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신과 토사구팽 난무하는 현실, 누구의 이익인지 살피면 보인다 [스프]

심영구 기자 2024. 7. 14.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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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은 상황이어도 사람마다 이익은 다릅니다.

각자의 이익이 다르면 목표도 다릅니다.

나랏일로 확대하면, 군주와 신하의 이익이 다르고, 정파들 각각의 이익이 다르죠.

같은 이익을 추구하는 사람들끼리 연대하면 왕이라도 당할 재간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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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비자-정치적 인간의 우화] 고생은 함께 할 수 있으나 영화는 함께 누릴 수 없다 (글 : 양선희 소설가)
#1
위나라에 사는 부부가 기도를 하였는데 아내가 이렇게 빌었다.
"우리가 무고하게 살도록 해주시고, 삼베 백 필을 벌게 해 주십시오."
이에 남편이 "왜 그리 적게 벌게 해달라고 기도하느냐"고 물었다.
처가 이렇게 대답했다.
"더 많으면 당신이 첩을 사 올 테니까요."

똑같은 상황이어도 사람마다 이익은 다릅니다. 각자의 이익이 다르면 목표도 다릅니다. 남편은 많이 벌어 풍족해지는 게 목표라면, 아내는 남편이 다른 데로 눈을 돌리지 못하고 부지런히 일할 수 있을 정도만 버는 게 목표랍니다. 같은 살림을 하는 부부라도 이렇게 목표가 다른 것입니다. 그래서 동상이몽(同床異夢)이라는 말도 있지요.

모든 분쟁과 갈등은 이런 이익의 서로 다름에서 시작됩니다. 나랏일로 확대하면, 군주와 신하의 이익이 다르고, 정파들 각각의 이익이 다르죠. 같은 이익을 추구하는 사람들끼리 연대하면 왕이라도 당할 재간이 없습니다. 자신에게 유리한 정황을 만들기 위해 적국을 끌어들이는 일도 서슴지 않습니다. 이런 이야기입니다.
#2
노나라의 맹손·숙손·계손이 서로 힘을 합쳐 소공을 협박했고, 마침내 그 나라를 빼앗아 지배하게 되었다. 이처럼 노나라의 세 명문가가 공실을 핍박하자 소공이 계손 씨를 쳤다.
이에 맹손 씨와 숙손 씨가 서로 모의하면서 "구원해야 하는가?" 하였다. 그러자 숙손 씨의 시종이 이렇게 말했다.
"저는 가신입니다. 다른 집안 평안까지 알아야 합니까? 도대체 계손이 있는 것과 없는 것 중 어느 쪽이 우리에게 유리하겠습니까?"
그러자 모두 말했다.
"계손이 없으면 숙손도 없습니다."
그러자 가신이 말했다.
"그렇다면 당연히 구해야 합니다."
그 말에 따라 숙손은 서북쪽으로 들어갔다. 맹손은 숙손의 깃발이 들어가 있는 것을 보고 역시 구하러 왔다. 이들 세 명문가가 하나로 합치니 소공은 이기지 못하고 쫓겨나 건후 땅에서 죽었다.
 
#3
공숙은 한나라 재상이면서 제나라에도 공로가 있었다. 한나라 왕이 다른 신하 공중을 존중했다. 공숙은 왕이 공중을 재상으로 삼을까 봐 두려워 제나라와 한나라가 협약을 맺어 위나라를 치자고 했다.
공숙은 이를 빌미로 안으로 제나라 군사를 끌어들이고, 또 제나라 군사들을 이용해 군주를 협박하였다. 그렇게 함으로써 자기 자리를 지켜냈다.

와신상담(臥薪嘗膽) 월의 구천 스토리는 이미 앞에서도 사례를 들었던 만큼 워낙 널리 알려진 이야기입니다. 오나라 왕 부차가 월나라를 정복하여 월왕 구천이 복속된 후 쓰디쓴 쓸개를 빨아먹으며, 그 괴로움을 기억하고 결국 복수에 성공했다는 이야기입니다. 월 구천과 관련된 이야기에선 또 하나의 유명한 사자성어가 나옵니다. 바로 토사구팽(兔死狗烹)입니다. 이 대목입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심영구 기자 so5wha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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