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체적 난국'의 내야, 또 펼쳐진 실책 퍼레이드…'3연패' 롯데 이제는 꼴찌 위기다, KT '위닝시리즈' 확정 [MD부산]
[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롯데 자이언츠가 프로 스포츠 사상 역대 두 번째 3000만 관중 달성이라는 기념비적인 날 또다시 실책으로 인해 만들어진 위기에 역전을 허용하면서 3연패의 늪에 빠졌다. 후반기가 시작된 이후 조금씩 5강권과 멀어지는 모양새다.
롯데는 1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 팀 간 시즌 10차전 홈 맞대결에서 2-6으로 무릎을 꿇었다. 이 패배로 롯데는 3연패의 수렁에 빠졌고, 후반기 두 시리즈 연속 루징시리즈가 확정됐다.
▲ 선발 라인업
KT : 멜 로하스 주니어(우익수)-강백호(지명타자)-문상철(1루수)-장성우(포수)-김상수(유격수)-황재균(3루수)-김민혁(좌익수)-오윤석(2루수)-배정대(중견수), 선발 투수 엄상백.
롯데 : 황성빈(중견수)-고승민(2루수)-전준우(지명타자)-빅터 레이예스(지명타자)-나승엽(1루수)-윤동희(우익수)-노진혁(3루수)-박승욱(유격수)-손성빈(포수), 선발 투수 김진욱.
롯데는 전날(12일) 총 세 개의 치명적인 실책으로 인해 다잡았던 경기를 놓쳤다. 투수 교체 타이밍에 대한 아쉬움도 컸지만, 역전패를 당했던 결정적인 원인은 실책이었다. 이에 롯데 선수단은 평소보다 일찍 야구장에 출근에 김민호 수비코치와 전체 미팅을 가진 뒤 수비 훈련에 열을 쏟았다. 그리고 김태형 감독 또한 취재진과 인터뷰를 통해 선수단에게 집중력 있는 플레이를 요구했다. 하지만 롯데는 한국 프로 스포츠 사상 역대 두 번째 3000만 관중 달성이라는 역사적인 날, 실책으로 만들어진 실점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자멸했다.
경기 초반의 흐름은 한 치의 양보도 없는 팽팽한 투수전이었다. 먼저 수비에 나선 롯데는 선발 김진욱이 1~2회 각각 2개씩의 삼진을 솎아내며 군더더기가 없는 스타트를 끊었다. 3회에는 병살타를 통해 빠르게 아웃카운트를 쌓은 후 배정대에게 2루타를 허용하면서 실점 위기에 몰리기도 했으나, 이어나온 멜 로하스 주니어를 3루수 땅볼로 묶어내며 3회까지 실점 없는 투구를 선보였다. KT 선발 엄상백의 투구는 완벽 그 자체였다. 엄상백은 1회 뜬공 2개와 땅볼 1개로 삼자범퇴로 경기를 출발, 2회 빅터 레이예스와 나승엽을 연속 삼진처리하는 등 무결점의 투구를 펼쳤다. 그리고 3회 선두타자 노진혁을 볼넷으로 처음 내보냈지만, 이렇다 할 위기 없이 롯데 타선을 묶어냈다.
이 균형을 먼저 무너뜨린 쪽은 KT였다. KT는 3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장성우가 롯데 김진욱의 2구째 128km 높은 슬라이더를 놓치지 않았다. 장성우가 힘껏 잡아당긴 타구는 무려 169km의 속도로 뻗어나갔고, 좌측 담장을 다이렉트로 넘어가는 솔로홈런으로 연결됐다. 시즌 10호 홈런. 이 홈런으로 장성우는 KBO 역대 73번째 5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하게 됐다. 그리고 흐름을 탄 KT는 김상수의 볼넷과 황재균의 2루타로 2사 2, 3루의 기회를 손에 쥐었으나, 결정적인 한 방이 터지지 않으면서 간격을 벌리지는 못했다.
KT가 확실하게 달아나지 못하면서 침묵하던 롯데 타선이 깨어났다. 4회까지 KT 선발 엄상백을 상대로 단 한 개의 안타도 뽑아내지 못했던 롯데는 5회말 공격을 시작함과 동시에 선두타자 나승엽이 첫 안타를 뽑아냈다. 이후 윤동희가 연속 안타로 좋은 흐름을 이어받았다. 여기서 김태형 감독은 조금씩 감이 살아나고 있는 노진혁에게 희생번트 작전을 걸었고, 이로 인해 만들어진 1사 2, 3루에서 박승욱이 엄상백의 2구째 135km 슬라이더를 공략해 두 명의 주자를 모두 홈으로 불러들이며 역전에 성공했다.
전날(12일)과 투수 교체 타이밍을 늦게 가면서 아쉬움을 겪었던 롯데는 이날 김진욱이 5⅓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자, 곧바로 뒷문 단속에 나섰다. 하지만 이틀 연속 같은 패배 공식이 쓰여졌다. 전날 세 개의 실책으로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했던 롯데는 또다시 실책으로 인해 만들어진 실점 위기에서 또 한 번 역전패를 당했다. 연이틀 선수단을 향한 김태형 감독의 강력 메시지의 효과는 없었던 모양새.
7회초 마운드에 오른 구승민은 선두타자 김상수에게 안타를 맞으며 이닝을 출발했으나, 이후 황재균을 2루수 땅볼로 묶어내며 한숨을 돌렸고, 이어나온 김민혁에게도 마찬가지로 땅볼을 유도하는데 성공했다. 그런데 여기서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했다. 롯데 2루수 고승민이 김민혁의 땅볼 타구에 포구 실책을 저지른 것. 롯데 2루수 고승민이 김민혁의 땅볼 타구에 포구 실책을 저지른 것. 2루수 왼쪽으로 향한 까다로운 타구였지만, 실점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잡아냈어야 했다.
결국 실책으로 모든 주자가 살아나가자, KT는 오윤석을 대신해 오재일을 대타로 내세웠고, 롯데는 진해수 카드로 맞불을 놨다. 구승민에게 바통을 이어받은 진해수는 0B-2S의 매우 유리한 카운트를 점했는데, 3구째에 곧바로 승부를 들어갔다. 그런데 133km 슬라이더가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로 몰리게 됐고, 이에 오재일의 방망이가 힘차게 돌았다. 오재일의 타구는 방망이를 떠남과 동시에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을 정도로 잘 맞았고,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스리런홈런으로 연결됐다. 오재일의 개인 통산 8번째 대타 홈런. 이로써 KT가 다시 주도권을 손에 쥐었다.
롯데는 8회말 공격에서 박승욱이 엄상백을 상대로 몸에 맞는 볼을 얻어내며 물꼬를 텄다. 이에 KT는 7⅓이닝으로 개인 최다 이닝 투구를 펼친 엄상백을 내리고 김민을 투입했다. 롯데는 대타 이정훈을 투입했고 안타를 터뜨리며 만들어진 1, 3루에서 황성빈이 땅볼로 한 점을 만회하며 점수차를 1점으로 좁혔다. 그런데 롯데가 또다시 자멸했다. 이번에도 9회초 수비였다.
9회초 시작과 동시에 김민혁에게 안타를 맞으며 이닝을 출발한 롯데는 신본기의 아웃카운트와 1루 주자의 진루를 맞바꿨다. 여기서 롯데 김상수가 배정대에게 3루수 방면에 땅볼을 유도했는데, 이때 노진혁이 포구 실책을 저질렀다. 문제는 연달아 터졌다. 배정대의 타구를 잡은 좌익수 빅터 레이예스가 안일한 중계플레이를 펼치면서 타자 주자까지 2루 베이스에 안착했다. 롯데는 로하스를 자동 고의4구로 거른 뒤 강백호와 승부를 택한 결과 밀어내기 볼넷으로 허무하게 실점을 허용했고, 후속타자 문상철의 땅볼에 한 점을 더 내주면서 승기는 KT 쪽으로 확실하게 기울었다.
결국 롯데는 9회말 공격에서 기적을 일으키지 못했고, 3연패의 늪에 빠짐과 동시에 루징시리즈가 확정됐고, KT는 위닝시리즈로 미소를 지었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