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율 고공행진' 두산 허경민 "안경이 아니라 이영수 코치님 덕분입니다"
[서울=뉴시스] 김희준 기자 = 올 시즌 뜨거운 타격감을 자랑 중인 두산 베어스 베테랑 타자 허경민(34)이 이영수 타격코치에게 공을 돌렸다.
두산은 13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2024 신한 쏠뱅크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8-4로 승리했다.
지긋지긋한 삼성전 6연패를 끊는 승리였다. 48승 2무 41패가 된 두산은 여전히 3위지만, 2위 삼성(47승 2무 40패)와 승차를 지웠다.
승리의 중심에 허경민이 있었다. 두산의 2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한 허경민은 4타수 4안타 4타점 1득점을 불꽃타를 휘둘렀다. 볼넷 1개까지 더해 전 타석 출루에 성공했다.
첫 타석부터 쾌조의 타격감을 자랑했다.
1회말 무사 1루 상황에 첫 타석을 맞은 허경민은 좌전 적시 2루타를 뽑아내 두산에 선취점을 선사했다.
두산은 이후 김재환의 우월 3점포가 터지면서 4-0으로 앞서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2회 두산에 추가점을 안긴 것도 허경민이었다. 두산은 2회말 전다민, 정수빈의 연속 볼넷으로 무사 1, 2루를 일궜다. 허경민은 우전 안타를 때려 2루 주자를 홈으로 불렀다.
4회말 1사 1루에서 볼넷으로 걸어나갔던 허경민은 두산이 5-4로 앞선 6회말 무사 2루에서 내야안타를 쳐 추가점을 발판을 만들어줬다. 이어진 무사 1, 3루에서 헨리 라모스가 병살타를 쳤지만 3루 주자 정수빈이 득점하면서 두산은 추가점을 뽑는데 성공했다.
두산이 근소한 리드를 지키던 8회에도 허경민이 해결사로 나섰다.
두산은 8회말 조수행의 내야안타와 정수빈의 볼넷, 더블스틸로 1사 2, 3루 찬스를 일궜다.
뒤이어 타석에 들어선 허경민은 삼성 불펜 투수 김대우의 슬라이더를 노려쳐 2타점 중전 적시타로 연결했다.
허경민이 한 경기에 4타점을 올린 것은 지난해 8월 11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 이후 338일 만이다.
경기 후 삼성전 6연패 탈출을 반긴 허경민은 "솔직히 한 팀에 계속 진다는 것은 선수 입장에서 썩 기분이 좋지는 않다. 특정 팀을 상대로 밀리고 있어서 이번 시리즈에 오기 전부터 모든 선수들이 승리에 대한 갈망이 컸다"며 "내일 경기도 이겨서 위닝 시리즈를 만들겠다"고 전했다.
"4타점을 언제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고 한 허경민은 "앞선 타자들이 출루를 잘 해주고, 8회에는 (조)수행과 (정)수빈이가 멋진 도루를 해줘 마음 편하게 타석에 임했다"고 동료들을 추켜세웠다.
8회 적시타 상황에 대해 허경민은 "야수진이 전진 수비를 하는 것을 보고 스트라이존을 넓게 보려고 했다. 김대우 선배 공을 잘 쳤던 기억은 없는데, 오늘 기세가 좋아서 공만 맞히면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강한 타구가 나오면서 안타로 연결됐다"고 돌아봤다.
올 시즌 허경민은 타율 0.353(272타수 96안타) 6홈런 46타점 50득점에 OPS(출루율+장타율) 0.903으로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타율 부문에서 5위를 질주 중이다.
허경민은 "이영수 타격코치님이 정말 많이 도와주신다. 내가 잘되고 있는 것은 안경이 아니라 이영수 코치님 덕분"이라며 "타석에서 생각이 많은 선수인데 이영수 코치님과 겨울부터 많은 대화를 하면서 바뀌었다"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이영수 코치가 때로는 '대충 치라'고 한다는 것이 허경민의 전언이다. 그는 "타석에서 틀에 갇혀있을 때가 많았다. 그러니 코치님이 오히려 대충 친다고 생각하라 하신 것"이라며 "가지고 있는 좋은 것을 잘 활용하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신다"고 소개했다.
허경민은 "프로 데뷔 이후 그런 이야기를 많이 들었지만, 코치님의 설명법이 나의 귀에 잘 들어오는 것 같다"면서 "올해 느끼는 부분을 더 빨리 알았더라면 좋았겠다는 생각도 든다"고 덧붙였다.
고타율을 기록 중이지만 올 시즌에 아쉬움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허경민은 5월 15일 주루 플레이 중 오른 어깨를 다쳐 1군 엔트리에서 빠졌고, 보름 만인 6월 1일 복귀했다.
허경민은 "건강하게 풀타임을 뛰는 것이 시즌 전 목표였다. 2주를 빠진 탓에 나의 시즌은 솔직히 성공이라고 하기는 어렵다"고 짙은 아쉬움을 표했다.
그러면서도 허경민은 "남은 경기에서 최대한 빠지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 그게 앞으로 남은 시즌 나의 목표"라고 각오를 드러냈다.
☞공감언론 뉴시스 jinxij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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