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사람·주변 상황 인식 거리 활보… "배달 중입니다, 지나가겠습니다" [S스토리-성큼 다가온 로봇 배송·배달 시대]
식당 등서 서빙하던 로봇들 밖으로
반찬·커피·우편물 등 심부름 나서
택배사들도 ‘로봇 배송’ 실증 박차
실외이동 ‘운행안전인증’ 업체 늘어
장벽 많지만 다양한 활용 기대감도
전문·개인 서비스용 로봇 매출 1조원
전문서비스용 로봇 수출도 증가 추세
로봇 기업 중 中企 98.4% 달해 ‘숙제’
“뉴비, 지나가겠습니다.”
한 딜리픽미 참여 상점 관계자는 “이용은 아직 하루 한두 건 정도 있다”며 “배달기사보다는 아직 낯선 느낌”이라고 말했다.
식당이나 건물 로비 등 한정적인 공간에서 서빙·안내하던 로봇들이 밖으로 나오고 있다. 인도를 따라 이동하다, 횡단보도를 건넌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건물 각 층을 돌아다니기도 한다. 택배 배달도 시도되고 있다. 로봇을 활용한 배달·배송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로봇이 커피·반찬·택배 심부름
11일 업계에 따르면 곳곳에서 로봇이 ‘심부름’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 ‘누디트 서울숲’에서는 로봇 배송 서비스 ‘브링’이 운영 중이다. 로봇이 건물 내부를 다니며 커피와 우편물을 전달한다. LG전자 ‘클로이 서브봇’과 카카오모빌리티가 손을 잡았다.
누디트 서울숲 인근 ‘팩토리얼 성수’에도 로봇이 돌아다닌다. 현대차그룹 로보틱스랩이 개발한 실내 배송로봇 ‘달이 딜리버리’다. 엘리베이터나 출입문 관제 시스템과 연동해 건물 안을 자연스럽게 다니며 입주인이 전용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신청한 음식을 배달한다.
택배사들도 로봇의 활용 가능성을 검증하고 있다. 기아와 CJ대한통운은 올해 3월과 4월 로봇개 ‘스폿’을 활용한 로봇 배송 서비스 1·2차 실증을 진행했다. 4족 보행 로봇 스폿을 택배 현장에 실제로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 보기 위한 것이었다. 스폿은 사람이나 장애물을 감지하면 스스로 피하고 가파른 계단이나 불규칙한 길이 나오더라도 지형에 맞춰서 이동한다. 적재 무게는 14㎏이다.
택배차량 짐칸으로 스폿이 올라가면 택배기사가 등에 짐을 싣는다. 스폿은 트럭에서 안전하게 내려와 지정된 주소로 이동한다. 현관 앞에 도착하면 고개를 숙여 짐을 바닥으로 떨어뜨리는 방식이다.
최근 로봇의 확산은 규제 완화와 기술 발전이 기반이 됐다. 인공지능(AI)과 딥러닝 등 기술을 탑재하면서 로봇은 점점 진화하고 있다. 스스로 주행 중 장애물을 피하고, 실시간 정보를 분석해 최적의 경로를 찾는다.
지난해 말 도로교통법과 지능형로봇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이들 로봇의 활동 범위가 넓어졌다. 로봇 무게나 이동속도 등 기준을 충족하고, 운행안전인증을 받으면 일반 보도 통행이 가능하다. 현재 실외이동로봇 운행안전인증은 5개 업체, 6개 로봇이 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조금 더 발전하면 가게에서 인도 주행을 거쳐 엘리베이터를 타고 집 앞까지 한 번에 이어지는 서비스도 불가능하진 않을 것”이라며 “배송·배달의 속도와 정확도 등 개선 과제들은 있다”고 전했다. 택배업계 관계자는 “로봇 운영비 등 경제성 측면을 고려해야 하는 등 아직은 넘어야 할 장벽이 많다”며 “계단이 많은 언덕길이나 도서 산간 등 인구 밀도가 낮은 지역에서 로봇을 활용한 택배 배송을 적용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비스용 로봇 산업 확장… 업체 수·매출·생산액 ‘쑥쑥’
전문·개인 서비스용 로봇 산업 규모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체 수나 매출액, 생산액이 늘고 있다.
18일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이 2023년 12월 발표한 ‘로봇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로봇사업체 수는 2509개다. 전년도 2500개보다 9개 증가했다.
로봇산업 종사자 수는 2021년 3만1387명에서 2022년 3만3490명으로 6.7% 증가했다. 기술직(생산)이 41.6%, 연구개발 28.7%, 사무직 17.8% 등으로 구성됐다.
사업체 수가 전년 대비 가장 많이 늘어난 분야는 전문서비스용 로봇으로, 증가율은 1.5%였다.
매출과 생산규모는 전문서비스용 로봇과 개인서비스용 로봇을 합쳐 약 1조원 수준이다. 매출액은 전문서비스용 로봇 5417억원, 개인서비스용 로봇 4406억원이다. 생산규모는 전문서비스용 로봇 5081억원, 개인서비스용 로봇 4144억원이다.
전년 대비 매출 증가율은 개인서비스용 로봇이 10.6%로 가장 컸다. 이어 전문서비스용 로봇 6.4%, 로봇 부품 및 소프트웨어 6%, 제조업용 로봇 3.5% 순이었다. 전년 대비 생산 증가율은 전문서비스용 로봇이 13.5%로 가장 높았다.
전문서비스용 로봇의 수출도 최근 증가세다. 수출액은 2020년 348억7900만원에서 2021년 353억600만원, 2022년 435억1600만원으로 커졌다. 2022년 기준 전년 대비 증가율은 23.3%에 이른다. 의료용 로봇(60.8%)과 기타 전문서비스용 로봇(32%) 수출이 대부분이다. 주로 미국과 중국으로 수출했다.
로봇 기업들의 규모가 크지 않은 것은 과제다. 중소기업이 98.4%로 대부분이다. 대기업은 일부 제조업용 로봇 분야에 진출했다. 전체 기업 중 18.5%(450개사)만이 연구개발 실적을 보유하고 있었고, 지식재산권이 있는 사업체는 36.6%였다. 설비투자 경험이 있는 업체는 15.3%에 그쳤고, 외부 투자 유치 실적이 있는 기업은 2.6%뿐이었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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