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2.told] “홍명보 감독님, 개인적인 ‘이기심’을 ‘사명감’으로 포장하지 마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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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감독의 선택은 한국 축구를 위한 '사명감'으로부터 온 것이 아니다.
홍명보 감독은 10년 전, 자신의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내린 이기적인 선택을 한국 축구에 대한 '사명감'으로 포장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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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이종관]
홍명보 감독의 선택은 한국 축구를 위한 ‘사명감’으로부터 온 것이 아니다. 그저 10년 전, 자신의 실패를 만회하기 위한 ‘이기심’일뿐이다.
대한축구협회(KFA)는 지난 7일 “축구 국가대표팀 차기 감독에 홍명보 현 울산 HD 감독을 내정했다”라고 공식 발표했고 8일 이임생 기술본부 총괄이사가 직접 나서 관련 내용에 대한 브리핑을 진행했다. 브리핑에 나선 이임생 이사는 “협회는 2026년 북중미 월드컵을 준비하는 새로운 감독으로 홍명보 감독을 선임했다. 계약 기간은 2027년 1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개최되는 아시안컵까지다. 먼저 결정을 해준 울산 구단에게 감사드리고, 울산 팬들에게는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라며 차기 국가대표팀 사령탑으로 홍명보 감독을 선임했음을 밝혔다.
참으로도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이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을 경질한 지난 2월 이후로 약 5개월간 100명 이상의 외국인 감독 후보를 검토했고, 지난주엔 두 명의 유력 후보와 대면 면접까지 진행했기 때문. 그러나 이임생 총괄이사는 외국인 감독을 선임하지 않은 이유, 그 대신 홍명보 감독을 선임한 이유를 터무니없는 근거로 설명했고 결국 축구 팬들의 여론은 폭발하고 말았다.
여기에 홍명보 감독이 직접 밝힌 수락 이유도 팬들을 분노케 했다. 지난 10일, 광주 FC와의 리그 경기가 종료된 후 홍명보 감독은 “이전에 협회에서 행정 업무를 하면서 한국 축구 철학을 만드는 것에 관심이 많았지만, 마무리하지 못했다. 한국 축구 대표팀에서 연령별 대표와 연계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왔다. 행정은 한계가 있다. 결국 실행을 해야 하고 현장에 있는 사람이 임무를 맡아야 한다. 그중에서도 국가대표 감독이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또 “결과적으로 내 안에 있는 무언가가 나오기 시작했다. 스스로 질문을 했다. 예전에 실패를 했던 과정과 결과를 생각하면 너무나 끔찍한 일이었지만 다시 한번 도전해 보고 싶다는 강한 승부욕이 생기기도 했다. 새로운 대표팀을 강한 팀을 만들어보고 싶은 도전이었다”라고 덧붙였다.
더욱 어처구니없는 것은 자신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모든 프로세스를 망가뜨리고 감독직에 오른 이유를 한국 축구에 대한 ‘사명감’으로 연결 지어 설명했다는 것이다. 홍명보 감독은 “10년 만에 즐거운 축구를 하고 있었다. 나를 지키고 싶었지만, 나를 버릴 수밖에 없었다. 긴 고민을 하면서 나는 버렸다. 이제는 대한민국 축구밖에 없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이임생 총괄이사를 포함한 몇몇 전력강화위원들을 제외하곤 그 누구도 홍명보 감독에게 그러한 무거운 짐을 지운 적이 없다.
진정으로 한국 축구에 대한 ‘사명감’을 느낀다면 누군가가 정상적인 감독 선임 프로세스를 짓밟고 감독직에 오르는 것을 막아야 하는 것이 우선이다. 우리는 이미 6년 전, 치밀하고 구체적인 절차를 통해 선임된 감독이 어떠한 결과를 가져왔는지 두 눈으로 지켜봐 왔다. 홍명보 감독은 10년 전, 자신의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내린 이기적인 선택을 한국 축구에 대한 ‘사명감’으로 포장해서는 안 된다.
이종관 기자 ilkwanone1@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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