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브리핑] 美핵전력, 한반도 맞춤형 운용…유럽·아시아 일체형 안보 판짜기
<출연 : 이치동 연합뉴스 기자>
[앵커]
한 주간의 한반도 정세와 외교·안보 이슈를 정리해 보는 토요일 대담 코너 '한반도 브리핑'입니다.
국제, 외교·안보 분야 담당하는 이치동 기자와 함께하겠습니다.
이번 주 주요 사안부터 소개해주실까요.
[기자]
글로벌 안보 환경의 변화상이 이번 주 나토 정상회의에서도 확인됐습니다.
오늘 다룰 내용 정리하고, 조금 더 짚어보겠습니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이, 워싱턴에서 만났습니다.
미국 핵전력의, 한반도 운용에 대한, 공동 지침에 서명했습니다.
나토가 한국 포함, 인도. 태평양 지역 파트너와 협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아시아와 유럽 안보의, 연계성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동맹을 사실상 복원한, 북한과 러시아가, 공식적인 군사협력에, 시동을 걸었습니다.
김여정 부부장은, 우리 군의, 최전방 자주포, 사격 훈련 재개에, 원색적 비난을 퍼부었습니다.
[앵커]
바이든 대통령이 이래저래 정신이 없을 텐데, 시간을 내서 따로 윤석열 대통령과 만났습니다.
공동성명도 발표했고요.
[기자]
네,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 정상회의 계기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바이든 대통령 일정이 워낙 빡빡해서, 회담 전날까지도 정확한 일정이 픽스가 안 됐다고 하는데, 어쨌든 양측이 중시하는 사안이 있어 따로 만났습니다.
국방 당국 간 합의한 '한반도 핵 억제 및 핵 작전 지침'을 승인하기 위해서입니다.
핵우산 보다 적용 범위를 넓힌 '확장 억제'의 강화, 내실화를 위한 조치입니다.
기존엔 미국이 핵전력 제공이나 운용을 결정하면 한국은 따르는 방식이었는데요.
이제는 한국의 인력과 자산이 참여해 함께 기획, 운용할 수 있게 됐다는 게 용산 대통령실의 설명입니다.
북한의 핵 위협에 대응하는 '일체형, 맞춤형' 확장억제라는 겁니다.
이걸 정상 간 공동성명에 담았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습니다.
[앵커]
작년 4월 워싱턴 선언에 포함된 확장억제 합의의 후속 조치에서 진전이 있는 건데요.
그럼에도 한국과 미국 일각에서 북한 핵 위협 대응을 위해 보다 근본적인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은 계속 나오는 거 같습니다.
[기자]
확장억제 강화가 한국의 비확산 의무 준수와 자체 핵무장 포기에 대한 반대급부로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북러 간 동맹이 되살아나고,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사실상 북한의 핵 보유를 용인하는 상황에서 한국에 전술핵을 재배치하거나, 자체 핵무장 고려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다시 커지고 있습니다.
가장 큰 변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복귀 여부이고, 관건은 의지와 비용입니다.
우선, 실제로 북한이 한국을 상대로 전술핵 공격을 할 경우, 미국이 핵 보복 피해를 감수하고 진짜로 핵을 쓰겠냐인데요.
확장억제, 핵 협의 그룹에도 이 의구심, 불안감이 완전히 가시지는 않았습니다.
또한, 미국의 한반도 맞춤형 확장억제라는 게 3대 핵 투발 수단인 핵잠수함, 전략폭격기, 그리고 ICBM에 한국 방어 임무를 부여한다는 건데요.
평시든 전시든 전개, 유지, 보수 비용이 만만치 않습니다.
최근 미국 공화당이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 기조를 바탕으로 한 정강·정책을 발표했습니다.
여기서도 동맹국이 공동 방위에 대한 투자 의무를 이행토록 하겠다고 명시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재집권 시, 바이든 시절 확장억제를 안보 무임승차 티켓으로 간주해 재검토할 거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앵커]
이번 나토 정상회의에선 한국 등 인도·태평양 지역 파트너 국가들의 존재감이 부각됐다는 평가가 나오는데요.
아무래도 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으로 봐야겠죠.
[기자]
그렇죠.
글로벌 안보 환경이 변했습니다.
특히, 중국과 북한이 러시아를 군사·경제적으로 지원하면서, 유럽과 아시아 안보의 경계가 허물어졌다는 평가입니다.
관련해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의 언급 들어보시죠.
<토니 블링컨 / 미국 국무장관 (화면출처: AP 통신)> "점점 더 많은 유럽의 파트너들이 지구 반대편에 있는 아시아의 (안보) 문제도 관련이 있다고 보고, 아시아 파트너들로 유럽의 문제와 관련이 있다고 여깁니다."
이번 나토 회의에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가 인도. 태평양 지역 파트너 자격으로 참여한 거에 대한 언급입니다.
'인도 퍼시픽 Four'라고 부르죠.
바이든 대통령이 이 네 나라 정상과 따로 회동했고, 연내에 외교장관 회의도 추진 중입니다.
또 하나의 소그룹 안보 협의체 탄생의 신호탄입니다.
요즘 미국이 그리는 그림이 캐나다와 유럽의 30개 국가도 회원인 나토가 중국 견제에 함께 하고, 인태 지역 4개국을 나토에 관여시켜서 시너지를 내는 겁니다.
미국을 고리로 유럽과 아시아 안보 협력이 묶이는 거죠.
우크라이나 전쟁이 기폭제가 됐고, 한국과 일본의 안보 협력이 촉매제가 된 거로 볼 수 있습니다.
호주와 뉴질랜드는 예전부터 나토와 긴밀히 협력해왔고, 최근 한일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앵커]
북·중·러 삼국이 일제히 강력히 반발했는데요.
특히, 중국이 미국 주도 안보협의체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아 왔잖아요.
[기자]
오늘 아침에 북한 외무성이 성명에서 나토의 동진, 팽창, 세계화가 또 하나의 세계 대전을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중국은 나토의 워싱턴 정상 선언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방조자'로 낙인찍힌 데 대해 격앙된 반응을 보였습니다.
중국이 이중용도 물품을 러시아에 넘겨 무기 생산을 돕고 있다는 게 서방 세계의 시각입니다.
중국은 정상적인 무역이라고 반박합니다.
중국은 냉전의 유산인 나토가 주변 아시아 국가들을 포섭해 역내 긴장에 기름을 붓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기계적인 항의 수준을 넘어서 조목조목 비판하는 성명을 냈습니다.
이번 주엔 일본과 필리핀이 서로 파병을 가능케 하는 '상호 접근 협정'까지 체결해 중국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일부 들어보시겠습니다.
<린젠 / 중국 외교부 대변인> "우리는 나토가 잘못된 중국에 대한 인식을 바로잡고, 냉전 사고방식과 제로섬 게임을 포기하며, 안보 불안 팔이를 중단하기를 촉구한다. 도처에 가상의 적을 만들고 '공동 방어' 깃발 아래 폐쇄·배타적 소그룹 만들기도 자제하길 바란다."
[앵커]
이번 나토 정상회의 기간에도 바이든 대통령의 거취 논란이 계속됐습니다.
좀 어수선한 분위기였던 거 같아요.
[기자]
나토 창설 75주년을 기념해 야심 차게 준비했죠.
그러나, 정상 회의가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완주 여부 문제에 가려서 김이 많이 빠졌습니다.
우크라이나 파병론에 불을 지핀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도 잇단 선거 패배로 기세가 꺾인 터라, 언론의 관심이 바이든 대통령이 실수를 하나 안 하나 이런 데 쏠렸습니다.
6월 27일 치욕적인 대선 토론회 이후, 바이든의 완주 여부가 달린 세 가지 분수령, 3단 콤보가 있었습니다.
지난 주말 위스콘신주 유세와 ABC 방송 인터뷰, 이어서 9일 민주당 소속 의원들의 회동, 그리고 어제 단독 회견 포함 나토 회의 일정입니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푸틴 대통령으로 부르고, 또 트럼프 부통령이라고 하는 등 잔 실수가 있었지만, 결정적인 실책은 없었습니다.
크게 보면 선방한 셈인데요.
그렇다고 고령, 인지능력 논란을 깔끔하게 잠재우지도 못했습니다.
선거자금 조달에 큰 도움을 줘온 할리우드 스타 조지 클루니의 뉴욕타임스 기고문 때문에 꽤 아플 텐데요.
클루니는 민주당의 힘든 싸움에서 승리를 일궈온 영웅 바이든 대통령을 사랑한다.
하지만 나이와 싸움에선 이길 수 없으니, 비켜주면 좋겠다는 소신 발언을 실었습니다.
바이든은 여전히 트럼프를 이겨봤고, 이길 사람은 본인뿐이라며 사퇴는 없다고 못 박았습니다.
민주당 내부적으로 퇴진 요구가 폭발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수그러드는 것도 아닌 애매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앵커]
북한 소식도 알아보겠습니다.
김일성 군사종합대학 대표단이 러시아를 방문했는데, 이제 군사 협력을 대놓고 하겠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기자]
조선중앙통신이 9일 전날, 이 대학 김금철 총장을 단장으로 하는 군사교육 일꾼 대표단이 러시아로 떠났다고 밝혔습니다.
이 한 줄이 발표 내용 다입니다.
구체적인 일정 등 세부 사항은 밝히지 않았습니다.
그간, 북한과 러시아 양측이 경제나 문화 등 분야와는 달리, 상호 군사 협력은 은밀하게 진행했는데요.
이번에는 군 관련 대표단 방문 사실을 공개한 겁니다.
지난 달, 푸틴 대통령 방북 당시 체결한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에 따른 조치일 텐데요.
김일성 군사종합대학이 6.25 전쟁 때 소련의 도움으로 설립된, 엘리트 장교 양성 기관입니다.
김정은 총비서도 스위스 유학에서 돌아와서 이 학교에 다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러 간 군사동맹이 사실상 복원되고 나서, 양측의 군사협력이 공식화, 본격화, 노골화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앵커]
이런 가운데, 북한은 대남 강경 태도를 고수하고 있습니다.
우리 군의 포사격 훈련을 문제 삼으면서 우리 정부에 집중포화를 가했는데요.
[기자]
지난달 9.19 남북 군사합의의 효력을 전면 중지했고, 우리 군이 최전방 지역에서 실탄 사격훈련을 재개했습니다.
이달 초엔 DMZ 바로 아래 사격장에서 자주포 140여발을 발사했습니다.
이에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뒤늦게 담화에서 남한이 '자살적인 객기'를 부리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요구하는 국민 청원자 수가 100만 명이 넘는다는 사실에 주목하자고 했습니다.
"최악의 집권 위기 속에 한반도 긴장 수위를 높여 비상탈출을 시도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김정은 정권의 선전, 선동, 전략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하는 김여정의 담화는 참 일관되게 직설적이고 거칩니다.
[앵커]
최근 여러 유럽 국가에서 선거 결과에 따른 외교·안보 정책 노선 변화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무엇보다 11월 미국 대선 결과가 큰 변수인데요.
국제 정세의 흐름을 예의 주시하면서, 냉철한 대응 전략을 모색해야겠습니다.
오늘 한반도 브리핑 여기서 마칩니다.
이치동 기자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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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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