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인태사령관 "한국 핵잠수함 도입, 필요시 추진할 수 있어"
"중 대만 침공해도 한반도 미군 전력 재배치 계획 없어"
윤 대통령 방문엔 "매우 영광…마우이 산불 지원 감사"
유도로켓 비궁 도입 여부에 "관심 많고, 가능성 열려 있어"
[하와이=뉴시스] 옥승욱 기자 = 사무엘 파파로 미 인도·태평양사령관(대장)이 한국의 전략핵잠수함 도입에 대해 "필요하다면 추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중국과 북한을 포함해 인도-태평양 작전에 전권을 가진 인태사령관이 처음으로 한국의 핵잠 도입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파파로 인태사령관은 지난 11일(현지시각) 미 하와이 히캄 공군기지에서 한국 국방부 기자단과 만나 올해 5월 3일 취임 이후 처음으로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파파로 사령관은 이날 북한의 핵능력 고도화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우리 모두 북한의 비핵화를 바라고 있다. 북한에서 진행되는 핵고도화는 모두에게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잠수함전 관점에서 볼 때 우리의 역량을 결합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을 찾는 것이 동맹국이자 파트너로서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일환으로 미래에는 한국의 전략핵잠수함 도입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파파로 사령관은 "잠수함 작전을 분석한 결과, 그것을(한국의 핵잠 도입이 가장 효율적인 방안이라는 것을) 믿게 된다면 앞으로 추진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로선 이와 관련된 추가적인 발언을 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파파로 사령관은 이어 "우리는 한국과 동등하고 전략적인 파트너로서, 정부 차원의 핵협의그룹(NCG)를 출범했다"며 "NCG를 통해 북한 핵 이슈에 대한 전략적 방안을 찾기 위해 비밀리에 꾸준히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대만 침공에 대한 미군의 대응 방안에 대해서도 밝혔다. 파파로 사령관은 "우리의 동맹은 견고하기 때문에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더라도) 한반도 전력을 재배치할 계획은 없다"면서 "우리가 전투계획을 세운다면, 이는 모든 위협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글로벌 차원의 계획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계획은 인도-태평양 지역을 포함하는 계획"이라며 "우리는 이 계획을 실행하는데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본인이 취임 이후 밝혀온 '지옥도(Hellscape) 계획'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헬스케이프(Hellscape)’는 ‘지옥(hell)과 풍경(landscape)’의 합성어다.
이 계획은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면 미국은 대만과 함께 치명적인 드론 부대를 활용해 중국 계획이 실행되지 못하도록 억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파파로 사령관은 "무인화 능력이 점차 강화되면서 군은 한정된 공간에서도 해상거부작전 및 항공거부작전을 펼칠 수 있다"며 "이는 21세기 전쟁의 하이라이트"라고 했다. 그러면서 "흑해, 우크라이나 전쟁 등에서 보듯이 이를 통해 글로벌 차원의 작전을 배울 수도 있다"며 "향후 (이 계획을) 실행할 수 있으며, 승인되면 대만관계법에 따라 행동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환태평양연합군사훈련(RIMPAC·림팩) 기간 중인 지난 12일(현지시각) 미 하와이 해상 인근에서는 국산 유도로켓 비궁 FCT(Foreign Comparative Test, 해외비교시험)가 미 해상체계사령부(Naval sea systems command) 주도로 실시됐다. 미군은 현재 무인수상정에 비궁을 탑재해 해안 경계태세를 강화하는 방안을 구상 중에 있다.
파파로 사령관은 이번 림팩 계기로 열린 함정 전시회 당시 천자봉함에 올라 비궁에 대한 브리핑을 받는 등 도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는 "비궁은 천자봉함에 승함하고 나서 제일 먼저 눈에 띄였다"며 "우리는 당연히 도입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라이센스 계약으로 도입을 하던, 수출을 하던 그 무기가 우리에게 효과적이고 동맹에 이익을 준다면 추진해야 한다"며 "그렇기 때문에 림팩 기간 비궁 실사를 진행하고, SINK-EX(침몰 훈련)를 실시해 퇴역함정을 타격하는 연습을 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워싱턴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 차 지난 9일 하와이 인태사령부를 찾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감사의 인사도 잊지 않았다.
파파로 사령관은 "미군 전체에서 4성장군이 12%, 작전부대가 70% 속해 있는 인태사령부를 윤석열 대통령이 방문해주셔서 감사하다"며 "하와이를 방문한 것은 매우 전략적이었다고 생각하며, 인태사령부 입장에서는 매우 영광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윤 대통령이) 한미동맹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한번 얘기하고, 푸틴과 김정은의 만남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며 "마우이 대규모 산불 사태 당시 한국이 제일 먼저 200만 달러를 지원해 준 것에 대해 감사를 전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림팩에 참가한 우리 해군의 기여도에 대해 높이 평가하기도 했다.
파파로 사령관은 "2022년 림팩 때 한국은 연합기동부대(CTF)를 지휘했는데 올해는 연합해군구성군부사령관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며 "내후년에는 연합해군구성군사령관을 맡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마다 한국은 점점 더 강한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며 "한국은 이미 인태지역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okdol99@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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