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앱이 신분증된다…공공서비스로 발 넓힌 은행권

김도엽 기자 2024. 7. 14. 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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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하반기에는 은행권 모바일 앱으로 신분증을 대신할 수 있게 된다.

은행권이 고객을 모으기 위해 스포츠, 쇼핑 등 서비스를 앱에 넣는 것 외에도 공공서비스를 강화해서다.

금융권 관계자는 "5대 은행의 앱은 이미 충분히 무겁고 점점 기능이 늘면서 느려지고 있다"며 "공공서비스를 추가하는 것도 자사의 전략과 맞춰서 하지 않으면 고객에게 혼란만 줄 뿐 고객을 모으는 효과가 크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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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상반기 디지털 공공서비스 추가 내역/그래픽=윤선정

올해 하반기에는 은행권 모바일 앱으로 신분증을 대신할 수 있게 된다. 은행권이 고객을 모으기 위해 스포츠, 쇼핑 등 서비스를 앱에 넣는 것 외에도 공공서비스를 강화해서다. '슈퍼앱'을 구축하기 위해 지나치게 많은 서비스가 앱에 탑재되면서 속도 등 편의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 카카오뱅크 앱에서 이르면 연내 '모바일 신분증'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은행 앱만으로 의료기관 이용, 선거 참여, 관공서 방문 등 신분 확인이 가능해진다. 지난달 초 행정안전부는 '모바일 신분증 민간 개방 참여기업'에 국민은행과 농협은행, 카카오-카카오뱅크 컨소시엄 등을 선정했다. 해당 사업에는 5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을 비롯해 주요 은행들이 일제히 참여했으나 상대적으로 고객수가 많은 은행이 선택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은행들은 디지털 분야를 핵심 성장 동력으로 삼고 이른바 '슈퍼앱' 구축에 분주하다. 슈퍼앱의 핵심은 금융서비스 외에도 고객을 끌어들일 다양한 비금융서비스를 함께 제공하는 것이다. 기존에 스포츠 경기 예매, 쇼핑, 길 안내 서비스 외에도 공공서비스로 확장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기존에 제공하던 여행 관련 서비스와 시너지 효과를 기대해 '여권 재발급 신청' 서비스를 추가했다. 전자여권을 한 번이라도 발급받은 적이 있는 18세 이상 국민은 국민은행 앱을 통해서 여권 재발급을 신청하고 원하는 시·군구청 여권민원실에서 수령할 수 있다.

군인 대상 서비스에 힘주고 있는 우리은행은 앱을 통해 병역판정검사를 신청할 수 있게 했다. 아울러 예비군 동원훈련을 조회할 수도 있게 됐다.

신한은행은 자사 앱에 산림청 숲이(e) 예약과 국립생태원 예약을, 신한카드는 분실물 신고 및 조회 서비스를 추가했다.

은행들이 공공서비스를 확대할 수 있는 배경엔 행안부의 공공서비스 개방에 있다. 지난달 행안부는 '2024 상반기 디지털 공공서비스 개방'을 통해 11종의 공공서비스를 민간기업 앱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지난해 최초 시작한 공공서비스 개방 사업을 계속 확대해나갈 계획"이라며 "올 하반기에도 30여가지의 공공서비스를 민간 앱에 추가로 개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공공서비스를 지나치게 은행 앱에 탑재하는 것이 금융소비자의 편의성을 떨어뜨린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5대 은행의 앱은 이미 충분히 무겁고 점점 기능이 늘면서 느려지고 있다"며 "공공서비스를 추가하는 것도 자사의 전략과 맞춰서 하지 않으면 고객에게 혼란만 줄 뿐 고객을 모으는 효과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 하나은행은 이번 상반기 디지털 공공서비스 개방에 참여하지 않았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전자증명서 발급 및 보관 등 주요 공공서비스를 이미 탑재하고 있다"며 "이번에 추가된 서비스들은 하나은행이 추구하는 방향과 다르다고 판단해 신청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도엽 기자 us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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