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년만에 폭우 부른 ‘띠 장마'의 정체… 기상청도 예보 ‘두 손’ [날씨+]
“폭 좁아질수록 강수 강도는 강해져”
지난 10일 새벽 전북 군산에 비가 무섭게 내렸습니다. 공식기록은 시간당 최다강수량이 131.7㎜(오전 1시 42분∼2시 42분)인데요, 비공식기록으로는 9일 오후 11시 51분부터 10일 오전 0시 51분까지 군산 어청도에 시간당 최다강수량이 146.0㎜로 관측됐습니다. 비공식기록이라 하는 이유는 지정된 기후관측지점이 아닌 자동기상관측장비(AWS)로 관측한 값이라 그렇습니다. 군산 안에서도 AWS로 날씨를 기록하는 지점은 6개인데 그중에 ‘공식기록’으로 인정하는 곳은 한 곳입니다.
비공식기록으로 집계된 시간당 최다강수량이 더 많다고 해서 공식기록으로 인정된 강수량이 적은 비였던 것은 절대 아닙니다. 1995년부터 올해까지 30년 동안, 우리나라에 비가 가장 많이 내리는 6∼8월에 군산에 시간당 강수량이 100㎜를 넘었던 날 자체가 지난 10일이 처음입니다. 10일 일 강수량은 209.5㎜인데 200㎜는커녕 일 강수량 자체가 130㎜를 넘는 날이 채 20일이 안 됩니다. 일 강수량이 130㎜를 넘은 날도 1995년에 1번, 1998년에 1번, 2000년에 1번, 2005년에 2번 있던 후로는 모두 2010년 이후입니다.
이렇게 띠처럼 남북으로 좁은 장마가 내리는 원인은 명확합니다. 바로 저기압 때문입니다. 여름철 남쪽에서 확장하는 북태평양고기압과 북쪽에서 내려오는 상대적으로 차고 건조한 공기의 경계면에 발달하는 정체전선에 저기압이 합류하면 정체전선 폭을 더 좁게 만들고 그럴수록 강수 강도는 더 강해집니다. 저기압은 회전 방향에 따라 위쪽에 있는 상대적으로 건조한 공기는 끌어내리고 아래에 있는 따뜻하고 습한 공기는 끌어올리는데, 그럴수록 정체전선은 남북으로 압축되는 탓입니다.
사실 저기압은 늘 장마 때마다 비가 내리는 데 영향을 미쳐왔습니다. 다만 문제는 이 저기압이 점점 더 힘이 세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온도가 오를수록 저기압은 수증기와 열에너지를 쉽게 공급받을 수 있습니다. 장 교수는 “서해가 전 지구 해역 중 굉장히 따르게 온난화가 되고 있는 해역”이라며 “현재까지 추이를 보면 저기압으로 강수 강도가 점점 강해지는 패턴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박유빈 기자 yb@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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