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산 그랜드슬램 V2' 크레이치코바, 윔블던에서 이번 시즌 첫 우승

박성진 2024. 7. 14. 0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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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라 크레이치코바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올해 윔블던의 여제는 바보라 크레이치코바(체코, 32위)였다. 크레이치코바가 자스민 파올리니(이탈리아, 7위)를 꺾고 2024 윔블던 여자단식 정상에 올랐다. 이번 시즌 첫 우승으로 2021년 프랑스오픈 이후 3년 만에 그랜드슬램 정상 탈환이다. 다음 주 발표될 WTA 세계랭킹은 10위까지 수복한다. 

크레이치코바는 13일, 영국 런던 올잉글랜드클럽 센터코트에서 열린 여자단식 결승전에서 파올리니를 6-2 2-6 6-4로 제압했다. 경기 시간은 1시간 56분이 소요됐다.

윔블던 우승을 향한 크레이치코바의 집중력은 1세트에 대단했다. 파올리니의 서브권으로 세트를 시작했지만 크레이치코바가 첫 게임부터 브레이크하며 분위기를 주도했다. 

특히 크레이치코바는 1세트 21번의 첫서브 기회 중 19번이나 성공시키는 엄청난 집중력을 보여줬다. 크레이치코바의 1세트 서브게임은 순식간에 끝난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파올리니가 아무 것도 하지 못했다. 크레이치코바는 1세트 추가적인 브레이크까지 성공하며 6-2로 끝냈다.

1세트 서브게임 상황별 포인트
크레이치코바 vs 파올리니

크레이치코바 서브게임 시 = 17 : 4
파올리니 서브게임 시 = 16 : 15
전체 = 33 : 19

올해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파올리니의 집념도 만만치 않았다. 1세트 종료 후 토일렛 브레이크를 사용한 파올리니는 4강전과 유사하게 2세트부터 상대 선수의 흐름에 적응했다. 경기 분위기는 1세트의 정반대였다. 크레이치코바의 서브게임 집중력은 1세트만 못한 반면, 파올리니는 2세트 초반 첫 리턴게임을 브레이크하며 분위기를 주도했다. 결국 세트올이 되며 코트 분위기는 더 달아올랐다.

2세트 서브게임 상황별 포인트
크레이치코바 vs 파올리니

크레이치코바 서브게임 시 = 11 : 13
파올리니 서브게임 시 = 8 : 18
전체 = 19 : 31

양 선수의 집중력은 3세트에 대단했다. 컨셉은 분명했다. 공격력이 우위에 있던 크레이치코바는 더 강하게 밀어 부쳤고, 수비력이 나았던 파올리니는 더욱 빠르게 대응했다. 서로의 서브게임을 지켜내며 팽팽한 접전을 이어가던 3-3 상황에서 변수가 나왔다. 듀스 접전 끝에 파올리니가 게임을 내줬다. 마지막 루징 포인트는 더블폴트였다. 이날 경기 파올리니의 유일한 더블폴트였는데 하필 이때 나왔다.

리드를 잡은 크레이치코바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5-4로 앞선 본인의 서빙 포 더 매치에서 결국 경기를 끝냈다. 2차례 브레이크포인트 위기를 맞기도 했으나 '복식 커리어 그랜드슬래머'답게 환상적인 네트 움직임으로 파올리니에게 추가적인 기회를 내주지 않았다.

결국 마지막 서브가 사이드라인 쪽 구석에 강하고 정확히 떨어졌고, 파올리니의 대응이 아웃이 되며 크레이치코바의 서브 포인트로 끝났다. 올해 윔블던 여자단식의 마지막 랠리였다.

크레이치코바는 이번이 그녀의 올해 첫 우승이다. 작년 지속적인 상승세를 유지했고, 특히 하반기 WTA 엘리트 트로피 대회에서 우승하며 2023년 연말 세계랭킹을 10위로 마감했던 크레이치코바인데, 올해는 허리부상으로 영 신통치 않은 모습을 보여왔다. 윔블던을 앞두고 발표된 세계랭킹에서는 톱 30위 밖으로 쫓겨나며 이번 대회에서 겨우 시드를 받을 수 있었다.

크레이치코바의 올해 부문별 순위 
(오늘 경기 포함, WTA 투어 10경기 이상)

다전 : 23전 / T-64위
다승 : 14승 / T-42위
승률 : 60.87% / 19위
평균 세트 : +0.43 / 18위
평균 게임 : +0.70 / 48위

이번 대회 직전 시즌 성적이 7승 9패에 불과했던 크레이치코바이지만 윔블던 우승으로 이번 시즌의 평가를 뒤집었다. 현재까지 '인생은 한 방'이라는 타이틀에 올해 가장 잘 어울리는 여자 선수는 크레이치코바다.

파올리니는 아쉽게 됐다. 2016년 세레나 윌리엄스 이후 8년 만에 프랑스오픈과 윔블던에서 연속으로 결승에 오른 여자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세레나는 당시 프랑스오픈 준우승의 아쉬움을 윔블던 우승으로 달랬었다. 하지만 파올리니는 이번 윔블던에서도 준우승에 그치며 세레나의 전철을 재현하지 못했다. 생애 첫 그랜드슬램 타이틀을 잡을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이번에도 코 앞에서 놓치고 말았다. 프랑스오픈 결승에서는 이가 시비옹테크(폴란드, 1위)에 아무것도 해보지 못하고 패했다면, 이번 윔블던에서는 더블폴트로 본인의 기회를 놓쳐 아쉬움이 더했다. 

파올리니의 올해 부문별 순위 
(오늘 경기 포함, WTA 투어 10경기 이상)

다전 : 40전 / 8위
다승 : 29승 / 7위
승률 : 72.50% / 6위
평균 세트 : +0.80 / 6위
평균 게임 : +2.73 / 6위

파올리니는 제시카 페굴라(미국)를 밀어내고 다음 주 세계 5위까지 오른다. 윔블던 결과가 반영될 다음 주 세계랭킹은 변동 폭이 클 것으로 보인다. 작년 우승, 준우승자였던 마르케타 본드로우쇼바(체코, 1회전 탈락), 온스 자베르(튀니지, 2회전 탈락)는 10위 밖으로 쫓겨나는 것이 확정됐다. 대신 다니엘 콜린스(미국)와 크레이치코바가 톱 10에 복귀한다.

다음 주 WTA 세계랭킹 톱 10
01. 이가 시비옹테크
02. 코코 고프
03. 아리나 사발렌카
04. 엘레나 리바키나
05. 자스민 파올리니
06. 제시카 페굴라
07. 정친원
08. 마리아 사카리
09. 다니엘 콜린스
10. 바보라 크레이치코바

글= 박성진 기자(alfonso@mediaw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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