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운 햄버거 세계에 먹힌다"…'불닭 열풍' 올라탄 K-프랜차이즈

한국맥도날드, 올해 '한국의 맛'으로 진주 고추 크림치즈 버거 출시
'맛있게 매운 맛'으로 해외 역수출까지 노려
'불닭 열풍'에 국내 프랜차이즈업계까지 매운 맛 고추 내세워 인기 편승
"고추장아찌로 한국인의 매운맛 보여줄 것"

지난 10일 강남구 맥도날드 신사점에 진열된 진주 고추 크림치즈 버거. 김기용 기자

한국맥도날드가 올해 '한국의 맛'으로 경상남도 진주산(産) '고추'를 선택했다. '맛있게 매운 맛'으로 국내 소비자 입맛을 잡는 것은 물론 해외로 역수출까지 노리겠다는 각오다. 최근 전 세계를 강타한 불닭볶음면의 '매운 맛' 열풍이 프랜차이즈업계로까지 번지고 있다.

"고추장아찌로 한국인의 매운맛 보여줄 것"

한국맥도날드가 2024년 '한국의 맛'으로 선택한 '진주 고추 크림치즈 버거'와 '진주 고추 크림치즈 머핀'. 김기용 기자

한국맥도날드가 4번째 한국의 맛(Taste of Korea)으로 '진주 고추 크림치즈 버거'를 출시했다. 한국인에게 친숙한 식재료이면서 그 중에서도 깔끔한 매운 맛을 자랑한다는 진주 고추를 활용해 탄생한 메뉴다. 한국맥도날드는 2021년부터 국내산 식재료를 활용해 매년 '한국의 맛'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지난 10일 서울 강남구 맥도날드 신사점에서 열린 진주 고추 크림치즈 버거 시식회를 찾았다. 달콤하면서도 고소한 크림치즈 맛이 느껴지는 순간 입 안에 고추 풍미가 확 번졌다. 고추는 크림치즈 안에 함께 버무려져 있어 매운 맛에 자신 없는 외국인들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시식회를 진행하고 있는 한국맥도날드 대외협력 담당 양형근 이사. 김기용 기자

현장에서 만난 한국맥도날드 관계자는 "고추는 전 세계 인구의 75%가 즐겨먹고 있는 식재료이면서 동시에 한국인의 매운맛을 보여줄 수 있는 음식"이라며 "고추장아찌 맛을 바탕으로 한국의 맛을 표현했고, 대신 크림치즈로 매운 맛을 맛있게 잡았다"고 설명했다.

'까르보불닭' 열풍 봤나?…"해외 맥도날드 연락 기대"

롯데리아 역시 지난달 19일 '롯리단길 프로젝트' 3번째 디저트 메뉴로 '우이락 고추튀김'을 출시했다. 최근 불닭볶음면의 전 세계적인 인기로 'K-푸드'의 저변이 넓어지면서 국내 프랜차이즈업계까지 매운 맛 고추를 내세우며 이번 열풍을 기회로 활용하려는 모양새다.

한국맥도날드는 한국의 맛 햄버거를 해외로 역수출하겠다는 각오다. 시식회에서 만난 한국맥도날드 백창호 팀장은 "진주 지역 농가 분들의 바람처럼 이번 이벤트가 잘 돼서 우리 햄버거가 세계로 나가면 좋을 것 같다"며 "한국에서 출시한 메뉴의 반응이 뜨거우면 해외 맥도날드에서 연락이 와 관련 사안들을 공유하고 검토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 외국인들은 '맛있게 매운 맛'을 찾고 있다. 지난 주 취재진이 서울 명동 일대에서 만난 독일, 인도네시아, 러시아 등 외국인 관광객들은 불닭볶음면 중에서도 하나같이 '까르보불닭'에 열광하고 있었다. 불닭볶음면처럼 무작정 매운 맛이 아닌, 크림 까르보의 영향으로 상대적으로 매운 맛이 중화된, '맛있게 매운 맛'에 빠져 있던 것이다.

러시아에서 친구들과 함께 한국을 찾은 20대 초반 러시아 여성 A씨는 "한국 드라마를 매우 좋아하다보니 한국 음식에도 큰 관심이 생겨 불닭볶음면 종류를 많이 먹었다"면서 "특히 러시아에서는 까르보불닭이 가장 인기가 많은 것 같고, 불닭에 치즈를 추가해서도 많이들 먹는다"고 말했다.

세종대 경영학과 황용식 교수는 "마침 K-푸드 열풍 때문에 우리 업계 입장에서는 해외로 진출할 수 있는 정말 좋은 환경이 조성됐다"면서 "이 기회를 살려 시장을 확장하고 K-푸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니즈(Needs·욕구)를 충족할 수 있게끔 적극적으로 해외로 진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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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기용 기자 kdragon@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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