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친한’ 갈등에 尹 탄핵까지…두 달 새 거칠어진 추경호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lee.sanghyun@mkinternet.com) 2024. 7. 13.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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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의를 표명했던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국회에 복귀한 뒤 첫 의원총회가 이뤄졌던 지난 2일 동료 의원들은 그에게 박수를 보냈다.

상임위원회 배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나려 했던 그는 동료 의원들의 재신임으로 닷새 만에 복귀했다.

추 원내대표는 동료 의원들을 향해 잠시 웃음을 보였지만 이내 표정이 굳었다.

추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연일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와 의원총회, 비공개 회의 등을 진행하고는 있지만, 야권을 상대할 묘수가 없다는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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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기 사라진 추경호 원내대표
“국민의힘 지도부 분위기 반영”
계파 갈등에 야권 공세까지 지속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달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는 모습.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돌아온 장수, 추경호 원내대표를 위해 박수!”

사의를 표명했던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국회에 복귀한 뒤 첫 의원총회가 이뤄졌던 지난 2일 동료 의원들은 그에게 박수를 보냈다. 상임위원회 배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나려 했던 그는 동료 의원들의 재신임으로 닷새 만에 복귀했다.

추 원내대표는 동료 의원들을 향해 잠시 웃음을 보였지만 이내 표정이 굳었다. 당이 ‘거야(巨野)’에 맞서기도, 또 발을 맞추기도 힘든 상황임을 그는 온몸으로 받아들이는 듯했다. 이날을 기점으로 여당 출입기자들 사이에서는 “추 원내대표가 달라졌다”는 이야기가 종종 나왔다.

TK지역 3선 출신인 추 원내대표는 윤석열 정부의 초대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었다. 빠른 업무 처리 능력 외에도 특유의 여유와 웃음기 등으로 기재부 직원들이 ‘닮고 싶은 상사’ 1위로 두 차례나 뽑은 그지만, 최근 국회에서는 대야 투쟁 ‘강경파’로 분류된다.

당초 그가 원내대표 자리에 오르게 된 건 계파색이 짙지 않아 야권과 협치를 이끌어낼 것이란 기대감이 컸던 영향이라는 게 여권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그러나 당이 야권을 상대로 연일 고전하면서 추 원내대표의 행보에도 변화가 생겼다는 평이다.

실제로 최근 국민의힘은 외부에서는 야권의 윤 대통령 탄핵 청문회 등으로, 내부에서는 ‘친윤(親윤석열계)’과 ‘친한(親한동훈계)’의 갈등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총선 참패로 당의 입지가 줄어든 데다 오는 23일 예정된 전당대회까지 과열 양상을 띠면서 ‘사분오열’ 우려까지 연일 나온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운데)가 지난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추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연일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와 의원총회, 비공개 회의 등을 진행하고는 있지만, 야권을 상대할 묘수가 없다는 전언이다. “추 원내대표의 달라진 모습은 곧 당 지도부가 처한 현실의 방증”이라고 한 여권 관계자는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단순한 이야기가 아니다”라며 “정치색을 떠나 사람 좋기로 유명한 그도 그렇게 될 만큼 야당과 갈등의 골이 깊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이어 “대부분 현안에 있어 민주당이 너무 완고한 태도여서 여아 합의점을 찾는 게 거의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전당대회에서 새 대표가 선출되더라도 추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의 고심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역 의원들을 비롯한 복수의 여권 관계자는 ‘야권과 평행선을 달리는 상황도 문제지만, 당 내부 진열 정비가 우선’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한 현역 의원은 “이번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선거만 놓고 보더라도 자신이 응원하는 후보가 아니면 비방하는 모습까지 보이고 있지 않나. 당원들, 의원들, 후보들 다 매한가지”라며 “우리부터 뭉치지 않으면 안 된다. 두 개 전선에서 싸워 이길 수 있는 장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국민의힘이 내부 정비에 들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그만큼 야권과 타협점을 찾는 시기도 늦어질 수 있단 우려 역시 나온다. 제22대 국회가 개원한 지 두 달이 가까워졌지만, 여야의 극단 대치로 개원식마저 무기한 연기된 상황이다.

윤 대통령이 재발의된 ‘채상병 특검법’에 재차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것,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윤 대통령 탄핵청문회’를 추진 중인 것을 놓고도 여야는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7월 임시 국회 역시 험로가 예상된다는 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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