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맹'이라던 북·중 관계...왜 소원해졌나
[앵커]
그동안 혈맹이라고 강조해온 북·중 관계에 이상 기류가 흐른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군사적 밀착 행보를 이어가는 북한과 러시아의 관계가 북·중 관계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는데, 그 이면을 짚어봤습니다.
이종원 기자입니다.
[기자]
중국 당국은 최근 북한에 자국 내 북한 노동자들의 귀국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대 10만 명가량으로 추산되는데, 북한으로선 주요 외화벌이의 돈줄이 끊길 위기에 처한 겁니다.
중국은 또 얼마 전, 지난 2018년 다롄 해변에 남긴 북중 정상의 발자국 동판을 제거하기도 했습니다.
북한 역시 중국과 일본에 강진이 발생한 올해 초 일본에만 위로 전문을 보낸 데 이어, 최근엔 조선중앙TV 해외송출 위성을 중국에서 러시아로 바꿨습니다.
수교 75주년을 맞은 북중 관계가 심상치 않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인데, 최근 가속화 한 북러 밀착이 우선적인 요인으로 꼽힙니다.
[박원곤/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 : 가장 큰 배경은 북러 간의 밀착을 중국이 매우 불편하게 생각하는 거죠.]
그 이면엔 북중 간 좀처럼 간극을 좁히기 어려운, 이해관계 상충을 지적하는 분석이 나옵니다.
상호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하기 때문이란 건데, 먼저 중국으로선 미국과 유럽 등 서방과의 달라진 관계 설정이 요인으로 꼽힙니다.
경제 정책이 우선인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고리로 서방과 대척점에 선 러시아나 북한과 적당한 거리를 둘 수밖에 없다는 의견입니다.
[조한범/통일연구원 연구위원 : (중국은) 러시아와 가까워지면 유럽 시장이 흔들리고 북한과 친해지면 미국의 공세가 더 심해지는 딜레마에 처해있거든요.]
실제 중국은 '한미일-북중러'와 같은 신냉전 프레임에 대해 기회가 있을 때마다 거부감을 표시해왔습니다.
반면 북한으로선 계속된 대북 제재에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휘청거린 경제난 타결을 위한 선물을 기대했던 중국에 서운함이 컸을 거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북러 간 밀착 역시, 중국을 자극하기 위한 카드로 보는 시각이 존재합니다.
[이동규/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 : 중국이 북한의 입장을 국제사회에서 옹호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그런 경제적인 지원 같은 것을 좀 해주길 바랐던 거 같아요.]
현재 소원해진 북중 관계가 애초 시진핑-김정은 두 정상 간의 신뢰 관계에서 비롯됐다는 시선도 있습니다.
[이동률/동덕여대 중어중국학과 교수 : 중국이 말렸음에도 불구하고 핵실험을 계속했다는 거, 시진핑 정부 들어서 북중 관계는 그때부터 이미 조금 약간 소원해지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북중 관계가 가까운 시일 안에 바뀔 가능성은 크지 않다면서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료 시기가 주요한 변곡점이 될 수는 있다고 전망합니다.
YTN 이종원입니다.
YTN 이종원 (jongw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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