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주' 이종필 감독 "이제훈 전신탈의? 진심으로 과시하고 싶지 않았다" [MD인터뷰②]

강다윤 기자 2024. 7. 14.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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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필 감독. /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마이데일리 = 강다윤 기자] '탈주' 이종필 감독이 극 중 이제훈의 전신탈의 장면 비하인드를 밝혔다.

이종필 감독은 최근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마이데일리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영화 '탈주'(감독 이종필) 개봉을 앞두고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탈주'는 철책 반대편의, 내일이 있는 삶을 꿈꾸는 북한군 병사 규남(이제훈)과 그를 막아야 하는 보위부 장교 현상(구교환)의 목숨을 건 탈주와 추격전을 그린 작품.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시리즈 '박하경 여행기'로 공감과 위로의 메시지를 전한 이종필 감독의 신작이다.

이날 이종필 감독은 "이제훈이 정말 대단한 게 힘들다는 티를 안 낸다. '나는 힘들어요' 이런 이야기를 절대 안 한다. 이를테면 벗는 장면이 짧게 나오지 않나"라며 이제훈을 칭찬하더니, 전신탈의 장면을 예로 들었다.

'탈주'에서 이제훈은 규남의 고난을 표현하기 위해 전신탈의에 나섰다. 아주 짧게 스쳐 지나가는 장면이지만, 이제훈은 이를 위해 체중감량에 나섰다. '탈주'를 찍을 당시 177cm의 이제훈은 몸무게 58~60kg을 유지했다. 그렇게 '굉장히 많이 맞고 쪼그라든' 규남의 모습이 완성됐다.

이 감독은 "콘티를 짜다 '벗어야 할 것 같은데' 싶었다. 그런데 벗는다는 것도 관객을 위한 팬서비스가 아니라 그냥 어떤 인간의 나체를 드러내야 됐다. 짧게라도 발가벗겨진 기분이 필요했는데 '이제훈이 벗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렇게 고민을 하고 있는데 '탈주' 촬영감독님이 전에 이제훈이랑 같이 작업을 한 적이 있다. 그 감독님이 '벗고 안 벗고 가 중요한 게 아니라, 옛날에 벗긴 몸을 촬영해 봤는데 근육 자체가 자본주의 몸'이라고 하시더라"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면서 "이제훈을 만나서 '자본주의 몸이라면서요?' 했더니 '어떤 몸이 필요하시냐' 하더라. 단백질을 먹지 않은 마른 근육이라 했더니 정말 가만히 있다가 '한번 해보겠다' 했다. 그러고 촬영장에 왔는데 딱 그렇게 돼 있었다. 두세 달 만이었다"며 "'힘들다, 배고프다' 이런 이야기 하나도 안 한다. 그냥 돼 있다. 그런 모습이, 이 사람은 정말 감동적인 순간이 많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무척이나 고생하며 만든 몸이건만, 이제훈의 전신탈의 장면은 무척이나 짧게 지나간다. 이와 관련 이 감독은 "진심으로 과시하고 싶지 않았다. 상업적으로 '이 주연배우의 몸을 보세요' 이런 톤으로 영화를 가고 싶지 않았다. 정말 이 사람의 발가벗겨진 상황, 발가벗겨진 느낌이 중요했다. 더 길게 보여주면 뭐랄까 주연배우의 몸을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것 밖에 안된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할 수는 없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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