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관심없다던 머스크, 트럼프에 거액 정치 자금 기부
올해 들어 바이든 비판 글 40차례 올리기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대선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측에 정치자금을 기부했다는 현지 보도가 나왔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을 인용해 머스크가 트럼프 측 정치활동 단체인 아메리카 팩에 기부했다고 보도했다. 또 기부 규모는 확실치 않지만 상당한 금액이라고 전했다.
아메리카 팩은 이번 대선 결과를 좌우할 주요 경합주에서 집중적으로 유권자를 접촉해 투표 독려 활동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메리카 팩은 오는 15일 기부자 명단을 공개해야 한다.
머스크의 이번 기부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월스트리트와 기업 기부자의 도움으로 정치자금 모금에서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대통령을 추월한 시점에 이뤄졌다. 지난달 첫 대선 후보 TV 토론 이후 후보 사퇴론에 시달리는 바이든 대통령으로서는 큰 악재인 셈이다. 최근 바이든 측 저명한 기부자들은 기부를 중단하고 있다.
머스크는 올해 초에는 트럼프나 바이든의 선거 운동에 자금을 지원할 계획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3월 플로리다 팜비치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만나면서 트럼프 측의 ‘돈줄’이 될 것이라는 추측이 나왔지만, 머스크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플랫폼인 엑스(옛 트위터) 계정에 “나는 미국 대통령 후보 어느 쪽에도 돈을 기부하지 않는다”는 글을 올려 부인했다.
그러나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기부를 통해 테크계 거물인 머스크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으며, 정치에 관여하지 않겠다고 말해온 머스크가 엑스에서 정기적으로 우파적 견해를 지지하고, 민주당을 공격하는 인물로 변모하고 있음이 강조되고 있다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에 재입성하면 머스크에게 고문 역할을 맡기는 방안을 두 사람이 논의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머스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5월 ‘성 추문 입막음 돈’ 재판에서 유죄평결을 받은 직후 엑스에 “오늘 미국 사법 체계에 대한 대중의 신뢰에 엄청난 훼손이 일어났다”며 트럼프를 옹호하는 글을 쓰기도 했다.
반면 머스크는 민주당 후보인 조 바이든 대통령에 대해서는 올해 들어 약 40차례에 걸쳐 엑스를 통해 비판성 게시글을 올렸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블룸버그는 머스크의 이러한 노력이 바이든 대통령의 정치적 미래를 두고 분란에 휩싸인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진주 기자 jinj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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