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드디어 편히 잔다!' 두산, 삼성전 6연패 극적 탈출…'원태인 헤드샷 퇴장→시라카와 3⅔이닝 강판' 다사다난했다[잠실 게임노트]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두산 베어스가 삼성전 6연패 늪에서 힘겹게 벗어났다.
두산은 13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팀간 시즌 11차전에서 8-4로 이겼다. 3위 두산은 지난 5월 1일 잠실 경기부터 이어진 삼성전 6연패 사슬을 끊고 시즌 성적 48승41패2무를 기록했다. 올 시즌 삼성 상대 전적은 2승9패가 됐다. 2위 삼성은 최근 3연승을 마감하고 47승40패2무를 기록했다. 두 팀은 경기차가 없어진 상태로 14일 주말 3연전의 마지막 경기를 치르게 됐다.
두산은 정수빈(중견수)-허경민(3루수)-헨리 라모스(우익수)-양의지(포수)-김재환(지명타자)-양석환(1루수)-강승호(2루수)-박준영(유격수)-전다민(좌익수)으로 선발 라인업을 짰다. 선발투수는 시라카와 케이쇼였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삼성전 연패 탈출 의지를 다졌다. 이 감독은 "승리가 절실하지만, 삼성뿐만 아니라 모든 팀들과 해도 재수가 좀 안 풀리고 조금 꼬이는 경기가 많다. 빨리 승리해서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어차피 선수들은 최선을 다하고 있고, 뭔가 선수들도 아마 꼬인다는 느낌이 들 것인데 패배는 잊고 오늘 또 새로운 날이니 새로운 분위기로 경기를 했으면 한다. 시라카와가 새로운 기운을 주길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은 류지혁(지명타자)-이재현(유격수)-구자욱(좌익수)-강민호(포수)-이성규(우익수)-김영웅(3루수)-박병호(1루수)-안주형(2루수)-김지찬(중견수)으로 맞섰다. 선발투수는 원태인이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타자도 그렇고 투수들도 그렇고 두산이랑 하면 뭔가 활기차고 잘 풀리는 것 같다. 심리적인 것도 분명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도 상대했을 때 좀 힘겨워하는 그런 팀들이 분명 있다. 두산도 우리를 만났을 때 좀 그런 것 같고, 우리도 두산을 만났을 때 잘 풀릴 것 같고 자신감 있고 심리적으로 위에 있다는 생각이 있다 보니까 또 자연스럽게 잘 풀어 나가고 그런 점이 분명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프로는 냉정하니까. 잡을 때는 또 확실하게 잡고 가야 하지 않겠나. 마지막에 또 1승이 있냐 1패가 있냐 그게 또 엄청 차이가 크기 때문에 어떻게 해서든 이길 수 있을 때 확실히 이기고 가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두산은 선발투수 시라카와 케이쇼가 기대만큼 투구를 펼쳐주진 못했다. 두산은 부상으로 이탈한 브랜든 와델의 대체 외국인으로 지난 10일 시라카와와 총액 400만엔(약 3400만원)에 계약했다. 두산은 최소 5이닝을 버티는 선발투수가 되는 것 딱 하나만 바랐는데, 두산에서 데뷔전은 실책이 겹친 여파로 무너지면서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시라카와는 3⅔이닝 83구 3피안타 6사사구 3탈삼진 4실점(2자책점)에 그쳤다.
시라카와 강판 이후로는 이영하(1⅔이닝)-홍건희(⅔이닝)-이병헌(1⅓이닝)-최지강(1이닝)-김택연(1이닝)이 무실점으로 이어 던지면서 승리를 이끌었다.
타선에서는 허경민의 방망이가 가장 뜨거웠다. 4타수 4안타 1볼넷 4타점 맹타를 휘둘렀다. 김재환은 4타수 2안타(1홈런) 3타점을 기록했다.
삼성은 선발투수 원태인이 1이닝을 채우기도 전에 조기 강판하는 변수가 생겼다. 1회 2사 후에 강승호에게 헤드샷을 던져 퇴장 명령을 받은 것. 원태인은 ⅔이닝 23구 3피안타(1피홈런) 2사사구 4실점에 그치면서 시즌 5패(7승)째를 떠안았다. 최채흥(2⅓이닝 1실점)과 황동재(2이닝 1실점)가 롱릴리프로 임무를 잘 해내면서 두산과 팽팽한 접전을 펼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줬지만, 경기를 뒤집기는 역부족이었다.
두산 타선은 1회에만 4점을 뽑으면서 필승 의지를 보였다. 선두타자 정수빈이 우전 안타로 출루한 뒤 허경민이 좌익수 왼쪽 적시 2루타를 날려 빠르게 1-0으로 앞서 나가기 시작했다. 1사 후에는 양의지가 볼넷을 얻어 1, 2루 기회로 연결했고, 김재환이 우월 3점 홈런을 날려 4-0이 됐다. 볼카운트 1-1에서 원태인의 체인지업이 한가운데로 몰린 걸 놓치지 않았다. 김재환의 시즌 17호포.
2사 후 삼성에 변수가 생겼다. 원태인이 강승호에게 1, 2구 스트라이크를 잡고 이닝을 매듭지을 수 있었던 상황에서 3구째 직구가 강승호의 헬멧 방향으로 향했다. 다행히 강승호는 충격이 크지 않았는지 덤덤하게 1루로 걸어나갈 준비를 했다. 포수 강민호는 곧장 강승호에게 다가가 몸 상태가 괜찮은지 확인했으나 '괜찮다'는 매우 덤덤한 반응을 보였다.
원태인은 1루로 걸어가는 강승호에게 모자를 벗어 인사하면서 사과의 뜻을 전달했다. 주심은 규정에 따라 원태인에게 퇴장을 명령했고, 삼성은 급히 불펜에서 최채흥을 준비시켜 마운드에 올렸다. 최채흥은 다음 타자 박준영을 유격수 땅볼로 돌려세우면서 급한 불을 껐다.
두산은 2회 추가점을 뽑았다. 선두타자 전다민이 볼넷으로 걸어나간 뒤 최채흥의 폭투에 2루를 밟았다. 이어 정수빈까지 볼넷을 얻어 무사 1, 2루가 됐고, 허경민이 우전 적시타를 날려 5-0이 됐다. 라모스가 유격수 병살타, 양의지가 3루수 땅볼에 그치면서 빅이닝을 만들지 못한 건 아쉬움으로 남았다.
시라카와는 무려 5점 리드를 안고도 제구 난조로 애를 먹었다. 2회초 선두타자 김지찬을 볼넷, 1사 후에는 이재현을 볼넷으로 내보냈다. 1사 1, 2루에서 구자욱이 1루수 땅볼로 출루하면서 2사 1, 3루가 됐고, 구자욱이 다음 강민호 타석 때 2루를 훔치며 시라카와를 더 압박했다. 결국 강민호에게 좌전 2타점 적시타를 허용해 5-2로 쫓겼다.
4회초에는 두산 내야수들의 잇따른 실책에 무너졌다. 1사 후 김영웅을 1루수 땅볼 포구 실책으로 내보내자 박병호에게 좌전 안타를 내주며 흔들렸다. 1사 1, 2루에서 안주형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고, 김지찬까지 유격수 땅볼로 돌려세우며 스스로 고비를 넘기는 듯했다. 그러나 김지찬의 타구를 유격수 박준영이 포구 실책을 저질렀고, 그사이 2루주자 김영웅이 3루를 돌아 홈까지 전력질주해 득점해 5-3으로 좁혀졌다.
2점차까지 좁혀지자 시라카와는 더더욱 영점을 잡지 못햇다. 2사 1, 2루에서 류지혁을 볼넷으로 내보내고, 만루에서는 이재현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해 5-4가 됐다. 결국 두산은 후반기 4경기 연속 선발투수 조기 강판을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 공을 이어 받은 이영하가 계속된 2사 만루 위기에서 구자욱을 3루수 땅볼로 처리해 추격을 막았다.
두산은 6회말 2점차로 달아나면서 조금이나마 안심할 수 있는 거리를 확보했다. 선두타자 정수빈이 중전 안타로 출루한 뒤 2루를 훔쳤고, 허경민이 2루수 앞 내야안타로 출루하면서 무사 1, 3루 기회를 잡았다. 삼성은 황동재에서 최지광으로 마운드를 교체했고, 라모스가 2루수 병살타로 물러나면서 흐름이 끊겼으나 3루주자 정수빈이 득점해 6-4로 도망갔다.
두산은 8회말 추가점을 뽑으면서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조수행과 정수빈 등 두산 육상부의 주역들이 빛난 순간이었다. 선두타자 조수행이 투수 맞고 굴절된 3루수 내야안타로 출루한 가운데 2루까시 훔치면서 무사 2루를 만들었다. 1사 후에는 정수빈에 볼넷을 얻어 1사 1, 2루로 연결됐고, 다음 허경민 타석 때는 조수행과 정수빈이 더블스틸에 성공해 2, 3루가 됐다. 삼성은 조수행의 3루 도루 세이프와 관련해 비디오판독을 요청했으나 원심이 유지됐다. 삼성 내야는 전진수비를 하면서 한 점도 내주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는데, 허경민은 중전 2타점 적시타를 날리면서 8-4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점수차는 벌어졌으나 두산은 9회 마무리투수 김택연을 마운드에 올렸다. 김택연은 선두타자 이재현을 루킹 삼진으로 잡고, 구자욱을 좌익수 파울플라이로 처리했다. 이어 강민호의 타구가 2루수 앞에서 크게 튀어오르는 바람에 우전 안타를 내주긴 했지만, 이성규를 3루수 땅볼로 잡으면서 경기를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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