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6시에 일어나 김일성 동상 닦아"…北 어린이 캠프 경험담 나왔다

[아이뉴스24 김효진 기자] "매일 아침 6시에 일어나 김일성 동상을 닦았다. 백악관을 파괴하는 컴퓨터 게임도 했다."

9년 전 여름, 북한의 어린이 국제 캠프에 참여한 러시아인의 경험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출신인 유리 프롤로프(25)는 11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고등학생이던 2015년 2주간 북한 강원 원산시 송도원 국제 어린이 캠프에 참가하면서 여러 활동을 경험했다고 밝혔다.

프롤로프는 "북한에 대한 관심은 TV다큐멘터리에서 시작됐다"며 "브콘탁테(러시아판 페이스북) 내 '북한과의 연대' 그룹을 통해 캠프 참가 기회를 얻었다"고 밝혔다.

당시 캠프 비용은 약 500달러(약 68만원)로 교통·숙박·식사 비용 등 15일간 모든 비용이 포함된 금액이었다고 한다. 프롤로프는 부모님의 허락을 받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다른 참가자와 함께 북한으로 떠났다.

캠프에는 프롤로프뿐만 아니라 라오스, 나이지리아, 탄자니아, 중국 등 다양한 국가의 청소년이 참여했다. 초반 이틀간 평양에서 머물렀는데, 늘 감시를 받았다고 당시 느낌을 전했다.

캠프에는 12살도 안 된 참석자도 있었지만 술과 담배를 쉽게 살 수 있었고, 캠프에서 초반 며칠 간은 취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물건을 파는 상점에 대해서도 자주 안내를 받았다고 했다.

프롤로프는 "캠프 참가자들은 매일 아침 오전 6시에 일어나 김일성과 김정일의 동상을 청소하거나 백악관을 파괴하는 컴퓨터 게임을 하는 활동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탱크를 탄 햄스터 캐릭터가 미국 백악관을 파괴하는 기이한 온라인 게임도 했다. 당시 컴퓨터 게임을 하던 북한 어린이 참가자에게 "누구를 쏘고 있느냐"고 묻자, 이들은 "우리의 원수 미국인"이라고 답했다고 떠올렸다.

또 아플 때도 이른 아침 운동을 빠질 수 없었으며 매일 쌀, 감자, 빵 외에 다른 것을 먹지 못해 몸무게가 5kg가량 감소했다.

그럼에도 프롤로프는 이듬해인 2016년에 북한 여름 캠프에 참가했다. 그는 당시 결정이 어리석었다면서도, 북한에서 경험했던 일들을 이야기할 수 있어 감사하다고 했다.

이어 "과학이나 신식 건물 등 많은 것들이 꾸며낸 것 같았다. 어린아이에게도 설득력이 없었다"면서도 "완전히 끔찍하기만 한 경험은 아니었다. 대부분은 그저 지루했다. 인터넷을 못 하는 것을 제외하곤 러시아의 어린이 캠프 같았다"고 말했다.

이에 관해 CNN은 "프롤로프의 이야기는 북한 여름 캠프에서 외국 아이들이 겪는 희귀한 경험과 문화 교류 및 선전을 혼합해 아이들의 마음을 세뇌하려는 북한의 노력을 보여준다"며 "북한은 끊임없이 이념적 통제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효진 기자(newhjne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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