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⑭ '암흑기 끝' 한국 역도, 박혜정 포함 5명 모두 메달 후보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역도는 1896년 제1회 대회 하계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고, 1920년 제6회 앤트워프 대회부터 현재와 같은 형태로 자리 잡은 '전통의 스포츠'다.
한국 체육사에도 빼놓을 수 없는 종목이다.
한국 올림픽 사상 첫 메달이 역도에서 나왔다.
1948년 런던 올림픽에서 고(故) 김성집 대한체육회 고문이 미들급(75㎏급) 동메달을 따며 한국 체육사에 빛나는 이정표를 세웠다.
김성집 고문을 포함해 한국 역도는 역대 올림픽에서 총 16개의 메달(금 3개, 은 6개, 동 7개)을 수확했다.
이 중 메달 4개(은 2개, 동 2개)는 다른 나라 메달리스트들이 '사후 도핑'에 적발돼 한국이 승계한 것이다.
2016년부터 세계 역도는 '약물 스캔들'에 시달렸다.
올림픽 메달리스트들이 대거 '사후 도핑'에 걸려 메달을 박탈당했고, 국제역도연맹은 '약물의 흔적'을 지우고자 2018년에 체급 체계를 개편했다.
하지만, 여전히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역도에 '정식 종목 퇴출'을 경고하고 있다.
올림픽 정식 종목 체급 수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15개에서 2021년 도쿄 14개로 줄었고, 2024 파리 올림픽에서는 10개로 더 줄어들었다.
파리 올림픽 역도 정식 종목은 남자 5체급(61㎏, 73㎏급, 89㎏급, 102㎏급, 102㎏ 이상급)과 여자 5체급(49㎏급, 59㎏급, 71㎏급, 81㎏급, 81㎏ 이상급)이다.
IOC는 체급별로 12명씩 총 120명으로 최종 엔트리 수를 줄이면서, 나라별로 최대 남녀 3명씩 총 6명의 역사(力士)에게만 출전권을 줘 '도핑 스캔들'의 장본인 중 하나였던 중국의 독주를 사전에 차단했다.
'약물의 시대'에 한국 역도는 '암흑기'를 겪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장미란과 사재혁이 동시에 금메달을 따내며 한국 역도의 전성기를 열었지만, 2012년 런던에서는 '대회 당시'에는 단 한 개의 메달도 얻지 못했다.
런던 올림픽 메달리스트들이 대거 사후 도핑에 걸리면서, 김민재가 2위, 장미란과 전상균이 3위로 승격됐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에서는 윤진희가 동메달 1개를 따냈고, 2021년 도쿄에서는 '노메달'에 그쳤다.
2024년 파리에서 한국 역도는 메달 2개 이상을 노린다.
한국은 여자 81㎏ 이상급 박혜정(21·고양시청), 81㎏급 김수현(29·부산광역시체육회), 남자 73㎏급 박주효(27·고양시청), 89㎏급 유동주(30·진안군청), 102㎏급 장연학(27·아산시청)이 파리 올림픽 출전권을 얻었다.
여자 81㎏ 이상급 박혜정은 '유력한 은메달 후보'다.
이 체급에는 최강자 리원원(중국)이 버티고 있지만, 리원원 외에는 박혜정을 위협할 선수가 없다.
박혜정의 '라이벌'이자 절친한 선배 손영희(제주도청)가 파리 올림픽 랭킹 공동 3위에 오르고도 '나라별 체급당 1명' 규정에 묶여, 파리 올림픽 출전권을 놓쳐 박혜정의 메달 획득 가능성은 더 커졌다.
다른 4명도 '메달 후보'로 분류된다.
전용성 대표팀 총감독은 "파리 올림픽에 출전하는 우리 선수 5명 모두 메달을 노릴만한 기량을 갖췄다"며 "경기 당일, 실수만 범하지 않으면 메달 싸움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저마다 파리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야 할 특별한 이유도 있다.
김수현은 도쿄 올림픽에서 인상 106㎏을 든 뒤, 용상 1차 시기 138㎏과 2·3차 시기 140㎏을 모두 실패했다.
용상 2차 시기에서 바벨을 머리 위로 들었지만, 심판 3명 중 2명이 실패를 의미하는 빨간 버튼을 눌렀다. 팔이 흔들렸다는 지적이 나왔다.
성공 판정이 나왔으면 동메달을 딸 수 있었던 김수현은 '실격 판정'에 눈물을 보였다.
김수현은 "파리에서는 누가 봐도 '성공'이라고 판정할 수 있게 번쩍 들어서, 꼭 메달을 따겠다"고 했다.
2년 전 척추 수술로 장애 5급 판정을 받았던 박주효는 놀라운 회복력으로 첫 올림픽 출전을 확정했다.
그는 "어렵게 얻은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다"고 올림픽 메달 획득을 향한 열망을 드러냈다.
유동주는 세 번째 올림픽을 치른다.
부상 탓에 2016년 리우에서 14위, 2021년 도쿄에서 8위에 그친 유동주는 "남자는 삼세번"이라고 외치며 "파리에서는 후회를 남기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장연학은 파리 올림픽 대한민국 선수단 결단식에서 아내를 향해 "신랑이 꼭 메달 가지고 올게"라고 약속했다.
파리 올림픽 역도는 현지시간으로 8월 7일부터 11일까지 파리 포르트드베르사유 엑스포 전시장에서 열린다.
한국 역도가 역대 올림픽에서 획득한 메달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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