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尹탄핵청원 청문회` 앞두고 전운 고조

전현희, 김승원, 이건태, 장경태, 이성윤, 박은정 등 야당 법제사법위원회 위원들이 12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 국민청원 청문회 추진과 관련 대통령실에 증인출석요구서 수령을 촉구하며 서울 용산 대통령실을 항의 방문하던 중 경찰과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청원' 청문회를 앞두고 국회에 전운이 드리우고 있다.

청문회를 밀어붙이는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은 채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을 밝히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트를 희석하려는 정략적 의도가 깔려있다고 보고 불참을 예고했다.

민주당 등 야권은 오는 1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 요청' 국민동의 청원과 관련해 1차 청문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야권은 지난 9일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청문회 실시 계획서를 단독으로 의결하고 두 차례에 걸쳐 청문회를 열기로 했다.

19일 예정된 첫 번째 청문회에선 국민 청원에 언급된 5가지 탄핵소추 사유 중 '채상병 순직 사건 수사외압 의혹'을 다룬다. 26일 열리는 2차 청문회는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주가조작 의혹을 주제로 한다.

국민의힘은 이러한 청문회 일정에 대해 '원천 무효'라고 반발하고 있다.

애초 대통령 탄핵 요건에 부합하지 않는 사유를 제시한 국민 청원을 근거로 청문회를 여는 것은 전례가 없다는 것이다.

아울러 법사위에서 야당 단독으로 청문회 실시계획서와 증인 명단을 채택한 것도 헌법과 법률에 어긋난다는 입장이다.

이미 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은 국민대표권, 안건 심의·표결권이 침해됐다며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해놓은 상태다.

국민의힘은 무엇보다 야당의 청문회 강행에는 대통령 탄핵 여론을 부추기는 동시에 이 전 대표의 사법 리스크, 검사 탄핵에 대한 비판을 희석하려는 정략적 의도가 깔렸다고 보고 있다.

국민의힘은 불참하거나, 간사 등 일부가 참석해 청문회의 부당성을 알릴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은 국민의힘 참석 여부와 관계 없이 1차 청문회에서 반드시 채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의 진상을 밝히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민주당은 이미 지난달 23일 야당 단독으로 개최한 채상병특검법 입법 청문회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냈다고 보고 있다. 이번에도 재차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등을 상대로 사건 당시 정황을 추궁하며 그 이상의 성과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이번 탄핵 청원 청문회에는 김 여사 연루 의혹이 제기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공범인 이모 씨가 증인으로 채택된 만큼 이 씨를 상대로 일전을 벼르고 있다.

이 씨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구명을 도왔다는 취지로 말한 통화 녹취가 최근 공개됐기 때문이다.

여야는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청문실시계획서 채택을 위해 16일 열리는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충돌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이 후보자 내정을 '방송 장악용 인사'로 규정하고 24∼25일 이틀간 청문회를 열어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를 비롯한 공영방송 이사 선임 문제를 따진다는 계획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무총리급 후보자 외에 장관 후보자를 상대로 이틀짜리 청문회를 연 적이 없다며 민주당의 요구를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