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가득 메운 시민·야당…“국민명령 거부, 대통령 자격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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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저녁 뜨거운 서울 도심 아스팔트 도로를 가득 메운 시민들이 한 목소리로 외쳤다.
지난 9일 윤석열 대통령이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 또다시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뒤 처음 맞은 주말, 서울 광화문 네거리에서 '채상병 특검법 거부권 규탄 범국민대회'(범국민대회)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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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대 “국민과 싸우려는 독재자”
황운하 “탄핵 열차 가속도 붙었다”
“채상병 특검법 거부 강력 규탄한다”
13일 저녁 열기가 가시지 않은 서울 도심 아스팔트 도로를 가득 메운 시민들이 한 목소리로 외쳤다. 지난 9일 윤석열 대통령이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 또다시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뒤 처음 맞은 주말, 서울 광화문 네거리에서 ‘채상병 특검법 거부권 규탄 범국민대회’(범국민대회)가 열렸다.
참여연대와 군인권센터 등 85개 시민단체가 모인 ‘거부권을 거부하는 전국비상행동’이 연 이날 범국민 대회에는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새로운미래 등 야당 의원들과 각 지역의 당원들 또한 대거 참여했다.
광화문 역에서 서대문역 방향으로 향하는 4차선 도로 150여미터에 ‘채상병 특검법 거부 강력 규탄’ ‘민생개혁 입법 즉각수용’이 적힌 손팻말을 든 시민 1만여명(주최 쪽 추산)이 가득 찼다. 경기 고양에서 딸과 함께 온 이종덕(62)씨는 “국민들의 바람은 (채상병)특검법을 시행하는 건데, 대통령은 반복된 거부에 분노하는 마음으로 나왔다”며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들이 느끼는 마음을 헤아려 (채상병특검법을) 꼭 수용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범국민대회에서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임성근 사단장 구명운동의 증거들이 나오자 즉각적으로 사법처리 운운하며 탄핵청문회를 방해하고 있다” 며 “군통수권자가 국민의 죽음을 한낱 기계부품 정도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국군 장병의 죽음을 한낱 부속품 취급하는 이 정권에 국가 안보를 맡길 수 있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도 무대에 올라 “대통령이 거부한건 특검법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주인인 국민의 명령이다. 국민의 명령을 이행하지 않는 대통령은 자격이 없다. 국민과 싸우려는 대통령은 대통령이 아니고 독재자”라고 비판했다.
특히 박찬대 당대표 직무대행은 지난 9일 언론을 통해 드러난 이종호 블랙펄인베스트 대표의 녹취록에서 등장한 VIP를 언급하며 “녹취록에서 VIP한테 얘기하겠다고 밝혔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공범 이종호씨가 VIP가 대통령이 아니라 김(계환) 사령관이라는 해명을 내놨다. 이게 말이 되는가”라고 비판하며, 더해지고 있는 대통령의 채상병 순직 사건 개입 정황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다.
행사에서는 윤 대통령의 탄핵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도 나왔다. 황운하 조국혁신당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다시 발의한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한 것을 보니 ‘탄핵 열차’에 가속도가 붙었다”며 “이 뜨거운 아스팔트에서 하시는 여러분의 고생이 아스팔트가 차가워지기 전 끝날 것 같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검법을 재의결해서 또 부결되면, 이번에는 윤 대통령을 직접 겨냥한 윤석열 대통령 특검법을 발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는 “(특검법 거부권 행사는) 윤 대통령이 잘못된 국정 기조를 바꿀 생각이 없다고 선언한 것”이라며 “탄핵이니, 조기 대선이니 하는 말이 공염불에 그칠 것이라는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무장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지혜 기본소득당 최고위원도 “거부권을 남발하는 대통령과는 재빨리 손절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상병 특검법 뿐만 아니라, 노동조합법2∙3조 개정(노란봉투법), 전세사기 특별법 등 그간 대통령 거부권에 가로막힌 민생 개혁 입법의 처리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컸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은 저출생이 문제라고 하는데 그렇다면 노동자들이 임금도, 고용도, 처우도 스스로 지킬 수 있도록 노동조합 할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며 “윤석열 정권과 국민의힘은 노조법이 개정되면 경제를 망칠 것이라고 하지만, 우리 경제 병들게 하고 있는 자들은 무역을 망치고, 서민들의 전세사기특별법을 거부한 윤석열 정권이다. 우리는 그런 윤석열 정권을 거부한다”고 외쳤다.
시민사회와 야권은 채상병 순직 1주기인 오는 19일 국회에서 촛불문화제를 열어, 채상병 순직 사건과 외압 의혹의 진상 규명을 또다시 촉구할 계획이다.
윤연정 기자 yj2gaz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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