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까지 단 한 방으로 충분했다…대타 역전 3점포! 오재일 "기회 올 거라 생각, 6회부터 준비했다" [MD부산]
[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기회가 올 것이라 생각하고 6회부터 준비했다"
KT 위즈 오재일은 1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팀 간 시즌 10차전 원정 맞대결에 대타로 출전해 1타수 1안타(1홈런) 3타점 1득점으로 활약, 팀의 역전승과 위닝시리즈를 이끌었다.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으나, 주인공이 될 때까지는 단 한 방이면 충분했다. 오재일이 모습을 드러낸 것은 1-2로 근소하게 뒤진 7회초 1사 1, 3루. KT가 오재일을 대타 카드로 꺼내자, 롯데는 진해수를 투입하며 맞불을 놨는데, 미소를 지은 쪽은 KT였다. 오재일은 0B-2S의 매우 불리한 카운트에 몰린 상황에서 진해수의 3구째 133km 슬라이더가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로 몰리자 이를 용납하지 않았다.
오재일이 친 타구는 방망이를 떠남과 동시에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을 정도로 잘 맞았고, 무려 167.5km의 속도로 뻗어나간 타구가 125m를 비행한 뒤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역전 스리런홈런으로 연결됐다. 올 시즌 KBO리그 13번째, KBO 통산 1045번째, 오재일의 개인 통산 8번째 대타 홈런. 이 한 방으로 KT는 4-2로 단숨에 경기의 흐름을 바꿔놓았고, 경기 막판 치열한 공방전 속에 6-3으로 승리했다.
경기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난 오재일은 "오늘 푹 쉬다가 역전을 해서 기분이 좋다. (슬라이더) 구종을 노리고는 있었는데, 카운트가 몰리면서 노림수를 가져갈 순 없었다. 그런데 실투가 들어오게 됐고 '놓치지 말자'는 생각이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진해수의 3구째에 대한 물음에는 "공 한 개 정도는 빼고 승부를 들어올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나는 실투라고 느껴졌다"고 미소를 지었다.
오재일 방망이의 스윗스팟에 맞은 타구는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을 정도로 잘 맞았지만, 막상 오재일은 긴장을 했었다고. 그는 "사직구장의 펜스가 높고, 혹시 몰라서 치자마자 빨리 뛰었다"며 "지금 타격감이 올라오고 있는 상황인데, 오늘 오랜만에 홈런까지 쳐서 앞으로 더 좋아질 것 같다. 대타는 준비를 하고 있었다. 우리가 1점 지고 있었고 충분히 나갈 수 있는 상황이 올 것이라는 생각에 6회부터 준비를 했었다. 상대 투수가 바뀐 것까지 생각대로 됐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KT에게 롯데전은 매우 중요한 경기였다. 자칫 순위가 뒤바뀌면서 다시 하락세를 탈 수도 있었던 까닭. 하지만 연이틀 자멸하는 롯데를 잡아내면서 5강권 진입 가능성을 드높였다. 오재일은 "팀이 상승세인데 오늘까지 이기면서 계속 위닝을 이어갈 수 있었다. 오늘 초반에 조금 어려운 분위기였지만, (엄)상백이가 잘 던져줘서 역전을 할 수 있었다"고 기뻐했다.
이강철 감독은 13일 경기에 앞서 문상철과 오재일을 모두 기용하고 싶지만, 포지션이 겹치는 것에 대한 고충을 드러냈다. 이를 들은 오재일은 "나도, (문)상철이도 잘 쳤으면 좋겠다. 대타로 나가든, 주전으로 나가든 개인적인 욕심은 없다. 오늘처럼 한 타석이라도 팀이 이기면 그걸로 만족한다"며 "서로 잘하면 시너지 효가가 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KT로 이적한 뒤 정신없는 시간들을 보냈던 오재일은 올스타 브레이크 때 휴식도 취하면서 이제는 팀에 완벽하게 녹아들었다. 그는 "정신 없이 지내다 보니 재정비를 할 시간이 필요했는데,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면서 마음이 더 편해졌다. 그리고 이제 팀에 대한 적응도 마쳤다"고 말했다. 오재일의 성적과 함께 KT의 성적이 덩달아 좋지는 중이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