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대선 후보 전원 “최저임금 1만원”…8년 지나서야 달성

실업급여 월 3만원 ‘소폭’ 인상

2025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170원(1.7%) 오른 시간당 1만30원으로 결정된 가운데 12일 오후 서울 명동거리 한 음식점에서 직원들이 음식을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1.7% 오른 시간당 1만30원으로 결정되면서 실업급여도 함께 오른다. 실직자는 월 최소 192만5760원을 받는다. 189만3120원을 받는 올해 기준보다 3만원 가량 ‘소폭’ 오른다. 2017년 19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던 당시 후보자 5명이 모두 2020~2022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을 약속했으나 20대 대통령 4년차에 되어서야 최저임금 1만원 시대가 열리게 됐다.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는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11차 전원회의에서 2025년도 최저임금을 1만30원으로 의결했다. 노동자들의 최소한의 생활 안정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인 최저임금은 각종 사회보장 법·제도 기준이 되기 때문에, 고용보험법상 실업급여, 육아휴직급여, 고용촉진장려금 등 26개 법령과 48개 제도가 최저임금과 연동돼있다.

이번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실직자들도 실업급여를 더 받게 된다. 고용보험법상 실업급여의 하한액은 최저임금의 80%이다. 올해 기준 실업급여 하한액은 하루 8시간 일하는 노동자 기준 하루 6만3104원이며 월 189만3120원이다. 2025년도 최저임금을 적용하면 하루 6만4192원, 월 192만5760원이다.

산업재해 노동자에 대한 급여도 연동된다. 산재보험법상 보험급여(장례비 제외)를 산정할 때 최저 보상기준 금액이 최저임금액에 8을 곱한 금액(하루치 최저임금)보다 적으면 그 최저임금액을 최저 보상기준 금액으로 한다. 올해 최저 산재보상액은 현 최저임금 9860원에 8을 곱한 1일 7만8880원이다. 인상된 수준을 반영해 내년도 최저보상수준을 계산하면 8만240원으로 1360원 늘었다.

그러나 오름폭은 소폭이다. 최저임금 인상률이 역대 두번째로 낮은 1.7%에 그쳤기 때문이다. 가장 낮은 최저임금 인상률은 코로나19 감염이 진행 중인 2021년 1.5%였다. 적용연도 기준 최근 5년 동안 최저임금과 인상률은 2019년 8350원(10.9%) 2020년 8590원(2.9%), 2021년 8720원(1.5%), 2022년 9160원(5.1%), 2024년 9860원(2.5%)였다.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은 2017년 5월 19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던 문재인(더불어민주당), 홍준표(자유한국당), 안철수(국민의당), 심상정(정의당), 유승민(바른정당) 당시 후보자들이 모두 발표한 바 있다. 다만 문재인·유승민·심상정 후보는 2020년까지, 안철수·홍준표 후보는 임기내인 2022년까지 달성하겠다고 시점을 달리 약속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 4년차인 2025년도에 1만원을 넘기게 됐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