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흐르고 불면 시달려”…시민 덮친 참사 트라우마

신현욱 2024. 7. 13.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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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16명의 사상자를 낸 시청역 역주행 사고가 발생한 지 열흘 넘게 지났는데요.

사고 현장은 일상을 되찾았지만, 인근 상인들과 직장인들은 여전히 사고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신현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순식간에 희생자들의 목숨을 앗아간 사고 차량.

자신의 가게 바로 앞에서 일어난 참사에, 박평국 씨는 잠을 이루기 힘듭니다.

[박평국/인근 상인 : "영업이 끝나고 혼자 밖에 나가지 못하고 있어요. 그 상황이 눈에 선해가지고. (자다가) 눈 뜨면 1시, 또 자다가 깜짝 깜짝…."]

6년째 운영하는 호프집엔 손님들의 발길이 부쩍 줄었고, 불쑥 떠오르는 사고의 충격은 박 씨를 아직도 괴롭힙니다.

[박평국/인근 상인 : "(행인들이)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이 집이라고 이렇게 하고 그런 걸 볼 때 너무 속이 상해. 할 일 없이 맹하니 있다 보면 그 생각이 또 부릅부릅 나고…."]

40년째 시청역 인근에서 노점을 운영하는 손하자 씨.

참사 소식을 듣고 일손이 잡히지 않습니다.

[손하자/인근 상인 : "두근두근거리고 괜히 이렇게 눈에 밟히는 것 같고 그냥 눈물이 괜히 나. '생각하지 말아야지' 그러고 어제 집에서 쉬었어."]

한순간에 네 명의 동료를 잃은 은행 직원들의 상처도 깊기만 합니다.

[은행 직원/음성변조 : "그 길을 따라서 갔다거나 했으면 저희도 당연히 그 사건의 희생자가 될 수 있었던 거잖아요. 자꾸 그 생각이 나고 해서 잠도 잘 안 오고…."]

전문가들은 일상 공간에서 일어난 비극인 만큼, 누구나 정신적 고통을 겪을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임명호/단국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 "일상적인 시간, 일상적인 장소에서 일어난 재난이기 때문에 심리적으로는 동일시 효과가 나타나게 됩니다. (증상이) 보름 이상, 한 달 이상 지속 된다면 전문가를 찾아가시는 것이…."]

사고 현장에서 이틀 동안 진행된 서울 중구청의 심리상담 서비스를 받은 시민은 50명이 넘습니다.

KBS 뉴스 신현욱입니다.

촬영기자:이상훈 김현민/영상편집:한효정/그래픽:김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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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욱 기자 (woogi@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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