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뉴스] 장마 시대 끝났다...'한반도형 우기'로 돌변?
재작년 8월, 8명의 목숨을 앗아간 서울 지역 폭우.
신대방동에서 밤 8시 5분부터 9시 5분까지 기록된 1시간 강우량 141.5mm는 비공식적으로 서울 관측 사상 가장 많은 비였습니다.
'극한 호우'라는 개념을 만들어낸 이 비는 최근 달라진 우리나라의 강우 패턴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먼저 폭우가 내린 퇴근시간대.
이날 비가 집중됐던 저녁 7시에서 9시는 보통 우리나라에서 집중호우가 가장 적은 시간대였습니다.
지난 12년간 시간당 20mm 이상 합계 강우량을 살펴보면, 아침 8시가 가장 많았고, 아침 9시가 2등, 새벽 5시가 뒤를 이었습니다.
서해에서 습기를 잔뜩 머금은 따뜻한 공기가 밤사이 차가워진 육지 쪽으로 흘러오면서 대기 불안정으로 새벽과 아침에 비를 뿌리곤 했습니다.
하지만 2022년 장마철에는 유독 퇴근길 비가 잦았습니다.
그런데 서울에 물 폭탄이 쏟아졌던 8월 8일은 장마철이 아니었습니다.
6월 말부터 한 달간 이어졌던 장마가 이미 지나간 뒤였지만, 장마 때보다 더 많은 비가 쏟아졌습니다.
대기 중에 수증기가 많았기 때문인데, 올해도 비슷한 양상을 보일 가능성이 큽니다.
[손석우 /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 : 일단 대기 중에 수증기가 너무 많습니다. 재료가 너무 많아요. 최근에 수증기만 많은 게 아니라 수증기 수송도 엄청 많아졌어요. 수증기 양이 딱 제한돼 있을 때는 가장 불안정할 때 내릴 텐데 워낙 수증기 양이 많으니까 별로 불안정하지 않아도 내려요.]
동작구와 서초, 강남 일대가 물에 잠길 정도였지만 같은 서울인 도봉구에선 4시간 강우량이 0.5mm에 불과했습니다.
아주 좁은 지역에 짧은 시간, 극단적인 양의 비를 뿌리는 폭우 양상은 시간이 지날수록 도드라지고 있습니다.
시·도별 전반적인 날씨 예보에 만족하지 못하고, 특정 지역의 실시간 예보를 검색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도 지역별 예보가 더이상 '내가 있는 곳'의 날씨를 정확하게 알려주지 못하는 현실 때문입니다.
YTN 장아영입니다.
데이터 분석·시각화ㅣYTN 데이터랩 함형건 기자
영상편집ㅣ이영훈
디자인ㅣ이원희
자막뉴스ㅣ이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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