 맛있게 먹는 나만의 방법은 바로 '소금'이다. 슬라이스한 토마토에 소금을 살짝 뿌리거나, 적당한 크기로 썰어서 소금에 버무려 놓으면 토마토가 가진 맛과 향이 2배는 짙어진다. 생토마토의 날카로운 신맛도 둥글게 무뎌져서 먹기에도 편하다. 소금을 살짝 뿌린 토마토는 샐러드, 샌드위치, 오픈 토스트에 제격이다. 특히 두부 마요네즈를 살짝 버무려서 빵 사이에 끼워 먹는 토마토 상추 샌드위치도 자주 해 먹는다. (6월 스프카세 상추 편에 레시피가 수록되어 있다.)
[ https://premium.sbs.co.kr/article/LexRDZsIspa ]

생으로 먹는 것뿐만 아니라 요리에 활용된 토마토는 제각각 다양하게 맛을 살려준다. 볶거나 끓인 토마토가 맛있어지는 이유는 토마토의 아미노산 때문이다. '맛의 원리(최낙언)'에 따르면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은 대체로 분자가 커서 맛으로 느끼지 못하지만, 잘 익은 토마토에는 맛으로 느낄 수 있는 분해된 아미노산인 글루탐산이 59%나 있어서 감칠맛을 강하게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우유가 5%, 다른 채소가 10%인 것에 비하면 토마토는 감칠맛을 위해 존재하는 채소인 셈이다. 서양 요리의 토마토가 기본 재료가 이유인 것도 그 덕분이다.

특히 수프, 소스에 넣어 푹 끓이면 감칠맛이 증폭된다. 그래서 나는 한식 요리에도 곧잘 토마토를 활용하는데, 양념을 털어낸 김치, 양파, 토마토를 넣어 푹 끓이면 스튜 같은 김치찌개를 먹을 수 있고, 라볶이에 넣으면 따로 조미료가 필요 없을 정도로 감칠맛이 도드라진다. 또 고추장과 함께 기름에 볶으면 소고기 볶음고추장 못지않은 맛있는 비건식 토마토 고추장소스를 만들 수 있다.


토마토는 요리에도 요긴하지만 영양도 뛰어나다. 눈이나 피부, 면역력에 좋은 비타민A, 비타민C를 풍부하게 섭취할 수 있고, 칼륨, 인, 마그네슘 같은 무기질도 섭취할 수 있다. 또 토마토를 건강 대표 격 채소로 만들어 준 항산화 성분인 리코펜이 있다. 리코펜은 기름과 함께 섭취하면 흡수율도 좋아져서 올리브유를 뿌려 먹거나 기름에 볶아 먹으면 효율적이다.

만약 하루에 한 끼라도 채식을 실천하고 싶다면 채식 입문용 채소로 토마토를 추천한다. 먹고 싶은 요리에 동물성 재료 대신 토마토를 넣어보자. 토마토의 감칠맛으로 성공 확률을 높인 요리를 만들어 줄 것이라 확신한다. 특히 여름에 해 먹기 좋은 토마토 요리들을 가져왔다. 올여름 토마토의 감칠맛에 푹 빠져보시길.
 

토마토의 숨은 매력을 발견할 수 있는 레시피

1. 두부 카프레제 샐러드

불을 쓰지 않고도 간단하게 해 먹을 수 있는 여름 필수 메뉴, 토마토와 두부를 함께 먹는 카프레제 샐러드다. 보통 카프레제에는 치즈가 기본이지만 두부와 함께 먹어도 충분히 맛있다. 포인트는 두부와 토마토 각각 소금을 뿌려 살짝 간이 배야 하고, 두부는 수분을 제거할수록 모짜렐라 치즈의 단단한 식감에 가까워진다. 여기에 향긋한 바질까지 얹어주면 더할 나위 없다.
 
- 재료: 토마토 1~2개, 두부 2/3모, 바질, 소금 & 후추 약간
- 드레싱: 올리브유 1T, 발사믹 식초 1T
*1T는 밥숟가락을 평평하게 담은 것을 기준으로 했다.

두부는 0.5cm 두께로 썰어 소금을 뿌린 뒤 키친타월에 올려 수분을 뺀다. 토마토는 슬라이스하고 가는소금을 뿌려둔다. 접시에 두부, 토마토를 번갈아 가며 올린 다음 올리브유와 발사믹 식초를 뿌린다. 바질로 장식한다. 발사믹 식초가 없다면 오리엔탈 드레싱을 만들어 뿌려먹으면 좋다. 사과식초1T, 설탕1/2T, 올리브유 1T, 소금 2/3t, 간장4~5방울, 후추를 잘 섞으면 오리엔탈 드레싱 완성.


2. 토마토 라볶이

토마토를 넣으면 토마토의 감칠맛 덕분에 조미료, 설탕량을 줄일 수 있어서 일거양득이다. 자극적인 라볶이가 먹고 싶을 때는 토마토를 넣어보자.
 
- 재료: 라면사리 1개, 떡볶이 떡 1줌(선택), 토마토 1~2개, 양파 1/4개, 양배추 1장, 쪽파 약간, 물 500ml
- 양념: 고추장 1T, 고춧가루 1.5T, 올리브유 1/2T, 라면수프 1T, 설탕 1t, 토마토케첩 1T, 후추 취향껏

양파는 채 썰고, 토마토와 양배추는 적당한 크기의 사각으로 썬다. 쪽파(또는 대파)는 잘게 썬다. 냄비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토마토를 중불로 볶다가 수분이 나올 때쯤 고추장, 고춧가루, 설탕, 양파를 넣고 1분 내외로 타지 않게 약불로 볶는다. 소스가 잘 섞이면 물, 양배추, 라면수프를 넣고 끓인다. 국물이 끓으면 라면 사리와 떡을 넣고 2분 정도 끓인 후 케첩, 후추를 뿌려 마무리한다. 접시에 담고 쪽파를 올린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심영구 기자 so5wha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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