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다 집중력이 부족이다" 박승욱의 실책+이학주의 안일했던 주루…연이틀 '채찍' 꺼내든 김태형 감독 [MD부산]

부산 = 박승환 기자 2024. 7. 13.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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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7월 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롯데 김태형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마이데일리
일찍부터 수비 훈련에 임하고 있는 롯데 자이언츠 선수단./부산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집중력이 부족했고, 매뉴얼대로, 형식적으로 했다"

롯데 자이언츠는 지난 1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 팀 간 시즌 9차전 홈 맞대결에서 4-5로 역전패를 당했다. 단순한 역전패라고 보기에는 무려 세 개의 실책이 쏟아진 치명적인 패배였다.

김태형 감독은 전날(12일) 경기에 앞서 선수단을 향해 강력한 메시지를 전했다. 20살 신인이든, 40살 베테랑까지 그라운드에서는 모두가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사령탑의 메시지를 보낸지 채 하루도 되지 않아 또다시 집중력이 떨어진 모습들이 속출했다. 롯데는 전날 경기 초반부터 '롯데 킬러' 고영표를 두들기며 4-0으로 경기를 주도해 나갔다. 게다가 '안경에이스' 박세웅까지 6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승기를 드높였다.

하지만 7회 경기의 흐름이 묘하게 흘러가기 시작했다. 박세웅이 선두타자 김민혁에게 1루수 방면에 땅볼을 유도했는데, 이때 나승엽이 실책을 범한 것. 이에 박세웅이 급격하게 흔들리며 황재균에게 볼넷을 헌납하더니, 김상수에게 추격의 2타점 적시타를 맞았다. 그리고도 위기는 쉽게 마무리되지 않았다. 이어지는 1사 1루에서 배정대에게 안타를 맞으면서 또다시 2, 3루의 위기가 찾아왔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롯데는 구승민을 투입하며 승부수를 띄웠는데, 멜 로하스 주니어에게 동점 2타점 적시타를 허용하며 스코어는 4-4가 됐다.

롯데 자이언츠 박승욱./마이데일리
롯데 자이언츠 이학주./롯데 자이언츠
일찍부터 수비 훈련에 임하고 있는 롯데 자이언츠 선수단./부산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역전을 허용하지 않은 만큼 다시 리드를 되찾을 수 있었던 상황에서 롯데는 스스로 자멸했다. 9회 바뀐 투수 김상수가 선두타자 신본기에게 안타를 맞으며 이닝을 출발했다. 그리고 신본기가 2루 베이스를 훔치기 위해 뛰었고, 롯데는 바뀐 포수 손성빈이 강력한 어깨를 바탕으로 2루에 공을 뿌렸다. 공을 잡기만 한다면 타이밍상 완벽한 아웃. 그런데 여기서 박승욱이 손성빈의 포구를 받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했다. 기록은 박승욱의 '포구 실책'.

롯데 김상수는 KT 김상수를 삼진 처리하며 한숨을 돌렸고, 이어나온 배정대에게도 유격수 방면에 땅볼을 유도하며 빠르게 아웃카운트를 쌓는 듯했는데, 또다시 실책이 발생했다. 배정대의 평범한 땅볼 타구에 박승욱이 다시 한번 공을 잡아내지 못한 것. 이로 인해 롯데는 결국 역전을 허용하게 됐다. 하지만 한 번의 공격 기회가 남아있던 롯데는 포기하지 않았고, 9회말 나승엽의 볼넷 이후 윤동희가 KT 마무리 박영현을 상대로 좌익수 방면에 큼지막한 타구를 만들어내는데 성공했다.

그런데 또 최악의 상황이 발생했다. 나승엽을 대신해 1루 주자로 투입된 이학주가 2루 베이스 앞에서 멈칫한 것. 뒤늦게 이학주는 속도를 올렸고, 3루 베이스를 지나 홈을 향해 내달렸으나, 좌익수(로하스)-유격수(김상수)-포수(장성우)로 이어지는 중계 플레이에 잡히면서 동점 기회를 놓치게 됐고, 결국 4-5로 무릎을 꿇었다.

실책으로 인해 다잡았던 경기를 놓쳤던 만큼 롯데 선수단은 이날 평소보다 일찍 야구장에 모였다. 그리고 김민호 코치의 주도 하에 그라운드에서 미팅 시간을 가진 뒤 본격 수비 연습을 시작했다. 김태형 감독은 13일 경기에 앞서 '선수들이 일찍 모여 수비연습을 하더라'는 말에 "부족한 것이 있으면 해야 된다. 하지만 연습을 하고, 안 하고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집중력과 순간순간의 디테일한 부분이 더 중요하다. 이런 부분이 더 좋아져야 한다. 경험치도 필요하지만, 야구 센스와 얼마나 집중을 하고 머리를 잘 쓰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2024년 7월 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롯데 김태형 감독이 인사하고 있다./마이데일리

결국 사령탑은 전날(12일)의 패배 원인을 '집중력'으로 꼽았다. 수비와 주루플레이 등 모든 부분에서 집중력이 아쉬웠다는 것이다. 김태형 감독은 "(박)승욱이가 그 정도의 공은 잡아줘야 했다. (손)성빈이의 공이 워낙 빠르다는 것을 알면, 낮은 송구가 왔을 때는 어떻게 잡아야 하는지 등에서 항상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한다. 이런 것이 다 집중력이 부족했던 것이고, 매뉴얼대로 형식적으로 했던 것"이라며 "(이)학주도 외야수가 등을 돌리고 있는데, 2루 베이스 앞에 멈춰 서면 어떡하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좌중간으로 타구가 뻗고, 외야수들이 쫓아가면 사실 2루 베이스를 넘어가 있어도 충분히 돌아올 수 있다. 그런데 그냥 매뉴얼 대로만 했던 것이다. 그리고 홈에서도 살수 있을 줄 알고 뛰는 탄력으로 그냥 들어왔다. 그러다가 공이 오니 깜짝 놀란 것 아닌가. 홈에서는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했어야 했다. 예전에는 홈에서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하지 말라고 했다. 무릎으로 막으면 다치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은 홈 충돌 방지법이 있기 때문에 헤드퍼스트로 들어오는 것이 훨씬 빠른데, 다리로 들어오는 것은 참…"이라며 "처음부터 안일했다"고 지적했다. 결국 전날 아쉬운 주루플레이를 남긴 이학주는 이날 경기에 앞서 2군으로 내려갔다.

실책과 안일한 주루플레이가 역전패의 원흉이었지만, 결과적으로 투수 교체 타이밍도 아쉬웠다. 물론 사령탑도 박세웅이 7회 두 명의 주자를 내보냈을때 불펜 투입을 고려했다. 하지만 현재 롯데가 처한 상황에서 불펜 투수를 투입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사령탑은 "노아웃 1, 2루에서 그냥 바꿀까 생각도 했었다. 그런데 뒤에 (김)상수와 (구)승민이 밖에 없기에 2점을 주더라도 막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투수 운용을 해보니 주자 2, 3루에서 (구)승민이와 (김)상수를 투입해서 깔끔하게 막는 것이 쉽지 않더라"며 "(박세웅이) 너무 잘 던져주고 있었기 때문에 7회만 막아주면 되겠다는 생각이었다"고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전날(12일) 패배로 다시 9위로 추락한 롯데는 황성빈(중견수)-고승민(2루수)-전준우(지명타자)-빅터 레이예스(좌익수)-나승엽(1루수)-윤동희(우익수)-노진혁(3루수)-박승욱(유격수)-손성빈(포수) 순으로 이어지는 라인업을 통해 설욕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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